[부부의 날]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 스펙트럼, '차일드 인 타임'

넷플릭스 : 차일드 인 타임

황세림OTT평론가 승인 2022.05.20 07:00 의견 0
영화 '차일드 인 타임' 포스터(사진=다음 영화). ⓒOTT뉴스

[OTT뉴스=황세림 OTT 평론가] 최근 '닥터 스트레인지 2'가 극장가에서 흥행 열차에 올라타며 주연 배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흥행의 주역이자 영화의 주인공 역할을 맡았던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작품 중 '차일드 인 타임'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그가 마블에 합류하기 전부터 팬이었기에, 평행세계 뺨치게 넓은 베네딕트의 연기 스펙트럼을 알리며 21일 부부의 날의 의미도 짚어보고자 함이다.

국내에서도 흥행했던 '이미테이션 게임'이나 '커런트 워', '파워 오브 도그' 등에서 보여졌던 천재적이거나 야성미 넘치는 캐릭터가 아닌, 좀 더 일상적이고 평범한 베네딕트의 캐릭터를 소개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 아이의 실종과 남겨진 부부

줄리를 만나러 시골로 내려가는 기차 안 스티븐의 모습(사진=다음 영화). ⓒOTT뉴스

영화 '차일드 인 타임'은 2017년도 베네딕트가 독립영화사 써니 마치(SunnyMarch)를 운영하며 제작한 첫 장편 영화로 국내에서는 2020년 개봉했다.

'어톤먼트', '체실 비치에서', '칠드런 액트' 등을 집필한 이언 매큐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특히 원작 소설은 1987년 발표 당시 휘트 브레드 상을 수상하며 대중과 평단에게 "이언 매큐언의 작품 중 최고의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어 영화 감상 전부터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영화는 경찰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스티븐 루이스(베네딕트 컴버배치 분)를 보여주며 시작한다.

집에 도착한 스티븐에게 아내 줄리(켈리 맥도널드 분)는 "케이트(베아크리체 화이트 분)는 어디 있냐"라며 다그치고, 스티븐은 줄리에게 횡설수설한 태도로 말을 잇지 못한다.

곧 화면은 시간이 다소 흐른 스티븐의 모습으로 전환된다. 하지만 스티븐은 여전히 케이트가 실종된 그 당시에 머무르고 있다.

그는 케이트의 실종 후 별거 중인 줄리에게 안부조차 묻지 못한다.

집 밖을 나설 때는 무조건 부재중 쪽지를 문 앞에 붙이고, 외출할 때면 길가의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3년이 지난 뒤 다시 만난 스티븐과 줄리는 전보다 건강하지만, 케이트에 대한 상실의 기억을 완전히 잊을 수는 없다.

스티븐이 줄리에게 "아직도 케이트를 찾고 있나 봐, 찾아다니진 않지만 눈으로 좇고 있어"라고 말하자, 줄리는 "위로가 될지 모르지만, 나도 아직 케이트가 보여. 하지만 다른 일도 잘 해내고 있어"라고 답한다.

보통의 시간을 보내다가도 문득 느껴지는 케이트의 큰 존재감에 둘은 자책감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 음악과 미술까지 아우르는 수준 높은 연출력

줄리의 권유로 피아노를 배우는 스티븐(사진=다음 영화). ⓒOTT뉴스

'차일드 인 타임'의 음악감독은 TV 시리즈 '섀클턴'으로 에미상을 수상한 애드리언 존스턴으로 이번에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버커밍 제인', '이프 온리' 등으로 주목받은 바 있는 그는 배우들의 감정선에 적절한 음악을 더해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내는 인물이다.

주인공들의 연기가 극의 핵심인 이번 작품에서도 음악은 캐릭터의 감정을 극대화하며 극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연출해냈다.

영화의 미술 감독인 사이먼 엘리엇은 영화 '철의 여인', '튤립 피버' 등을 담당했으며 BBC 작품 '황폐한 집'을 통해 영국 아카데미 TV 시상식에서 미술상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차일드 인 타임'의 모든 배경은 일상적이고 단조롭기 때문에 아이의 실종으로 인한 일상의 무너짐이 더 크게 와닿는데, 사이먼 엘리엇은 스티븐의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을 스토리의 흐름에 맞게 변주해냈다.

동일한 공간적 배경일지라도 소품 등을 통해 시간에 따른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효과적으로 암시한 것이다.

이런 세심한 연출은 관객이 상황의 변화를 시의적절하게 느끼게 해준다.

◆ 천재적인 완급조절로 감정을 극대화한 연기력

다시 만난 줄리와 스티븐(사진=다음 영화). ⓒOTT뉴스

다양한 시점이 번갈아 가며 진행되는 전개는 영화 '차일드 인 타임'의 핵심이다.

사건보다는 인물의 감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에, 배우들의 연기만이 시청자를 설득할 힘을 가지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생각해 본다면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켈리 맥도날드는 각각 스티븐과 줄리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극이 진행되는 내내 배우들이 과도한 감정선으로 영화를 끌고 갔다면 오히려 거북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는데, 담담한 일상을 연기하다 울컥하는 슬픔을 전하는 연기에서 배우들의 수준 높은 완급조절이 느껴진다.

특히 베네딕트는 이전까지 주로 맡아온 '천재적인 캐릭터'를 탈피하고 일상적인 모습을 극대화하기 위해 본인이 자주 입는 의상을 활용하는 등 연기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실제로 딸의 실종에 절규하는 장면을 촬영할 당시 너무 리얼한 연기로 경찰이 출동해 주민들을 안심시켰다는 일화가 전해지기도 했다.

여기에 줄리 역의 켈리 맥도날드는 삶에 대해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다가도 스티븐을 위로하고자 하는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며 엄마와 아내의 모습을 모두 가슴 절절하게 표현해냈다.

결국 각자의 시간에서 방황하던 스티븐과 줄리는 끝에서야 다시 손을 잡는다.

상실과 상처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둘의 모습은 함께 겪은 아픔이기에 함께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실제로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이 아니면 완전하게 공감을 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케이트에 대한 상실에 100%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스티븐과 줄리 오직 둘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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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연기와 더불어 연출과 미술, 그리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스토리가 돋보이는 '차일드 인 타임'은 5월 가정의 달에 보기 좋은 작품이다.

만약 당신이 닥터 스트레인지로 베네딕트에 '입덕'한 팬이라면 더더욱 시청하길 바란다.

그가 잘하는 것은 비단 마법뿐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정의 달과 잘 어울리는 작품 '차일드 인 타임'은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10
2. 스토리 (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4
3. OST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7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5

→ 평점: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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