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에 보면 좋을 영화 ②] <언터쳐블: 1%의 우정>, '평범함이 편견을 부술 때'

왓챠, <언터쳐블: 1%의 우정>

박시원 승인 2021.04.19 16:39 | 최종 수정 2021.04.19 16:45 의견 9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국내 OTT에서 시청할 수 있는 영화 세 편을 소개합니다.

빠르게 달리며 즐거워하는 필립과 드리스. 출처 네이버 영화


[OTT뉴스=박시원 OTT 1기 리뷰어] 편견은 따로 입력하지 않아도 우리도 모르게 머릿속에 자리 잡는다.

그래서 늘 우리는 내재하는 편향된 시각과 싸우고 평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교육을 받는다.

장애인이라고 한다면 흔히 '불우한 처지'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에 대한 반증이라도 되는 듯 영화 <언터쳐블: 1%의 우정>은 아주 부유한 남자 '필립'이 주인공이다.

24시간 돌봄이 있어야 하는 전신마비를 비롯한 감각 이상 장애를 가진 필립이 자신의 수발을 들어줄 사람을 찾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쩌면 편하게 살아왔을지 모르는 '보통의 사람'으로 살다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게 된다면 똑바르게 보이던 세상이 삐딱하게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필립 또한 그랬다. 어느 것에도 필요 이상의 관심을 두지 않고 그저 하루하루 눈이 떠져 살아가는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오죽하면 자신을 스스로 '산 송장'이라고 표현했을까. 이번에도 특별한 의미 부여 없이 그저 자신의 손과 발이 되어줄 사람을 고용할 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타난 '드리스'.

전혀 다른 세상의 둘은 그렇게 처음 만나 삐걱대면서도 점차 '평범한' 우정을 쌓아간다.

더 빨리 갈 수 없냐며 불평하는 드리스. 출처 네이버 영화


"저런 거친 애들은 연민 따윈 없다고"

드리스의 과거 행적을 열거하며 필립에게 경고하는 친구에 필립은 이렇게 답한다.

"바로 그 점이 맘에 들어. 내가 장애인이란 걸 잊고 사는 것 같거든. 날 보통사람처럼 대한다니까"

아차 싶었다. 필립이 진정 원하는 것은 지극 정성의 보살핌을 가장한 연민이 아닌 그저 남들과 똑같이 대해주는 것이었다.

직접 두 발로 일어나야만 할 수 있는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라고 하기, 감각이 없는 필립 다리에 뜨거운 물 부으며 신기해하기, 남들은 돈을 위해서 감수할 행동들을 싫은 티 팍팍 내며 불평하기, 팔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에 대해 대놓고 놀리며 장난치기 등.

다른 사람들은 건강이 나빠진다며 말리는 흡연을 오히려 권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러한 드리스의 행동은 웃음을 자아낸다.

또한, 그러한 장면에 시청자가 웃을 때 필립도 늘 웃고 있었다.

바로 이런 점들이 그가 말한 '똑같이 대해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마지막 장면까지 완벽하다. 오랜 시간 편지를 주고받은 여자와의 만남을 주선하고 자리를 뜨는 드리스와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한 듯한 모습의 필립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긴장은 이 전의 성사되지 못했던 만남에서 느껴지던 불안함과는 어딘가 다르게 느껴진다.

오히려 필립이 은연중에 자기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던 '나의 이런 모습을 좋아하지 않을 거야'라는 편견을 허물어버린 자신감에서 나오는 설렘과 더 가까웠다.

면도 중 필립의 수염으로 장난치는 드리스. 출처 네이버 영화


장애인으로서 보통의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직접 그 상황이 되지 않는 한 온전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편견'과 맞서는 일임은 분명하다.

처음부터 편견 같은 건 없었던 드리스처럼 말이다.

또한, 그로 인해 보통의 평범함에서 특별함을 느끼는 필립을 보며 더 많은 드리스와 필립이 존재하기를 바란다.

지극한 평범함이 편견을 부수는 힘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영화.

실화 바탕이라 더욱 우리에게 귀감이 되는, 1%로 특별하지만 99%로 평범한 우정 이야기 <언터쳐블: 1%의 우정>은 왓챠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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