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윤정원 OTT 평론가]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에 출범한 지도 어느덧 3주가 됐다.
1년 전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많은 디덕(디즈니 덕후)들을 설레게 했던 디즈니.
저렴한 요금제와 디즈니 IP를 활용한 작품을 내세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디즈니 플러스의 이용자 수는 점차 줄고 있는데, 12일 59만명이었던 디즈니 플러스 이용자는 19일 41만명으로 감소했다.
디즈니 플러스 하락세의 원인은 무엇인지, 디즈니 플러스를 직접 사용하며 느꼈던 솔직한 후기를 공유한다.
▶ 시작이 좋아, 커피 한 잔보다 저렴한 요금제
디즈니 플러스의 첫 인상은 긍정적이었다.
먼저 요금제가 타 OTT 서비스에 비해 굉장히 저렴하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넷플릭스가 최근 서비스 이용료를 올린 것에 비하면 월 9900원의 이용료가 상당히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연간 결제시 16%의 할인가가 적용된다는 점은 '한 달 무료'를 내세운 다른 OTT 서비스보다 더욱 경제적으로 느껴졌다.
동시 접속 4인 기준 월 8250원(할인가 기준), 즉 한 달에 2000원꼴로 수 많은 디즈니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 화려한 디즈니 IP 라인업
디즈니는 소문난 '콘텐츠 맛집'이 아닌가!
<라푼젤>, <겨울왕국>, <모아나> 같은 전통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뿐 아니라 <어벤저스> 시리즈 같은 마블의 작품까지.
공룡기업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홈페이지에 접속하자마자 다양한 콘텐츠가 눈에 띈다.
특히 이번 한국 출시를 맞이해 <런닝맨>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완다비전>, <토이스토리4> 등 국내 OTT에서 제공되지 않았던 프로그램이 즐비해 있다.
▶ 문제는 지금부터, 자막 관련 이슈
하지만 동영상을 재생하는 순간 눈쌀이 찌푸려졌다.
자막의 모양새가 아무리 봐도 이상했다.
검은색 배경에 흰색 글자가 딸려오는 자막은 2000년대 초반 영화 자막을 연상케한다.
다행히 해당 설정은 환경설정에서 수정할 수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자막의 내용에 있다.
소위 '발번역'이라 말하는 오역과 의역이 지나치게 많았다.
<위기의 주부들> 시리즈의 등장 인물 '르넷 스카보'를 일관성 있게 번역하지 못해 혼란이 왔는데 '르넷', '르네트' 등으로 번역하며 일관성 있는 번역의 법칙을 헤쳤다.
디즈니 플러스 콘텐츠의 발번역은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됐다.
<심슨가족>의 한 에피소드 중 G.O.A.T(역대 최고의 선수)를 goat(염소)로, 드라마 <X파일> 속 I can't wait를 '기다릴게'로 번역하며 번역기만도 못한 수준의 번역을 제공했다는 평이다.
<어벤저스> 시리즈의 번역 문제가 큰 이슈가 되었던 만큼, 이번 번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디즈니 플러스의 앞날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 국내 친화적 콘텐츠의 필요성
디즈니 플러스는 내년 <미스 마블>, <호크아이>, <주토피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론칭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국 친화적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다.
현재까지 론칭된 한국 친화적 프로그램은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 하나 뿐인데, 이 역시 스핀오프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과 <D.P>, <마이 네임> 등 한국형 콘텐츠를 내세워 국내외 주목을 받으며 구독자 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외에도 <피의 게임>과 <술꾼도시여자들>의 약진이 각각 웨이브와 티빙의 이용자 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피의 게임>은 웨이브 신규 가입 견인 점유율 16%를 기록했고, <술꾼도시여자들>로 티빙 유료 가입자 수는 4배가 뛰었다.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 1위 OTT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 친화형 콘텐츠가 필수적일 것이라 생각된다.
▶ 총평: 합리적인 가격, 번역 이슈는 아쉬워
디즈니 플러스는 합리적인 가격과 디즈니 IP를 바탕으로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주력 콘텐츠가 영어권 콘텐츠이기 때문에 번역 이슈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성장에 큰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위해 번역의 질을 높이고, 다양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디즈니 플러스가 다양한 콘텐츠로 국내 시장을 열광케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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