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고왕'의 아성을 강호동으로 무색하게 만드는 <머선129>

- 사장님들이 강호동과 딱지를 친다?!
- 카카오TV, <머선129>

이현우 승인 2021.06.23 09:51 | 최종 수정 2021.06.23 09:54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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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선129> 공식 포스터. 사진 카카오TV


[OTT뉴스 = 이현우 OTT 1기 리뷰어] 콘텐츠에 있어 광고는 양날의 검과 같았다.

광고를 통해 수급된 제작비는 콘텐츠의 질을 높여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을 제공한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저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청자 입장에서 광고는 사실상 그 효용보다는 콘텐츠의 몰입을 방해하는 존재로만 인식되었기에, 콘텐츠에 광고가 섞이는 것은 물론 PPL과 같은 간접 광고 역시 제한적으로 행해져야만 했다.

한 때 크게 논란이 됐던 유명 유튜버들의 '뒷광고' 사태는 바로 그러한 거부감에 부적절하게 대응한 대표적인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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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대표와 협상하는 장영란. 사진 유튜브 달라스튜디오 캡처


그런데 최근, 광고 자체를 전면에 내세워 콘텐츠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병맛 광고'처럼 기존 광고 마케팅의 문법을 벗어나는 것을 넘어, 광고라는 행위 자체를 재미 요소로 내세우는 콘텐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매 에피소드마다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던 '달라 스튜디오'의 웹예능 <네고왕>은 기업의 대표, 상품 등을 직접적으로 노출시키며 기업의 광고 행위가 콘텐츠로 제시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자유롭고 솔직한 뉴미디어의 특성과 소비환경을 반영해, 기존의 통념을 획기적으로 뒤엎어 새롭게 결합된 형태의 광고콘텐츠가 탄생한 것이다.

그러한 콘텐츠의 흐름을 타고 카카오TV의 새 예능 <머선129>가 탄생했다.

'기업과의 줄다리기'라는 점에서 언뜻 <네고왕>의 그림자가 비치는 <머선129>는 강호동이라는 걸출한 mc와 대결 요소에 무게를 실어 그 차별성을 제시하고 있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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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욕에 불탄 강호동. 사진 카카오TV


◆ 천하장사 강호동, 뉴미디어 병아리 강호동

'천하장사' 출신의 강호동은 그 특유의 이미지로 인해 많은 예능에서 대결 구도를 흥미롭게 만들어왔다.

우람한 체격과 힘과 대비되는 부끄러움 많고 겸손한 모습과, 있는 듯 없는 듯 내비치는 승부욕과 같은 요소들은 시청자들에게 승부 콘텐츠를 긴장감 있게, 또 거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강호동만의 전매특허라고 볼 수 있다.

<머선129>의 대결이 딱지치기, 물건 던져 넣기 등의 사소한 것들임에도 나름 손에 땀을 쥐고 볼 수 있는 것은, mc강호동만이 지니는 개성 강한 캐릭터 덕분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뉴미디어에 적응하지 못하는 강호동 캐릭터 또한 흥미로운 볼거리다.

오랜 기간 TV예능에서 활동하며 국민MC의 위상을 갖는 강호동이, 뉴미디어라는 낯설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TV문법을 이어가려다 면박을 당하는 모습은 또 하나의 웃음거리다.

이처럼 <머선129>에서의 강호동은 마찬가지로 MC의 역할이 돋보였던 <네고왕>과 같이 프로그램의 매력을 더하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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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과의 대결에 불이 붙은 CU사장님. 사진 카카오TV


◆ 딱지치기 한 판에, 상품이냐 광고냐

<머선129>는 철저히 각자의 이익을 위해 조건을 내걸고 대결하는 스포츠에 가까운 예능이다.

제작진 측에서는 구독자를 위한 선물을, 기업 측에서는 광고 시간과 광고 모델을 서로 요구한 상태로 대결의 승자가 이익을 가져가게 되는 룰을 지닌다.

<네고왕>이 다소 우악스러운 캐릭터들로 기업을 향해 막무가내식의 협상을 요구하는 것에서 재미를 이끌어냈다면, <머선129>는 양측이 나름 합리적인 제시안을 내건 채 정정당당히 임하는 대결에 재미 포인트를 두고 있다.

비록 그 대결이라는 것이 양측의 비장함에 비해 한없이 초라하지만(딱지를 치거나, 물건을 던져 넣는 등), 어쩐지 팽팽하게 이어지는 승부에 눈을 뗄 수 없다.

마냥 고고할 것 같은 기업 관계자들이 회사의 명운을 걸고 진지하게 사소한 대결에 임하는 모습이나, 그러한 과정에서 스스럼없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기업과 연예인의 우스꽝스러운 대결, 이 독특하고 어이없는 상황이 주는 재미야 말로 <머선129>만의 매력이다.

국민mc와 사장님의 긴장감 넘치는 대결의 장이 펼쳐지는 <머선129>를 카카오tv에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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