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당신의 시각을 바꿔줄 두 영화, '증인'과 '원더'

누구나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갈 자격이 있다
넷플릭스ㆍ왓챠ㆍ티빙ㆍ웨이브 : '증인'
넷플릭스ㆍ왓챠ㆍ티빙 : '원더'

초록생 승인 2022.04.20 07:30 | 최종 수정 2022.05.03 15:28 의견 0
영화 '증인'(좌)과 '원더'(우) 포스터(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OTT뉴스=OTT 초록생 평론가]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것이 때론 다른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기도 한다.

오른손잡이인 사람은 지하철을 이용할 때 오른쪽에 있는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태그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지만, 어느 왼손잡이에게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듯이 말이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환경에서 자란 각각의 개성적인 인간이며, 언제든지 소수의 입장에 처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지만 늘 그 점을 간과하고 만다.

최근 인터넷 상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와 관련해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어났다.

반대 입장에서는 '출퇴근 시간에 진행된 시위가 많은 사회인의 일상에 큰 피해를 주었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하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만약 나에게 '원활한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아 출근 시간에 몇 분씩 지각하는 일이 일상이라면?"과 같은 생각 말이다.

누구나 자신이 입은 피해를 더 크게 생각하기 마련이다.

[관련 기사]

● [장애인의 날] 영화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 [장애인의 날] 안내견 '퀼'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
● [장애인의 날] 십대 농인들의 이야기, 넷플릭스 다큐 '오디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둔 지금,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관해 이야기하는 두 편의 영화 '증인'과 '원더'를 감상하며 타인의 입장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 정상과 비정상의 문제가 아닌 그저 '차이' - 영화 '증인'

증인으로 앉은 지우를 바라보는 순호(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목격자가 있어. 자폐아야."

민변 출신의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 순호(정우성 분)는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살인 사건의 용의자 미란(염혜란 분)의 변호를 맡게 된다.

언론이 이 사건을 주목하는 이유에는 자폐성 장애가 있는 중학생이 바로 이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기 때문이다.

순호는 미란의 무고함을 밝히기 위해 목격자 지우(김향기 분)에게 접근해 재판의 증인으로 세우고자 하지만, 지우와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 순호와 달리 검사 희중(이규형 분)은 친형이 자폐를 앓고 있어 지우와의 소통에 능숙하고 따뜻한 면모를 보인다.

한편 지우의 어머니(장영남 분)는 지우를 재판에 내보낼 수 없다며 사건을 목격한 뒤 후유증에 시달리는 지우를 보호하려고 한다.

하지만 순호에게는 지우를 증인으로 세우는 것만이 승리의 열쇠이기에 설득을 포기하지 않는다.

어느 날 지우와 소통하는 법을 알려달라고 껄렁대며 말하는 순호에게 희중이 진심 어린 조언을 한다.

"세계 밖을 나올 수 없는 사람과 대화하려면, 내가 그 세계에 들어가는 수밖에"

희중의 답변에 머리를 띵하고 맞은 듯한 충격을 받은 순호는 각고의 노력 끝에 지우와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나간다.

과연 순호는 지우와의 만남을 계기로 재판을 넘어서 어떤 미래를 그려 나가게 될까?

영화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혹시 자신이 지우와 같은 사람들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나 성찰하게 한다.

"한 번도 '지우가 자폐만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요. 그건 지우가 아니니까요"와 같은 지우 어머니의 대사처럼, 장애는 그 사람 고유의 특성이 아닐까?

누구에게나 있는 고유의 특성 말이다.

영화 '증인'을 통해 그저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귀를 기울이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넌 혼자가 아니야! - 영화 '원더'

어기의 상상 속 장면(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안면 기형 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집안의 태양으로 자란 10살 어기(제이콥 트렘블레이 분)는 인생 첫 사회생활 출발선 앞에 섰다.

10년 동안 무려 27번의 안면 수술을 받으며 수많은 우여곡절을 경험한 어기는 처음으로 학교에 가야 하는 이 상황이 너무 떨린다.

긴장되기로는 어기를 위해 학위도 직업도 내려놓고 그만을 바라보며 산 엄마 이사벨(줄리아 로버츠 분)과 화목한 이 집안의 또 다른 구성원 아빠 네이트(오웬 윌슨 분), 누나 비아(이자벨라 비도빅 분)도 마찬가지다.

가족들은 새롭게 들어간 학교에 착한 친구들이 많기를 기도하지만, 역시 현실은 녹록치 않다.

어기는 전염병 환자를 보듯 자신을 바라보는 학생들과 친구라고 믿었던 잭 윌(노아 주프 분)로부터 상처를 받게 된다.

그렇지만 역시 진심은 통하는 법일까?

누구보다 위트 있고, 대화가 잘 통하고, 심지어 똑똑하기까지 한 어기의 주변에 하나둘 따뜻한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다.

영화 '원더'의 장점은 주인공인 어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면서도, 어기의 주변 인물들의 시선도 함께 담아낸다는 점이다.

처음으로 나간 사회에서 상처받는 어기의 모습과 더불어 자기 삶을 희생하는 엄마와 아빠, 어기가 태어난 후로 모든 일을 스스로 해내고 자신의 감정조차 억눌러야 했던 비아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또한 비아의 절친 미란다(다니엘 로즈 러셀 분)를 통해서 가정의 붕괴로 인한 청소년의 혼란을 보여주고, 타인의 시선과 어기와의 관계 사이에서 갈등하는 잭 윌의 모습에서는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관련 기사]

● [장애인의 날에 보면 좋을 영화 ①] <원더>, '특별한 사람은 본래 섞이기 어려우므로'

● [장애인의 날에 보면 좋을 영화 ③] <증인>, 김향기가 열연한 영화 속 자폐아 돌아보기

"힘겨운 싸움을 하는 모두에게 친절하라."

포스터에 적혀 있는 문장이자, 영화 속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전한 '오늘의 명언'이다.

작품 전체를 통과하는 말로, 장애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대해 성찰할 수 있게 한다.

◆ OTT 지수 (10점 만점)

'증인'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8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8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4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5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5

→ 평점: 6

* 평점 코멘트: 음악, 미술, 촬영 부문에 있어서는 특별히 월등한 점을 느끼진 못했다. 하지만 모든 출연 배우들의 연기가 참 좋았다. 예측할 수 있는 결말 앞에서도 눈시울이 붉어졌던 건 연기의 힘이 컸다. 울림을 주는 대사들도 한몫했다.

'원더'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9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9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8

→ 평점: 8.2

* 평점 코멘트: 어기를 연기한 제이콥 트렘블레이의 연기는 정말 대단하다.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