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앞으로 열릴 페이즈4에 대한 기대감 보다 '양조위'의 재발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이 줄을 잇는다.
극장에서 개봉했던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대중들에게 공개됐다. 코로나19로 극장가를 찾는 발길이 뜸해진 현재 OTT 플랫폼을 통해 마블의 최신작을 만날 수 있는 일은 반가운 소식 중 하나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하 샹치)은 불가사의한 힘을 가진 열 개의 링과 천년의 세월을 살아온 신비한 존재 '웬우(양조위 분)', 그의 아들 샹치(시무 리우 분)를 주축으로 하는 영화다.
다가올 마블의 페이즈4를 이끌 히어로 중 한 명인 '샹치'의 탄생을 그린 해당 작품은, 새롭게 등장한 최초 아시안 히어로인 샹치와 배우 시무 리우에 대한 관심보다 꽃중년 '양조위'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이끌어냈다.
이미 '중경삼림'과 '화양연화' 등으로 유명세를 떨친 배우 양조위, 그는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 중이지만 MZ 세대들에게는 낯선 인물이다. 즐길 거리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시대에 굳이 90년대 홍콩 영화를 찾아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지만 그를 되찾고자 너무나도 쉽게 악의 속삭임에 넘어간 사연 많은 인물 '웬우'를 연기하게 되면서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미세한 표정 변화로 극중 인물에 내재된 복잡한 감정을 수십, 수백 가지로 섬세하게 표현해 내는 양조위의 연기에 이미 그를 알고 있었던 관객과 그를 알지 못했던 관객들 모두가 매료되고 만 것이다.
사람을 죽이고 마을을 불태우고 나라를 몰락시키는 데 한 점 망설임 없는 악역이 한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가정을 꾸리는 평범한 남자로 변해가는 모습은 양조위라서 더욱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양조위의 연기가, 그의 웬우가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 상당 부분 당위성을 제공한다. 그 자체가 개연성이나 다름없어, 아마 양조위의 웬우가 없었다면 샹치 역시 팀업 무비를 위한 단순한 디딤돌로 전락했을지 모른다.
솔직히 말하자면 샹치는 디딤돌 중에서도 아주 조잡한 편에 속한다. 양조위가 빚어내는 무협과 로맨스 드라마를 둘러싸고 마블식 액션과 오락거리, 얼토당토않는 유머와 억지로 욱여넣은 타 작품과의 연결고리는 보는 내내 관객을 정신없게 만든다.
거기다 서양이 가진 오리엔탈 문화의 환상까지 버무려지며 기상천외한 서커스 한 판이 따로 없는 모양새다.
그 아수라장 속에서 오로지 양조위 만이 올곧은 자세로 균형을 잡고 있다. 당연히 그에게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관람을 마친 시청자들이 배우 양조위를 검색하고 그의 필모그래피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양조위 붐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일부 OTT 플랫폼에선 '양조위 특별관'을 만들어 상영하고 있을 정도며 언론과 브라운관에선 양조위를 재조명하기에 바쁘다. SNS에선 양조위가 출연한 영화,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 배우자 유가령과의 사랑 이야기까지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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