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박시원 OTT 평론가] 다섯 번의 첫 데이트. <데이팅 라운드>
우리가 '러브 리얼리티'에 열광하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직접 관여하지 않으면서 누군가의 연애 이야기를 감상하는 데에 있다.
다시 말해,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학창 시절 선생님의 첫사랑 이야기를 듣듯 제삼자 입장에서 마음 편히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OTT의 발달로 정말 다양한 형식의 러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있지만, <데이팅 라운드>는 조금 특별하다.
프로그램의 짜임새부터 조금 특별한데, 이는 원제에서 더 잘 드러난다.
<Dating Around>, 말 그대로 돌아가면서 데이트를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이하 '신청자')이 다섯 명의 상대와 같은 장소, 같은 루트로 데이트하며 그중 가장 끌렸던 사람을 마지막으로 선택하여 '애프터'를 갖는 설정이다.
신청자마다 하나의 에피소드로 그려지고, 소개팅인 만큼 에피소드당 러닝타임이 그다지 길지 않아 부담 없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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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시청자로서 특별한 점은 여느 러브 리얼리티와 달리 '패널'이 없다는 것이다.
현존하는 거의 모든 러브 서바이벌 프로그램에는 상황을 설명하거나, 인물 간 관계를 추리하거나, 전반적으로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는 패널이 꼭 있다.
몇몇은 핸드폰 문자 전송 방식으로라도 진행에 관여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그저 전지적 관찰자 시점에서 볼 뿐이다.
<데이팅 라운드>는 소개팅에 임하는 두 사람의 대화 외에 그 어떤 것도 강제로 진행하지 않는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패널이 하는 일을 우리 스스로 하면서 더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이 사람은 누구에게 가장 끌릴까'하는 추리, 둘의 대화 흐름을 따라가며 몰입하는 것, 각 인물의 특징을 살피는 것 모두 내 몫이 된다.
이는 자유로운 감상을 가능케 하여 궁극엔 둘 중 하나의 입장에 온전히 이입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정말 특별한 점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다양한 사랑을 담았다는 것이다.
사랑엔 특별한 형태도, 짜여진 형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랑의 다양성을 온전히 지지하는 듯 에피소드는 이성과 동성의 사랑 모두를 담고 있다.
시즌1의 4화는 중년의 사랑을 담고 있다.
조금은 생소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의 존재를 부정할 수 있음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아주 잘 보여준다.
위에서 언급한 것 외에도 조금 더 학구적으로 들어가면 외국의 데이트 문화, 대화 방식, 대화 예절 등이 가공되지 않은 현실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또한 알 수 있다.
더불어 간혹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하는 농담과 비신사적인 태도를 갖춘 사람을 보며 사람 사이 예의범절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가공되지 않은 잔잔하지만 스며드는 러브 리얼리티 <데이팅 어라운드>는 오직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넷플릭스 <데이팅 라운드>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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