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최대건 OTT 1기 평론가]우주의 무수한 별처럼 해마다 연예계와 영화계에도 수많은 별들이 뜨고 진다.
얘기치 못한 구설수로, 혹은 물리적ㆍ정신적 사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유로 끊임없이 대세는 바뀌고 각자가 가졌던 영광의 순간은 영겁의 세월에 비하면 찰나로 스쳐 지나간다.
그렇지만 대중은 늘 그렇듯 지금 자신의 페르소나가 누구인가가 중요할 뿐이다.
그리고 그중에 현시대를 대표하는 청춘의 얼굴을 한 명 꼽자면, 분명히 '남주혁' 이름 석 자가 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어딘가 유약한 듯 하면서도 강단 있고,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는 눈빛을 지닌 이 배우.
동 세대의 다른 배우들과는 조금은 다른 결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기도 한 그의 다양한 매력을 접할 수 있는 OTT 작품 세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 눈부시지만 가슴 아리는 청춘의 한 페이지, '스물다섯 스물하나'
1998년 IMF. 한국 경제사의 비극이자 현대사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순간 중 하나였다.
배우 남주혁은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통해 가장 높았던 순간과 나락의 순간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시대의 초상을 연기한다.
모자랄 것 없던 부잣집 도련님이었지만, 시대의 흐름 속에서 한순간에 고졸로 전락해버린 백이진(남주혁 분)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덕분에 UBS 방송국 최초의 고졸 기자라는 타이틀을 획득한다.
그렇게 좌충우돌 스포츠 기자로서 국가대표 펜싱 선수인 나희도(김태리 분)와의 알콩달콩 청량한 로맨스를 펼쳐 보였다.
"이 드라마는 '청춘물'할 때 그 '청춘'. 우리 기억 속 어딘가에 필터로 보정해 아련하게 남아있는 미화된 청춘, 우리가 보고 싶은 유쾌하고 아린 그 '청춘'을 그릴 것이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작품의 기획 의도다.
연출을 맡은 정지현 PD는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너는 나의 봄' 등 감각적인 트렌드와 독특한 색채를 지닌 현대적인 로맨스 물들을 주로 연출해왔다.
이런 필모에 더해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이르러서는 마치 1998년도의 청춘 감성을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 작품을 선보이며 놀라운 연출력을 펼쳐 보였다.
사건과 인물의 디테일한 설정과 정교한 캐릭터의 서사와 더불어 매우 노골적인 레트로 감성을 얹어 7080부터 뉴트로에 익숙한 이른바 'MZ 세대'를 아우르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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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찬란했던 청춘의 기록, '스물다섯 스물하나'
이 속에서 배우 남주혁은 그만이 지닌 따뜻한 감성과 거친 모습을 동시에 지닌 양단의 캐릭터를 오가며 이미 검증된 연기력을 지닌 배우인 김태리와 합을 맞추며 남다른 케미를 보여줬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청량한 감성의 로맨스 물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지난 3일 종영한 '스물다섯 스물하나' 몰아보기를 추천한다.
◆ 도전하는 청춘들의 눈부신 성장 일기, '스타트업'
'스타트업'은 신생 창업기업을 지칭하는 뜻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용어가 한국에서도 아이디어와 패기를 바탕으로 창업한 벤처기업을 지칭하는 일종의 명사 형태로 통용되고 있다.
남주혁은 드라마 '스타트업'에서 어린 시절 수학올림피아드 최연소 대상 수상자 출신의 천재였지만, 대학교 동기 2명과 스타트업 기업인 '삼산텍'을 창업한 이후 3년간 아무 성과 없이 세월만 보내고 있는 남도산(남주혁 분)을 연기했다.
작품의 여주인공인 서달미(배수지 분)와 어린 시절 얽힌 인연으로 서로 애틋한 사이로 발전하는 연인 관계로 나온다.
드라마 '스타트업'은 여기에 더해 천재적인 투자 감각을 지닌 SH 벤처캐피탈 수석팀장 한지평(김선호 분)과 스타트업 네이처 모닝의 대표이자 달미의 언니인 완벽녀 원인재(강한나 분)까지 네 명의 남녀가 펼치는 청춘의 고군분투와 치열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디테일하게 표현한다.
한국 로맨스 드라마의 고질적인 클리셰인 삼각관계와 손발이 오그라드는 멜로 감성을 최대한 배제하려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방영 당시 남주혁에 비해 비교적 인지도가 낮았던 김선호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기도 했다.
그래서 남주혁이 연기한 남도산이 충분히 매력적인 '너드남'을 그만의 캐릭터로 훌륭히 소화해냈음에도 김선호가 연기한 한지평의 매회 극의 반전을 이끌어내는 완벽남 캐릭터에 상대적으로 묻힌감이 있다고 평가된다.
그럼에도 남주혁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실을 속여 괴로워하면서도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잘못된 선택도 마다하지 않는 현실적인 캐릭터를 분하며 본인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 차원 더 넓혀냈다.
패기 넘치는 청춘들의 성공에 대한 열정과 흥미로운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를 즐겨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한다.
◆ '겨울 바다' 같은 아름답지만 차가운 사랑 이야기, '조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다나베 세이코의 동명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2004년 10월 한국 개봉 당시 입소문을 타고 다음 해까지 장기 상영을 이어갈 정도로 적잖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작품이다.
영화 '조제'는 일본 원작 영화를 16년 만에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등 독특한 로맨스물들을 선보였던 김종관 감독이 연출했다.
남주혁은 이영석(남주혁 분)이란 캐릭터를 연기해냈다. 원작의 츠네오 캐릭터를 한국을 배경으로 옮겨왔지만, 캐릭터 자체의 설정과 매력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우연히 도움을 주게 된 조제(한지민 분)를 사랑하게 되지만, 우유부단하면서 여러 관계들 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유약한 캐릭터를 남주혁 역시 그만의 매력으로 표현해냈다.
일본 원작을 16년이나 지나서 리메이크한 탓인지 현대적인 관념에서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조제의 캐릭터를 더욱 수동적인 장애인 캐릭터로 묘사한 부분에 대해서 논란이 있었다.
굳이 한국을 배경으로 옮겨온 이유가 있을까 싶은 상황 설정과 배경에서 리메이크를 한 이유가 무엇인지 관객들에게 설득력과 공감대를 얻지 못한 안타까운 케이스로 남아버렸다.
그럼에도 원작이 지닌 특유의 먹먹한 감성과 절제된 미장센은 충분히 돋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한지민과 남주혁, 두 배우만의 남다른 케미와 매력은 충분히 빛나는 작품으로서 원작을 좋아했던 분들과 한국판만의 또 다른 매력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 OTT 지수 (10점 만점)
'스물다섯 스물하나'
1. 연기 (조연/주연 연기력에 대한 전반적 평가): 8
2. 스토리(작품의 재미, 감동 그리고 몰입도): 8
3. 음악 (OST와 음향효과 등 전반적인 사운드): 8
4. 미술 (미장센, 영상미, 촬영지, 의상, 배경, 인테리어, 작품 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 움직임 등): 7
→ 평점: 7.8
*평점 코멘트: 김태리와 남주혁을 주축으로 연기력에 구멍이 없으며, OST 또한 매력적이다. 미술은 깨알같은 시대적 고증과 감성을 그대로 살렸다. 하지만 촬영은 펜싱의 역동성을 잘 담아내지 못해 아쉽다.
'스타트업'
1. 연기 (조연/주연 연기력 등): 7
2. 스토리(작품의 재미, 감동 그리고 몰입도): 7
3. 음악 (OST와 음향효과 등 전반적인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 영상미, 의상, 배경, 인테리어, 작품 색감 등): 7
5. 촬영 (카메라 구도, 움직임 등): 8
→ 평점: 7.2
*평점 코멘트: 연기력은 배우마다 편차가 보이고, 스토리는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몰입도가 떨어진다 .OST는 일부를 제외하곤 기억에 남지 않는다. 촬영은 실험적인 부분이 눈에 띄어 높은 점수를 줬다
'조제'
1. 연기 (조연/주연 연기력 등): 7
2. 스토리(작품의 재미, 감동 그리고 몰입도): 7
3. 음악 (OST와 음향효과 등 전반적인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 영상미, 의상, 배경, 인테리어, 작품 색감 등): 7
5. 촬영 (카메라 구도, 움직임 등): 8
→ 평점: 7.2
*평점 코멘트: 스토리는 원작과 다른 점이 없으며 음악은 분위기만 맞추는 정도다. 배경은 일본도 한국도 아닌 이질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촬영은 원작 이상이라 높은 점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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