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황세림 OTT 1기 리뷰어] <에브리바디스 파인>의 프랭크(로버트 드 니로)가 자식들의 거짓말에 서운함을 느끼지만 그저 뒤돌아서는 아버지라면, <앵그리스트맨>의 헨리(로빈 윌리엄스)는 조금 다르다.
답답하고 느린 건 견디지 못하고 그때그때 분노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헨리는 오늘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폭언을 서슴치 않는다.
그런 헨리는 영화 초반 편두통에 시달리다가 병원을 찾게된다.
인턴 의사인 섀런 길(밀라 쿠니스)에게 뇌동맥류의 가능성에 대해 듣게 되고, 아직 인턴이었던 섀런은 전문의와의 상담을 권한다.
그렇지만 마음이 급한 헨리는 섀런에게 질문과 폭언을 쏟아내고, 힘든 하루를 보내던 섀런은 그의 행동을 견딜 수 없게된다.
그렇게 불쾌해진 섀런은 '얼마나 남았냐'는 헨리의 말에 '90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하며 영화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헨리가 병원을 나간 후,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섀런은 그를 찾아나선다.
섀런의 말에 코웃음치던 헨리는 '정말 90분 뒤에 내가 죽는다면?'하는 생각에 점점 마음이 불안해지고, 결국 소홀해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 하지만 마음이 멀어진 아내와는 싸우고 돌아서게 되고,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보려 했지만 결국 화만 내고 뛰쳐나온다.
끝으로 둘째 아들과의 만남조차 쉽지않자 헨리는 자신이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
영화 <앵그리스트맨>은 90분이라는 시간제한과 분노라는 감정을 영리하게 이용했다.
삶이 얼마나 유한하고 소중한지, 분노라는 감정은 타인을 넘어 자신까지 상처입힌다는 사실을 깨닫게 도와준다.
특히나 헨리의 다급함과 과하게 솔직한 언행은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유발하며 지루하지않게 극을 이끌어간다.
우리가 이 영화를 통해 주목해야할 건 90분의 시간동안 헨리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가족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스스로를 추스르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화만 내서는 그 어떤 대화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헨리는 가족과 마주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순간의 감정에 치우쳐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준 적이 있다면 혹은 상처받지 않기 위해 도망쳐 왔다면 이번 기회에 용기를 내보는 건 어떨까?
몇마디 말로도 토라지고 사랑하는게 우리 인생이니까,
많은 이들이 사랑한 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유작이라는 사실이 가슴 아프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마지막의 마지막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바로 이 영화에 담겨있는 건 아닐지 생각하게 된다.
이렇듯 유한한 삶을 분노의 강에 가라앉게 둘 수는 없다.
적어도 우리에겐 90분 이상의 시간이 있으니 말이다.
가정의 달 5월 코미디 한 편으로 둘러앉아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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