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콘텐츠는 진화ing, 카카오TV 오리지널 파헤치기

카카오TV: <야인 이즈 백>, <머선129>

정수임 승인 2021.07.24 06:00 의견 0
<야인 이즈 백>, <머선129> 공식 포스터. 사진 카카오TV


[OTT뉴스=정수임 OTT 1기 리뷰어] 2001년 토요일 저녁, MBC <동거동락>을 보기 위해 나는 일찌감치 안방 TV 앞에 자리 잡았다.

이를 놓치면 신문에서 유선 재방송 시간을 확인한 후, 또다시 TV 앞에서 기다렸다.

2011년 토요일 저녁, MBC <무한도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와 친구들은 모두 짠 듯이 저녁 6시에 흩어져 귀가했다. 다시 보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 다시보기가 올라올 때 챙겨보곤 했다.

2021년 토요일 저녁, 나는 친구들과 약속장소에 있거나 혹은 늦게까지 낮잠을 자거나 밥을 먹는다. 그리고 핸드폰과 태블릿 PC를 이용해 보고 싶은 영상을 보고 끄고, 또 보고 끄기를 반복한다.

이처럼 지난 20년의 간극은 대중의 콘텐츠 소비문화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사람들은, 특히 MZ세대는 더이상 보고 싶은 방송을 반드시 제시간에 챙겨보려 노력하지 않고, 그럴 이유도 사라졌다.

원하는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든 쉽게, 반복적으로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 전문분석 기업 메조미디어에 의하면, 10대~50대의 동영상 시청 시 선호 길이는 20분 이내이며, 1회 시청 시 선호 길이는 0분~5분 21%, 5분~10분 35% 등 전체 연령의 56%가 10분 이내의 콘텐츠를 선호한다고 한다.

숏폼콘텐츠란 1~10분 이내의 짧은 영상으로,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콘텐츠를 즐기는 대중들의 소비 형태를 반영한 트렌드를 말한다.

이러한 트렌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강세 및 플랫폼의 활성화와 맞물리며 미디어의 주류가 됐고,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오늘은 이 치열한 숏폼콘텐츠 시장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카카오TV의 콘텐츠를 살펴보려 한다.

지난해 9월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식 런칭한 카카오TV는 1주일 만에 누적 조회수 1천 300만뷰, 3개월 만에 1억뷰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출범했다.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등 기존의 OTT들이 활용하고 있는 구독형 서비스와 달리, 카카오TV는 공개 후 1주일간은 무료 제공, 이후 결제를 진행하는 '선 공개 후 유료'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초기 이효리의 <페이스아이디>, 김이나의 <톡이나 할까>, 이경규의 <찐경규>, 노홍철과 딘딘의 <개미는 오늘도 뚠뚠> 같은 실험적인 아이템과 기획은 물론, 모바일에 최적화된 세로형 영상 등 트렌드를 발 빠르게 반영한 숏폼콘텐츠로 진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이어 현재 높은 조회수와 화제성을 이끄는 카카오TV 오리지널의 핫한 콘텐츠 <야인 이즈 백>과 <머선129>를 파헤쳐본다.

◆ '야인'세대부터 MZ세대까지 동시 저격 성공

<야인 이즈 백> 속 킹두한으로 돌아온 안재모. 사진 카카오TV 캡처


2002년 국민적 인기를 누린 드라마 <야인시대>가 20년 후 새로운 예능으로 컴백할 줄 누가 알았을까.

<야인시대>의 세계관을 가져온 <야인 이즈 백>은 1945년 종로의 주먹 김두한이 2021년 킹두한으로 돌아왔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종로 대신 유튜브 접수를 위해 킹두한으로 다시 태어난 안재모와 '야인 찐팬' 이진호의 '킹두한 TV' 제작기이자,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선보이는 콘텐츠다.

이곳에서는 주인공 김두한 역의 안재모와 문영철 역의 장세진, 쌍칼 역의 박준규, 박인애 역의 정소영, 하야시 역의 이창훈 등 꾸준히 활동해온 이부터 그동안 방송에서 보기 힘들었던 반가운 얼굴까지 만날 수 있다.

현실과 픽션, 진지와 코믹의 경계를 넘나들며 B급 감성으로 재탄생한 <야인 이즈 백>은 추억의 향수와 함께 신선한 웃음을 부른다.

단순히 과거의 캐릭터와 설정만 차용한 것이 아니라, 유튜브 제작을 주도하는 이진호의 활약이 더해져 자칫 뻔해질 수 있는 콘텐츠를 뻔하지 않게 만든다.

사이먼 도미닉을 위한 '야인 팬미팅' 편이나 코드 쿤스트와 함께한 '쇼 미 더 야인' 편처럼 계속해서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어린 시절 야인 주제가를 부르며 어설프게 김두한 흉내를 내고 다녔던 나 같은 이에게는 무척 즐거운 콘텐츠가 아닐 수 없다.

킹두한 캐릭터의 예능화로 '야인'세대가 아닌 MZ세대의 취향도 저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 더 짧아진 분량, 구독자 참여 장치까지

<머선129> 속 CEO와 대결을 준비하는 강호동. 사진 카카오TV 캡처


최근 OTT, 방송콘텐츠에서는 기업의 CEO가 직접 나서 브랜딩하는 CEO마케팅 사례를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유튜브 달라스튜디오 <네고왕>에서는 MC가 기업의 '왕'을 만나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을 네고하고, IHQ <리더의 연애>에서는 출연진들이 각 분야의 성공한 여성 리더의 연애 상대를 찾아준다.

카카오TV <머선129> 역시 강호동이 기업 CEO를 만나 다양한 혜택을 걸고 세기의 대결을 펼치는 콘셉트다.

<네고왕>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할인을 진행한다면, <머선129>는 특정 기간 동안 영상 시청&채널 추가한 구독자를 대상으로 선물을 증정한다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강호동과 제작진은 구독자 혜택을, 기업은 광고·홍보 건을 걸고 딱지치기·병 던지기 등의 게임으로 흥미로운 대결을 벌인다.

<네고왕>과 콘셉트는 유사하나 실질적 구독자층을 흡수하기 위해 직접적인 참여 장치를 두는 셈이다.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한 기업과의 대결을 30분 정도 짧은 분량으로 편집한다면, 이를 한 번 더 쪼개 10분, 20분 분량으로 공개한다는 점이다.

짬이 날 때마다 짧은 영상을 보는 요즘 소비 경향에 따라, 콘텐츠의 길이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빠른 호흡으로 속도감 있는 영상을 제공하며 사용자와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잇따른다.

그 시절 국민 드라마의 영광을 재현하면서 MZ세대의 관심까지 잡은 <야인 이즈 백>. CEO와의 대결을 통해 구독자의 참여와 재미를 이끈 <머선129>.

이같은 트렌디하고 도전적인 숏폼콘텐츠의 등장은 언제든 환영이다.

카카오TV 오리지널 <야인 이즈 백>은 매주 목/일요일 오후 8시, <머선129>는 매주 목/일요일 오후 5시에 공개된다.

<야인 이즈 백>은 카카오TV 최초 공개 후 넷플릭스에서도 함께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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