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리뷰어 시점 - 넷플릭스 예능 <이수근의 눈치코치> 편

넷플릭스 오리지널: <이수근의 눈치코치>

황수현 승인 2021.07.20 11:52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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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프로그램 <이수근의 눈치코치>. 사진 Netflix Korea 유튜브 캡처


[OTT뉴스=황수현 OTT 1기 리뷰어] 명실상부 대세 코미디언 이수근이 넷플릭스에서 스탠딩 코미디에 도전한다.

'눈치코치'라는 제목답게 눈치 코치까지 자처! 인생의 8할을 눈치보며 살았던 삶의 노하우를 특유의 유머로 풀어낸다.

우리나라에서 스탠딩 코미디는 그리 친숙하지 않은 장르다.

유병재, 박나래 등 이미 여러 차례 시도해 본 경험이 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KBS가 낳은 개그맨 이수근이 다시 바통을 이어받고자 넷플릭스에서 스탠딩 코미디를 새롭게 선보였다.

45분의 러닝타임으로 짥고 굵게 이루어진 <이수근의 눈치코치>는 25년간의 방송 생활 뿐만 아니라

'이수근'이라는 사람의 인생 전체를 '눈치'와 연관지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에겐 익숙치 않은 스탠드업 코미디를 어떻게 구현해냈는지 크게 4가지로 추려보겠다.

◆ 김농밀, 박성광 등 특별 게스트와 함께한 오프닝

특별한 오프닝이었다.

낚시 컨셉으로 등장한 이수근은 낚아챈 물품 속에 마이크를 꺼내들며 김농밀과 함께 화려한 무대를 장식했다.

그야말로 이수근의 부캐 'MC 주지'의 재림이었다.

이어 스태프로 가장한 박성광이 '꽈당' 몸개그를 펼치며 등장했다.

이수근과 박성광의 토크는 마치 '개그콘서트'를 방불케하며 스탠딩 코미디의 '어색함'을 '익숙함'으로 만들어줬다.

'홀로서기' 이수근에게 힘이 되어준 김농밀과 박성광의 출연은 이 프로그램에 불을 지피는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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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배 이경규와의 에피소드를 특유의 유머로 풀어내고 있는 이수근. 사진 Netflix Korea 유튜브 캡처


◆ 낚시 컨셉으로 이어간 이수근의 방송 눈치밥

방송 생활을 하면서 이수근이 가장 눈치를 봤던 인물은 '강호동'이고, 최근 눈치를 보고 있는 인물은 '이경규'란다.

강호동을 '부시리', 이경규를 '복어'로 표현하며 자신은 그들에게 어떻게 행동하면서 눈치 있게 살아왔는지

여러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소소한 웃음을 주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이경규'를 대할 때의 이야기다.

옆에서 이경규가 장난으로 '뭘 봐!' 하는 소리에 '경규요!'라고 할 수 있는 이수근의 눈치에 감탄했다.

그러나 여기서 진지하게 '뭘 봐'하는 소리에 장난과 진지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 이경규에게 된통 혼이 났다는...

필자였다면 벙 쪄서 아무 말도 못했을 거 같다.

기타 에피소드로 최면술사 이야기가 나오는데 방송인은 정말 눈치가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된 이야기였다.

◆ 눈치는 어렸을 때 환경에서부터

"눈치는 유전이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자연스럽게 가족 이야기로 흘러갔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아무래도 이수근이 하는 방송을 자주 봤던 사람은 이수근의 어렸을 적 환경을 대충은 알 것이다.

어려웠던 환경에 전학이 잦았던 그는 사진 속의 어린 시절마저 눈치를 보고 있는 모습이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며 재빠른 눈치를 스스로 터득했다는 그.

사회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무기를 터득한 그이지만,

한편으로는 눈치가 있어야 살아갈 수 있었던 환경이었다는 점에서 웃픈 감정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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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에게 눈치 코칭을 자처하는 이수근. 사진 Netflix Korea 유튜브 캡처


◆ 일상에서의 눈치 그리고 코칭

아기 성별 모를 때, 축의금 낼 때, 지방 사투리 등 본인이 겪은 혹은 겪을 만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관객 몇 명에게 사연을 듣고 상담을 해주기도 했다.

사연은 대개 가정, 직장 등 소소한 일상에서 눈치가 보이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었다.

속 시원한 해결 방법은 아니었지만, 이수근은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며 아낌없이 응원해주었다.

"가장 눈치를 많이 봐야될 사람이 자기 자신"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결국 눈치도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상 눈치보지 말고 나는 나대로 살자는 그의 말에 동의하는 바다.

'빅 재미'를 원하는 사람은 "재미가 없다"라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해외의 스탠딩 코미디는 워낙에 '빅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기대는 피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 프로그램을 본다고 없던 눈치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저 한 사람이 살면서 인생을 어떤 눈치로 살아왔는지 눈치 있게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

웹예능 <이수근의 눈치코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프로그램으로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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