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선사하는 달콤씁쓸 법정물, <악마판사>

티빙: <악마판사> (tvN)
지성ㆍ김민정 주연

박다희 승인 2021.07.23 23:28 | 최종 수정 2022.04.25 15:16 의견 0
드라마 <악마판사> 메인 포스터. 사진 tvN


[OTT뉴스= 박다희 OTT 평론가] 법과 공권력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무너져 가고, 돈과 권력 앞에서 겸손해지는 세상에 대한 불만과 원성은 쌓여만 간다.

이러한 시대상을 반영하듯 드라마 <모범택시> 속 택시회사 직원들과 <빈센조> 속 마피아 출신 변호사는 '법을 넘어선' 그들만의 방식으로 합당한 죗값을 치르지 않은 악질 범죄자들을 처단하고 응징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대한민국의 사법시스템 자체를 바꿔버리는 스타판사가 등장했다.

◆ 국민 여러분, 이제 여러분의 법정이 시작됩니다!

시범재판부의 재판장 요한(가운데)과 배석판사들. 사진 티빙 캡처


지난 3일 방영을 시작한 <악마판사>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다.

소위 말해, 입 잘 털고 막말을 일삼던 정치 유튜버가 대통령이 될 만큼 대중들의 광적인 지지가 권력으로 연계되는 이곳에서는 대중의 관심과 열광이 곧 '권력'이다.

이곳의 사법부는 무너진 대중들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전 국민이 참여하는 라이브 법정 쇼를 신설했고, 그 시범재판부의 재판장으로 나선 인물이 바로 강요한(지성 역) 판사이다.

일종의 '국민 참여 재판' 형식을 취하고 있는 시범재판은 국민들이 재판 과정을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스마트폰 투표를 통해 피고인의 유ㆍ 무죄를 가려내는 방식이며, 강요한 판사는 국민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반영해 최종 판결을 선고한다.

대중심리를 읽어내는 영민한 능력을 바탕으로 그는 고도의 쇼맨십을 펼쳐 재판장을 감동 가득한 리얼리티 쇼로 만들고, 미디어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재판을 자기 뜻대로 이끌어 간다.

그의 거짓 눈물은 국민들의 투표를 장려하고, 실시간으로 받은 국민들의 제보를 통해 피고인의 죄목을 변경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항상 '국민의 뜻'이라며 대중을 열광케 한다.

◆ 영악함이 가져다주는 통쾌함

신체를 때리는 형벌인 태형(笞刑)이 집행되고 있다. 사진 티빙 캡처


온전히 법의 영역으로, 올곧게 진실만을 쫓기보다는 대중심리를, 미디어를, 그리고 정치권력을 이용하는 강요한의 모습은 꽤 아슬아슬하다.

그러나 그가 만들어내는 결과만큼은 짜릿한 통쾌함을 가져다준다는 것이 마치 헤어날 수 없는 악마의 달콤한 유혹처럼 느껴진다.

독성 폐수를 유출해 많은 사상자를 낳은 기업 총수에게 금고 235년 형을 내리고, 서민들을 대상으로 갑질을 일삼은 권력층 자제에게는 일찍이 부모로부터 사랑의 매가 부족했다는 이유로 태형 30대를 선고한다.

그리고 연예계 내의 권력을 앞세워 신인 배우 및 스태프들을 수차례 성폭행한 톱스타에게는 아예 가석방으로 출소할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미국 텍사스 주에 있는 상습 성범죄자 교도소에 수감시켜 버린다.

◆ 과연 그는 영웅인가, 악마인가?

태형을 흉내 내며 노는 아이들(좌)과 이를 보고 충격에 휩싸이는 가온(우). 사진 티빙 캡처


그러나 <악마판사>는 단순히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이것이 과연 올바른 정의인지 묻는다.

요한을 감시할 목적으로 시범재판부에 들어갔던 좌배석 김가온(진영 역) 판사.

그는 원칙을 비껴가더라도 법을 가지고 놀던 강자들을 단호하게 처단하는 요한을 보며 그동안 믿어왔던 신념에 대해 혼란스러워한다.

그러나 자신을 시범재판부에 보낸 민정호 대법관(안내상 역) 앞에서도 점점 요한을 이해하고 동조하는 입장을 취하던 가온은 태형이 집행된 후, 아무렇지 않게 태형을 흉내 내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는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이에 <악마판사>는 옳고 그름, 원칙과 정의에 대해 고민하고 갈등하는 가온의 시각을 빌려 오직 '국민의 뜻'에 따른 판결을 정의라 말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과연 요한의 방식은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손쉬운 정의에 대해 묻고 있는 신개념 법정물 <악마판사>는 티빙에서 만나 볼 수 있다.

tvN, <악마 판사> ▶ 바로가기(티빙)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7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6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5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6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6

→ 평점: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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