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방한, 넷플릭스 '망 사용료' 법안 제동 걸까

일정에 넷플릭스 한국 법인 방문도 포함

황지예 승인 2022.04.28 13:37 의견 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넷플릭스 로고(사진=셔터스톡). ⓒOTT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회담이 다음달로 예정된 가운데, 이 회담에서 넷플릭스 망 이용료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일정 중에 넷플릭스 한국법인(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표면적으로는 '오징어게임' 이후 늘고 있는 미국 OTT 플랫폼과 한류 콘텐츠의 협력 사례를 양국의 새로운 새로운 교류 모델로 부각하겠다는 의지도 있지만, 한편에선 우리나라 국회의 망 이용 대가 징수 법안 제정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이 다음달 10일 취임한 이후 같은 달 21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해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비무장지대(DMZ), 평택 미군 기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단지 등과 함께 넷플릭스 한국 법인 방문도 일정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가원수가 우리나라에 소재한 자국 법인 사무소를 찾는 건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와의 법정 분쟁 이후 격화되고 있는 한국 내 망이용료 규제 움직임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미 정부는 지난 3월,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간한 '2022년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National Trade Estimate Report on Foreign Trade Barriers)’에서 망 사용료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경우 넷플릭스 등 자국 기업이 한국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어 무역 장벽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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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이용료는 콘텐츠사업자(CP)가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의 통신망을 이용하면서 내는 대가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형 CP를 ISP에 망 사용 대가를 지불하고 있지만, 넷플릭스, 구글 등 미국 CP들은 이것이 이중과금과 마찬가지라며 망 사용료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이런 갈등이 불거진 것은 2019년 SK브로드밴드가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문제를 두고 중재를 요청하자 2020년 넷플릭스가 법원에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음을 확인하는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부터다.

법원이 지난해 6월 1심에서 넷플릭스가 망 이용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지만 넷플릭스가 즉각 항소해 현재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2차 변론기일은 다음달 18일로 예정돼있다.

한편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려는 법안 제정 논의는 올 하반기로 미뤄졌다.

지난 21일 개최된 국회 상임위의 법안소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망 이용료 관련 법안들의 심사를 보류하고 하반기에 공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관계부처와 업계 의견 수렴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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