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황수현 OTT 평론가]
평화로운 일상 속 찾아온 초유의 사태
이웃끼리 똘똘 뭉쳐야 한다. 땅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재난 영화!
2021년 끝나지 않은 팬데믹 상황 속에서 색다른 재난 영화가 찾아왔다.
인간은 어떤 생명체보다도 뛰어나지만, 자연 앞에서는 쉽게 무릎을 꿇는다.
태풍이 오면 되도록 실내에 있어야 하고, 지진이 일어나면 책상 밑으로 숨어야 한다.
우리는 그저 이러한 자연현상이 온전히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
그러나 방금 언급한 태풍이나 지진처럼 예측 가능한 재난이 있는가 하면 예측이 불가한 재난도 있다.
여느 일상 속 갑작스러운 화재, 땅 꺼짐 현상 등이 우리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들기도 한다.
영화 <싱크홀>은 땅 꺼짐 현상으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다가 갑자기 건물이 무너져 내려 사고를 당하는 내용이다.
영화는 내용을 전개하면서 부실공사임을 보여주는 복선들을 종종 보여주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구슬 굴리기'다.
새집 마련에 성공한 동원(김성균 분)의 아들 수찬(김건우 분)이 거실에 구슬을 굴리면서 건물이 기울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11년간 힘들게 돈을 모으며 집을 마련했기에 동원은 모른 체 했지만, 어딘가 안 좋은 낌새를 느끼게 된다.
결국 대처가 늦은 건물 주변엔 땅이 갈라지고, 건물은 땅 속으로 매몰된다.
싱크홀로 땅 속 깊이 빠진 만수(차승원 분)와 동원 무리는 필사적으로 구조를 기다리지만, 지반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폭우가 예정돼 있어 얼른 구조하지 않으면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한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주인공의 지혜로운 활약으로 위기에서 벗어나고 119에 구조되는 예측 가능한 클리셰다.
재난을 다룬 영화를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 <엑시트>가 떠올랐다.
조정석과 윤아가 주연을 맡은 <엑시트>는 암벽 등반 기술로 도심을 탈출하는 영화로 942만 명이라는 흥행 기록을 세웠다.
'엑시트'는 유독 가스의 공격으로 도심 전체가 폐허로 물드는 설정으로, 주인공들이 건물을 오르내리며 디테일한 탈출 기술을 보여줘 관람객의 눈을 즐겁게 했다.
좀비 영화 <부산행>도 빠질 수 없는 한국 재난 영화 중 하나다.
<부산행>은 천만 영화의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다.
<엑시트>처럼 눈을 즐겁게 하는 기술은 없었지만,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공유의 모습은 이미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재난 영화는 꾸준히 제작되면서 지속적으로 흥행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 <싱크홀>은 <부산행>이나 <엑시트>와 달리, 눈을 즐겁게 하는 요소가 많지 않았다.
주인공이 활약하긴 하지만, 영화 자체에 빠져들게 만드는 연출은 아니었다.
그리고 폭우라는 위기 속에 조금 더 극적인 탈출과 스릴 있는 연출을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영화 <싱크홀>은 충분히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내용이다.
그렇기에 본인이 땅 속에 갇혀 있었다면 어떨지 상상해보자.
어떤 위기와 공포가 닥쳐올지 감히 예상할 수 없다.
아니, 어쩌면 갇혀있다는 인식을 하기도 전에 죽을지도 모른다.
만약 살아있다면, 자신은 어느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자유롭게 상상해보라.
영화를 즐기는 색다른 재미 요소가 되지 않을까.
OTT 평론가로서 평점은 '6.5'점을 내린다.
영화 <싱크홀>은 티빙과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