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진보화 OTT 2기 리뷰어]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오디블: 우리만의 암호'는 장애가 있는 10대의 이야기를 다룬다.
약간의 장애가 있을 뿐, 여느 10대 청소년들과 같은 고민을 하고 안락한 학교를 떠나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수어를 주 언어로 쓰는 농인이라 영화 내내 주로 수어가 사용된다.
때문에 39분의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한순간도 시선을 놓아서는 안된다.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고 온전히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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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오디블: 우리만의 암호'는 메릴랜드주 프레더릭의 풋볼 챔피언십 팁을 보유한 메릴랜드 청각 장애인 학교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주인공인 어마리는 메릴랜드 팀 풋볼 선수로, 어린 시절 뇌막염의 후유증으로 청력을 잃었다.
달릴 때 나는 발의 진동 이외에는 경기 중 동료의 외침도, 팬들의 응원 소리도 들을 수 없다.
인공 와우 수술을 통해 경기 전 마음을 차분하게 하기 위한 용도로 음악을 들을 수는 있지만 가사는 인지할 수 없다.
다큐멘터리는 그런 어마리와 치어리더 제일런, 어마리의 여자친구 레리, 그리고 테디의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제일런의 첫사랑인 테디는 대화가 잘 통하는 유쾌한 아이였지만 청인 학교로 전학 간 후 괴롭힘을 당했다.
성소수자라는 정체성, 입양아라는 타이틀, 자신이 가진 장애 등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감당하기 벅찼던 테디는 결국 목을 매달아 자살하고 만다.
다큐멘터리는 청인 사회에서 농인들이 가지는 고립감과 소외감을 자연스레 보여주며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 해답을 제시한다.
또 한 명의 테디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던 중, 한 번도 패배한 적 없는 강팀이었던 메릴랜드가 처음으로 패배의 쓴 맛을 맛보자 어마리와 친구들은 청인들과의 마지막 홈커밍 경기를 앞두고 혼란스러운 마음을 마주한다.
하지만 메릴랜드 팀은 한 번의 패배가 자신을 정의하는 것은 아니라며 다음 경기의 승리를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다.
어마리와 팀원들은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기 위해 노력하며 필드 자체를 느낀다.
그리고 자신들만의 암호로 소통하며 세상에 그들의 진가를 증명한다.
그들은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싸운다. 허세부리거나 한눈팔지 않고 최선을 다해 부딪힌다.
그리고 동점까지 치열하게 끌고가다 결국 '20 대 14'라는 스코어로 승리한다.
필자는 평소 청각장애인과 관련된 콘텐츠에 관심이 많다.
청각 장애인 가족을 둔 비장애인 자녀의 이야기를 다루며 아카데미 3관왕을 장식한 영화 '코다'의 원작인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라는 작품 때문이다.
영화관에서 '미라클 벨리에'를 관람하고 한참이나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가끔은 영화 한 편이 많은 사람들의 편견을 깨트리기도 한다.
나에게 '미라클 벨리에'가 그랬듯이, '오디블: 우리만의 암호' 또한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오디블: 우리만의 암호' 을 통해 한 번쯤은 소리가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그들의 세상을 바라보자.
영화를 감상한 후에 드는 의문과 깨달음은 그들을 이해하는 하나의 발자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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