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황세림 OTT 1기 리뷰어] 별거중인 더그(데이비드 테넌트)와 아비(로자먼드 파이크)는 천방지축인 삼남매를 데리고 할아버지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향한다.
병환이 깊은 아버지를 위해 더그는 아비와의 별거 사실을 비밀로 하려고 하지만 삼남매는 뜻대로 따라주지 않고 불안한 상황에서 생일파티 준비가 시작된다.
생일파티를 준비하느라 정신없는 어른들을 두고 삼남매와 할아버지는 짦은 여행을 즐기게되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된다.
더그와 아비의 별거 사실은 물론이고 삼남매의 말하지 못한 속사정까지 줄줄이 듣게 된 할아버지는 자신의 방법으로 아이들의 상처를 달래고,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특히나 엄마, 아빠의 이혼문제로 걱정이 많은 첫째 로티에게 해주는 할아버지는 이렇게 조언한다.
"엄마, 아빠는 서로 거짓말하고 믿지 않아요. 그래서 화가나요"
"나도 가족들에게 화가나곤 했지만 그 사람의 천성에 화를 내는건 소용없더구나.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바보란다. 그러니 편견을 갖거나 나와 다르다고 싸우지 마라"
병든 몸을 이끌고 아이들과 마지막 시간을 보낸 할아버지는 아들들과 며느리를 뒤로하고 눈을 감는다.
아이들은 할아버지의 상태를 알리려 어른들에게 뛰어가지만 이런 상황을 모르는 더그와 더그의 형은 서로를 비아냥거린다.
그런 어른들의 모습에 실망한 로티는 결국 아무런 소식도 전하지 못한채 맥키와 제스, 그리고 눈을 감은 할아버지가 있는 해변으로 돌아와 할아버지가 진정 원했던 바이킹의 방식으로 장례를 치뤄주기로 결심한다.
뒷부분은 영화를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해피홀리데이>의 가장 큰 매력은 귀여운 얼굴로 팩트폭격을 서슴치않는 삼남매의 입담이다.
아빠를 혼내는 애어른 로티와 거친 입담으로 어른들의 정곡을 찌르는 맥키, 깜찍한 셋째 제스까지.
코미디의 모든 요소를 갖췄지만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영화인데, 예를 들면 "어른들에게 말씀드리자"는 로티의 말에 맥키가 "어른들은 싸우기만 할걸"이라고 답하는 장면에서 처음엔 웃음이 나지만 곱씹어 생각해보면 어린아이들이 부모와 어른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그들에게 어떻게 상처받았는지 알 수 있다.
그런 아이들에게 장난끼 많고 지혜로운 할아버지는 아이들을 솔직하고 천진한 모습으로 대하면서도 그 누구보다 어른처럼 아이들의 내면을 달래준다.
국내에서는 BBC드라마 '닥터 후'로 잘 알려진 더그 역의 데이비드 테넌트와 영화 '나를 찾아줘' 에 출연해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아비 역의 로자먼드 파이크의 코미디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영화의 별미다.
삼남매를 제외하고도 사고뭉치에 눈치없는 아빠, 욱하는 성격의 엄마,아내와 아들을 무시하는 꼰대같은 큰아빠, 우울증에 시달리는 큰엄마 등 <해피홀리데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주변에 있을 법한 성격으로, 이런 인물 배치는 영화를 더욱 친근하고 공감할 수 있게 만든다.
후반부에 전개가 급작스러운 느낌이 있지만 가족 코미디다운 결말로 영화가 마무리되어 주말 연휴 가족과 함께 웃으며 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스코틀랜드의 풍경을 가득담은 영상미는 덤이다.
<해피 홀리데이>는 왓챠에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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