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10대 부부, 세상밖으로 나오다! '고딩엄빠'

넷플릭스ㆍ왓챠 · 웨이브: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

손여운 승인 2022.05.03 11:00 의견 0
'고딩엄빠' 공식 포스터(사진=MBN). ⓒOTT뉴스

[OTT뉴스=손여운 OTT 2기 리뷰어] 넷플릭스 예능프로그램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이하 고딩엄빠)'는 모두가 쉬쉬하던 10대의 '성(性)'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프로그램에는 10대에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고 아이를 양육 중인 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고딩엄빠'는 단순히 선정적인 내용을 다루는 게 아니라 어린 나이에 커다란 책임이 주어졌을 때 한 인간이 어떤 태도로 삶을 이어가는지 보여주며 넷플릭스 '오늘의 한국 콘텐츠 TOP10' 순위에 꾸준히 들고 있다.

이달 초 '고딩엄빠' 출연자 중 한 명이 아이 친부를 협박해 경찰 수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넷플릭스). ⓒOTT뉴스

하지만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인만큼 출연자 관련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놀랍게도 이달 초 '고딩엄빠'에 출연한 10대 엄마 A양이 흉기를 들고 아이 친부 B군을 협박해 경찰 수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A양은 폭행과 특수협박 등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B군이 지난 4일 오전 2시쯤 "아이 친모가 흉기로 나를 죽이겠다고 협박한다"며 경찰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가정 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위배되는 출연자가 방송에 나와서 고군분투하는 10대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면, 이를 불편감없이 받아들이는 시청자는 몇이나 있을까.

게다가 방송을 통해 '지원해줘야 한다', '어린 나이에 힘들겠다'와 같은 생각을 했던 시청자들에게 해당 출연자의 진짜 모습은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곳곳에서 소위 문제아로 분류되는 10대 부부를 예능프로그램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건 대단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금기시돼온 청소년의 성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또 현실적으로 끄집어냈다.

각종 영화나 드라마, 웹툰에서는 청춘들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수두룩하게 등장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우리나라 산모가 첫 아이를 낳는 중위 연령은 32.3세(2020년 기준)로, OECD 국가 중 가장 나이가 많다.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3년엔 26.2세로, 관련 통계가 있던 14개국 중 중간(8위)이었으나 2009년부터 고연령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한민국에서 미혼모와 10대가 출산을 하고, 육아하는 환경은 그 어느 국가보다 녹록치 않다.

더불어 OECD 평균 혼외출생률이 41%인 데 반해, 우리나라에서 2020년 혼외 출산으로 태어난 아기는 2.5%(6,876 명)를 기록했다.

결혼은 어느 정도 돈을 모으고 안정적인 사회적 지위를 갖춘 뒤에 하고, 아이는 갖지 않거나 최대한 미루자는 게 한국 사회의 분위기다.

보편적인 혼인의 틀 밖에서 아이를 낳는 사람들은 열악한 환경과 더불어 곱지 않게 보는 시선까지 감내해야 한다.

'고딩엄빠'에 MC로 출연하고 있는 텔런트 박미선, 하하, 인교진의 모습(사진=넷플릭스). ⓒOTT뉴스

이런 현실 속, '고딩엄빠'의 진행을 맡은 텔런트 박미선, 인교진, 하하 등의 MC들도 부모의 입장에서 때로는 공감을, 때로는 잔소리를 통해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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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고딩엄빠'의 명과 암

지난 24일 기준 8회까지 달려오는 동안, '고딩엄빠'에는 당돌하지만 때로는 어설픈 10대 부부가 출연했다.

그 중 만 18세 '은하 엄마' 정수지 씨는 12개월 된 딸을 키우고 있다.

그의 하루 일과는 24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스펙타클하게 흘러간다.

은하가 어린이집에 간 뒤 간단한 청소를 마친 수지 씨는 근처 공원에서 은하를 위한 동화책을 무료로 나눔받는다.

수지 씨는 책을 집에 갖다놓은 후 PC방에 들러 가계부를 작성하면서 '살림 9단' 같은 똑부러진 말을 내뱉는다.

"민간 지원단체에서 월세, 보증금을 지원받고 있어요. 양육 일지와 가계부 등을 매달 제출해야 해요"

이런 수지 씨는 첫 등장에서 친정 엄마에게 조심스레 둘째 임신 사실을 고백했다.

그동안 둘째 임신을 반대해 왔던 엄마의 마음을 알기에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쏟는 모습을 보였던 수지 씨.

임신을 한 게 미안해할 일인가?

10대 '고딩엄빠'에게는 그렇다.

수지 씨의 엄마는 제작진에게 딸이 자신과 똑같이 힘든 길을 걷게 될까 걱정했다는 속마음을 털어놨다.

딸에게 "잘 챙겨먹으라"는 말을 건네는 친정엄마의 모습에서는 짠한 마음마저 든다.

미성년자의 임신을 주제로 다루며 기존 관찰예능의 장점에 전문의의 정보제공까지 더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는 프로그램, '고딩엄빠'는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등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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