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채지은 OTT 평론가] 하이틴물. 10대 후반, 주로 17~19세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다룬 콘텐츠에 붙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17~19세의 일상과 전혀 다른 일상과 에피소드를 보여주기 때문인지 하이틴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는 매니아층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그리고 2021년 여름, 많은 사람이 기다리던 넷플릭스 대표 하이틴 영화 <키싱 부스>의 마지막 편이 공개되었다.
<키싱 부스>는 여자 주인공인 엘 에반스(조이 킹 분)가 자신의 절친인 리 플린(조엘 코트니 분)의 형인 노아 플린(제이콥 엘로디 분)을 좋아하는 내용으로 엘과 리가 보여주는 절친 케미와 엘과 노아의 설레는 로맨스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한, 갈등을 겪으며 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적당한 교훈도 담겨있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유쾌한 하이틴 영화다.
2018년 공개되었던 <키싱 부스1>은 엘과 노아가 사랑을 하는 이야기로 그로 인해 엘과 리 사이에 갈등이 생기지만, 그들이 쌓아놓은 우정을 통해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이 영화를 찍으며 여자 주인공인 조이 킹과 남자 주인공인 제이콥 엘로디는 실제 연인 관계까지 발전하기도 했으니, 두 배우가 작품 속에 잘 녹아들어 설렘 그 자체인 영화를 완성했다고 볼 수 있다.
2020년 공개된 <키싱 부스2>는 두 배우가 결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출연한다고 밝혀 주목받기도 했다.
<키싱 부스2>에서는 노아가 대학교에 가면서 엘과 노아가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면서 생기는 갈등과 엘을 좋아하는 마르코 테일러(자카르 페레즈 분)가 등장하여 생기는 갈등을 담았다.
그리고 엘이 노아가 있는 하버드로 대학을 진학할지 절친인 리와의 약속대로 버클리로 진학할지 고민하는 내용도 담았다.
<키싱 부스2>는 엘이 하버드와 버클리로부터 모두 합격 통지서를 받아 고민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그리고 <키싱 부스2>가 공개되자마자 3편이 공개될 것이라는 예고가 나왔다.
시청자들은 엘이 하버드를 선택할지 버클리를 선택할지에 대해 궁금해하며 <키싱 부스3>을 기다렸다.
하지만, 약 1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린 시청자들에게 <키싱 부스3>은 실망스러운 결말을 안겨줬다.
▶ 남주는 어디로?
<키싱 부스3>에서는 남자 친구가 있는 하버드로 대학을 진학하기로 한 엘이 절친인 리의 서운한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그들이 과거에 만들어놓았던 여름 버킷 리스트를 모두 실행하는 내용이 나온다.
따라서 막상 영화를 보면 주인공인 노아가 등장하는 장면은 거의 없으며, 그나마 등장하는 것도 여자 친구인 엘과 함께하는 장면이 아니다.
<키싱 부스2>에서 장거리 연애라는 위기가 닥쳤을 때도 어떻게든 사랑을 지키려고 애썼던 모습에 비하면, <키싱 부스3>에서의 엘은 남자 친구보다 절친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욱 소중하고 행복해 보일 정도다.
▶ 무리수 같았던 갈등 요소
<키싱 부스>가 로맨스 영화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족의 소중함과 따뜻함을 함께 보여주는 영화다.
따라서 엘과 리의 가족이 등장하는 것까지는 개연성 있는 전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대학을 결정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남자 친구인 노아와도 계속 크고 작은 말다툼이 이어지는 엘에게 아빠의 여자 친구라는 갈등까지 얹어진다.
모든 드라마나 영화에는 주인공에게 어려움이 닥치고 주인공이 이를 헤쳐나가는 과정이 나타나지만, 굳이 새엄마의 등장까지 필요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벌려놓은 문제들도 제대로 해결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러 갈등을 만들어서 넣으려는 느낌을 줘 산만한 느낌까지 들었다.
▶ 리는 또 왜 그래?
엘과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나 모든 것을 함께 하며 쌍둥이같이 자란 리는 정말 누구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상 속 절친의 모습이다.
엘을 매일 학교까지 태워다주는 것은 기본이고, 술을 마신 다음 날 속을 진정시키는 약을 챙겨주고, 심심할 틈 없이 엘과 놀아주고, 엘에게 슬픈 일이 있을 때면 항상 옆에서 위로가 되어주는 그런 친구다.
그렇게 항상 친구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주고 친구의 행복을 바라던 리였기에, 노아와 엘 커플이 아닌 리와 엘 커플을 응원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3편에서의 리의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리는 엘이 하버드를 간다는 사실에 대해 섭섭함만 표현했고, 엘의 상황은 전혀 생각해주지 않았다.
유쾌한 절친 케미로 사랑을 받았던 인물이 갑자기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 어리광을 부리는 아이가 된 것 같아 시청자의 입장에서 매우 안타까웠던 부분이다.
<키싱 부스>는 원작 소설이 존재하는 영화다.
시청자 그리고 <키싱 부스> 시리즈의 팬 입장에서 나는 <키싱 부스1>을 본 후, 소설까지 찾아 읽었고, <키싱 부스3>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키싱 부스1>과 <키싱 부스2>를 복습하며 3편이 공개될 날만을 기다려왔다.
하지만, 기다림에 비해 <키싱 부스>는 너무 허무하고 아쉬운 결말을 맞았다.
엘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를 향해 나아간다는 내용은 좋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터무니없이 벌려놓은 산만한 느낌 속에서 기존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던 매력까지 사라져버린 상태였다.
그런 상황 설정과 스토리 전개에서 엘의 성장은 억지로 욱여넣어진 느낌이었다.
이야기가 계속되어 볼 수 있는 영화의 개수가 늘어난다는 점은 좋았지만, 이런 결말이라면 그냥 1편의 아쉬움과 2편의 여운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 더 나았을 것 같다.
<키싱 부스>가 아니라 <엘의 성장일기> 같았던 <키싱 부스3>은 꽉 찬 엔딩이 아닌 텅텅 비어버린 엔딩으로 기억될 것이다.
<키싱 부스> 전편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넷플릭스 <키싱 부스3> ▶ 바로가기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