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황수현 OTT 평론가]
어떤 사건으로 911 전화 교환원으로 좌천된 전직 경찰관.
다음날 중요한 재판을 앞두고 한 여자의 납치 사건이 벌어지는데...
울리는 전화 벨소리,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목소리.
전화 통화만으로 90분을 소화한 영화.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더 길티>는 한 남자의 '원맨쇼' 영화라 할 만 하다.
그리고 2018년 덴마크 영화 <더 길티>를 미국에서 리메이크, 원작 내용을 그대로 따른 작품이다.
극 중 전직 경찰관 조 베일러(제이크 질렌할 분)가 영화의 90% 비중을 차지한다.
직장 동료인 매니(아드리안 마티네즈 분)나 상사가 한 두번씩 나오지만, 대부분의 배우들은 목소리로만 나온다.
관람 전, 별다른 액션도 없고 90분 동안 전화만 해대니 과연 긴장감있는 내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랐다.
긴장감은 충분했고, 반전도 있었다.
이 작품 역시 영화의 제목에 메시지가 있었다.
The guilty는 '죄인'이라는 뜻으로 누가 죄인이고 왜 죄인인지 극 중에서 단계적으로 던져주었다.
▶ 전개
전국 콜센터를 방불케 하는 911 전화 교환원의 삶은 고단하다.
불미스런 사건으로 가족들과 별거하고 딸 페이지를 그리워하는 조.
조는 다음날 인생에서 중요한 재판이 열려 신경이 곤두서 있다가 에밀리(라일리 키오 분)라는 여성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계속 애비(크리스티아나 몬토야 분)를 부르자 장난 전화인 줄 알고 끊으려던 조는 주변 소음으로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조는 에밀리에게 "예", "아니오"로 답하라고 지시하고 여러 질문을 던지면서 에밀리가 납치를 당했음을 판단한 조.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컴퓨터로 신상 정보를 파헤쳐가며 에밀리의 딸 애비와 통화한다.
애비와의 통화 후 납치범이 남편인 헨리 피셔(피터 사스가드 분)임을 알아채고 막내 아들 올리버를 죽였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헨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며 설교하지만, 헨리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남기며 전화를 끊는다.
곧 퇴근 시간이 다가오는 조에겐 죄책감과 조바심이 들고 결국 퇴근을 마다하며 끝까지 납치범을 잡기 위한 추적에 매달린다.
▶ 죄인
완벽한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수 투성이기에 인간이다.
하지만 실수가 반복되면 잘못이 되고, 잘못이 과하면 죄가 된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사람을 배신하거나 사람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등 인간은 사소한 죄를 지으며 살아간다.
영화 <더 길티>(2021)에서 조는 살인, 에밀리는 살인 미수, 헨리는 납치범으로 모두 죄인이었다.
대부분 정신적인 병이 있긴 했지만, 사회는 객관적이고 냉정했다.
특히 조는 다음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는 동료와 말을 맞추면서까지 죄를 뉘우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죄인임을 인정하게 되면 딸 페이지를 보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지배 당한 것임을 알면서도 더욱 죄인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에밀리를 필사적으로 구출하려는 본인의 모습에 심경의 변화를 느껴 법정에서 솔직하게 털어놓는 결단을 내린다.
죄인임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는 것이 죄인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는 것임을 알려주는 대목이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보며 '선입견'을 갖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다.
왜 이러한 교훈을 얻었는지 영화를 보면 알게 될 것이다.
OTT 뉴스의 평론가로서 이 영화의 평점은 '8.0'.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