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김지연 OTT 평론가] 말레피센트와 크루엘라는 디즈니의 유명 빌런들이다.
각각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 속에서 주인공들을 괴롭히는 악당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이 빌런들이 주인공이라면 이야기는 어떻게 달라질까?
누구나 알고 있는 이 유명한 애니메이션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영화 두 편을 소개한다.
<말레피센트>와 <크루엘라>는 모두 관객들이 악당에게 이입하게 만들기 위해 이들이 피해자가 되는 서사를 추가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빌런들보다 더 거대한 악인을 만들어내 오히려 이 악당들을 응원하게 만든 것이다.
◆ <말레피센트> :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뜬 어둠의 요정
원작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서 말레피센트는 오로라 공주의 탄생식에 초대를 받지 못한 것에 앙심을 품고 공주에게 저주를 내린다.
하지만 영화 <말레피센트>에서는 말레피센트(안젤리나 졸리 분)가 오로라의 아버지 스테판 왕의 눈먼 야망의 피해자로 등장한다.
각별한 사이였던 스테판의 배신에 분노한 말레피센트는 복수를 위해 그의 딸 오로라에게 저주를 내린다.
그리고 자신의 저주가 실현되는 것을 보기 위해 오로라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친딸처럼 보호하게 된다.
스스로 사악한 마녀임을 자처하지만 본의 아니게 오로라에게 애정을 느끼게 되며 변화하는 말레피센트의 모습이 원작과는 다른 재미다.
◆ <크루엘라> : 사악한 강아지 납치범에서 복수를 꿈꾸는 괴짜 천재 디자이너로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 속 크루엘라는 깡마른 몸에 신경질적인 성격이 특징으로, 모피를 만들기 위해 사랑스러운 강아지들을 노린다.
영화 <크루엘라>는 모두가 알고 있는 악녀 크루엘라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풀어낸다.
물론 이 영화 속의 크루엘라(엠마 스톤 분) 역시 범상치 않은 성격의 주인공이고 달마시안 강아지를 훔치긴 하지만 이해할 만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크루엘라는 별난 자신의 존재를 유일하게 이해하고 사랑해주던 엄마의 죽음 뒤에 감춰진 비밀을 알게 되면서 복수를 꿈꾼다.
보고 있으면 응원하게 되는 크루엘라의 복수 서사뿐만 아니라 천재 디자이너인 크루엘라의 화려한 의상 역시 눈이 즐거운 색다른 볼거리다.
<말레피센트>와 <크루엘라>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데는 매력적인 외모, 뛰어난 연기력으로 원작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 배우들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무엇보다 콘텐츠 속 캐릭터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가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야망을 가지고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능력있는 악역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얼마 전 개봉했던 <베놈 2> 역시 마블 영화 사상 처음으로 빌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다.
착하기만 한 주인공보다 영웅도 악당도 아닌 양면적인 인물들에게 열광하는 대중들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범한 능력으로 상황을 주도하는 매력적인 악역들의 이야기, <말레피센트>와 <크루엘라>는 디즈니+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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