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강은정 OTT 평론가] 우리의 일상에 없어서는 안되지만 어쩐지 어렵게만 느껴지는 '법'.
4월 25일 법의 날을 맞이하여 멀게만 느껴지던 법을 조금은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법정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소개하고자 한다.
법에 대한 여러 견해와 가치 판단을 생각해보는 동시에,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향한 주인공들의 통쾌한 사이다 판결도 함께 구경해보자.
◆ 법조인 꿈나무들의 성장기, '로스쿨'
판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이 되기 위해 거쳐 가야 하는 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이 사건의 중심지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인 한국대학교 로스쿨에서 교수가 살해된 채 발견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한다.
용의자로 지목된 이는 검사 출신의 형법 교수 양종훈(김명민 분).
살해된 교수의 조카이자 로스쿨 1학년 '원탑' 한준휘(김범 분)를 필두로, 로스쿨 특별전형 입학생 강솔A(류혜영 분)와 동기들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미심쩍은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충격적인 진실들이 드러나게 되는데...
과연 로스쿨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전말은 무엇일까?
드라마 '로스쿨'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법학전문대학원인 로스쿨을 배경으로 한 예비 법조인들의 성장기를 그린 작품이다.
보통의 법정 드라마는 판검사, 변호사를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전을 그려내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아직 법조인이 되지 못한 학생들이 법과 정의의 본질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따라가는 데 초점을 맞춘다.
"휴대폰으로 불법 촬영한 사진을 재촬영한다면 이 또한 불법 촬영물인가?"
"어느 선의 방어 행위까지 정당방위로 봐야 하는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으로 악명이 높은 '양크라테스', 양종훈 교수는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법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는 곧 시청자에게 건네는 질문과도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법의 의미, 진정한 정의의 본질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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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건네는 질문으로 법적 사고력인 '리걸 마인드'를 따라간다면, 작품이 더 재밌게 느껴질 것이다.
판검사, 변호사를 꿈꾸는 예비 법조인의 청춘 성장 스릴러 드라마 '로스쿨'은 넷플릭스, 티빙, 시즌에서 시청 가능하다.
◆ 파격적인 라이브 법정 쇼, '악마판사'
"당신의 판결에 투표하세요!"
가상의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 대한민국에서 전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라이브 법정 쇼가 펼쳐진다.
시청자들은 검찰 측과 피의자 측의 진술을 모두 듣고 판결의 수위와 집행 여부를 투표할 수 있다.
미디어 법정을 지휘하는 부장판사 강요한(지성 분)은 피의자들에게 미국에 버금가는 몇백 년짜리 징역형을 구형하고, 싱가포르에서 실제로 시행되는 태형을 집행하기도 한다.
소위 '사이다'를 원했던 대중들에게 그에 걸맞는 엄중한 형벌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다수에 의한 정의'에 의문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태형 집행을 공개적으로 생중계하던 날, 시민들은 잔인하다는 이유로 고개를 돌리고 '정의'라는 이름의 폭행을 학습한 아이들이 생겨난다.
폭력과 분노, 혐오와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진정한 정의의 의미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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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마가 선사하는 달콤씁쓸 법정물, '악마판사'
'악마판사'를 집필한 문유석 작가는 실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드라마 데뷔작인 '미스 함무라비'가 인간에 대한 애정과 초임 판사로서의 고민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면, '악마판사'는 그와는 정반대의 결을 가진 작품이다.
법망을 이리저리 빠져나가는 권력자들에게 강요한 판사가 무거운 처벌을 내리는 장면들만 봐도 쉽게 느낄 수 있다.
문유석 작가가 판사 시절 이루지 못한 한풀이가 작품 속에 반영된 것일까, 혹은 통쾌하면서도 어딘가 찝찝함이 남는 이 극단적 처사를 경고하는 것일까?
우리가 진정으로 지향해야 할 정의는 무엇일지 드라마를 시청하며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영웅과 악마 사이, 다크 히어로 부장 판사의 파격 법정 쇼를 그린 드라마 '악마판사'는 티빙에서 시청 가능하다.
◆ 소년 범죄의 두 얼굴, '소년심판'
지방법원 소년부로 부임한 심은석(김혜수 분) 판사는 소년범을 혐오하는 인물이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형사 재판을 받지 않는 소년부터 가정 폭력을 피해 가출팸을 전전하는 소년까지.
다양한 유형의 범죄를 저지르는 소년범을 만난 은석은 때로는 엄중한 처벌을, 때로는 그들의 사정을 이해하는 판결을 내리기도 한다.
드라마 '소년심판'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을 받는 촉법소년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로 극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히 "소년범들은 나쁘다"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을 둘러싼 많은 상황과 환경, 부모의 문제와 현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지점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소년범죄는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닌, 어른도 노력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극 후반부에 심은석은 소년 심판을 속도전이라 일컫는 부장 판사 나근희(이정은 분)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왜 재판을 속도로 처분합니까? 그 속도에 맞추지 못해서 놓쳐버린 아이들, 그 피해자들은, 대체 누가 책임지는데요?"
작품을 감상하고 나면 우리도 자극적인 범죄와 그 프레임에만 갇혀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놓치고 있던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된다.
소년 범죄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드라마 '소년심판'은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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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법조인의 성장기부터 소년 심판의 본질을 묻는 작품까지.
앞서 소개한 이 세 편의 드라마는 모두 결은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곰곰이 생각할 겨를이 없던 '법'.
4월 25일 '법의 날'을 맞이하여 다시금 그 가치를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 사람으로서, 법치주의 국가의 한 국민으로서, 정의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 OTT 지수 (10점 만점)
'로스쿨'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4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3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4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3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4
→ 평점: 3.6
'악마판사'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5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2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3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5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4
→ 평점: 3.8
'소년심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9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7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5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5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6
→ 평점: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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