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제로섬게임vs펜트하우스' 서바이벌 마니아의 행복한 분석

티빙 : '제로섬게임', 웨이브 오리지널: '입주쟁탈전: 펜트하우스'

정수임OTT평론가 승인 2022.08.02 08:11 의견 0

'제로섬게임', '펜트하우스' 포스터(사진=티빙, 웨이브). ⓒOTT뉴스

[OTT뉴스=정수임 OTT 평론가] OTT 플랫폼의 활성화 이후, 바야흐로 콘텐츠 범람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소재, 줄어든 제약으로 이전보다 다채로운 서바이벌 게임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니아 입장에서 무척이나 즐겁다.

몸무게를 소재로 상금을 사수하는 서바이벌 심리 게임, 티빙 오리지널 '제로섬게임'과 절대권력 펜트하우스를 차지하기 위한 극한의 생존경쟁, 웨이브 오리지널: '입주쟁탈전: 펜트하우스'(이하 펜트하우스).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두 가지 OTT 오리지널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차별화 포인트와 키플레이어, 두 가지 관점으로 분석해본다.

◆ "이게 다르네?" 차별화 포인트

극한의 서바이벌 게임 시작(사진=티빙, 웨이브 캡처). ⓒOTT뉴스

서바이벌 게임은 극한의 상황에서 드러나는 심리와 다양한 인간군상을 지켜볼 수 있다.

대개 참가자들의 목표는 우승인데, 그 이면에는 상금이 있다. 두 게임 모두 고정된 상금이 아니라는 점이 큰 변수로 작용한다.

-제로섬게임: 참가자 전체의 몸무게 증감으로 목표를 이루고, 탈락과 생존을 거쳐 상금을 획득한다.

마치 '오징어게임'을 연상케 하는, 천장의 투명 구 속에 든 현금다발은 참가자들의 눈빛을 번뜩이게 만든다.

시간마다 주어지는 풍족한 식사, 언제든 먹을 수 있는 간식과 음료·술, 공동으로 사용하는 곳곳의 넓은 공간들이 있다.

하지만 핸드폰·시계 사용 금지와 햇빛을 볼 수 없는 환경 속에서, 본인조차 알 수 없는 내 몸무게의 증감은 참가자들의 심리를 점점 죄어간다.

매시간 측정하는 전체 체중의 결과에 따라, 때로는 과식으로 체중을 늘리기도 하고, 배고픔을 참기도 한다.

입소 당일의 몸무게를 유지할 때마다 '유지어터' 자격으로 투표권과 상금 중 하나가 주어진다. 개인의 상금이 전체 상금에서 차감된다는 룰은, 단체전 같아 보이는 이 게임이 결국 개인전임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장치다.

가장 힘든 건, 유지어터가 되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과 빠르게 소진되는 상금이다.

몇 명의 경쟁자들을 집에 보내고 얻은 3억의 보상은, 당장엔 고통스럽지만 결국 생존에 유리하게 돼 웃음을 짓게 하는 양날의 검과도 같다.

-펜트하우스: 아마도 '펜트하우스'는 지금까지 봐온 서바이벌 게임류 중, 상금이 필요한 참가자들의 절절한 사연에 가장 집중하는 프로그램일 것이다.

"당신의 인생은 몇 층입니까?"라는 MC의 질문에, 입주자 8인 중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물론 현재 위치가 펜트하우스라 생각했다면 아무도 게임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생활 공간으로 철저하게 나눠진 계급 구도는, 지난해 웨이브 오리지널로 공개된 '피의 게임'을 떠올리게 한다. 1층부터 4층, 그리고 5층 펜트하우스로 구분된 공간은 참가자들의 위치와 보상을 더욱 극명한 차이로 만든다.

5층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한 면이 오픈된 공간의 특성상, 엘리베이터가 있는 쪽 벽을 통해 큰 소리가 전달된다.

때문에 비밀스러운 연합의 가능성은 타 게임들에 비해 다소 적은 편이다.

위층부터 차례로 분배되는 상금과 음식은 모두 1~4층을 통과하는 대신, 아래층 입주자일수록 위에서 내려오는 상황들을 알 수가 없다.

초반 과다한 비용을 지출하거나 미션에 우승해 펜트하우스를 차지했던 가운데, 이제는 입주자들 모두 각자의 연합을 구축해 유리한 층을 선점하려 한다.

◆ "이 사람을 주목하라" 키플레이어

키플레이어들의 활약(사진=티빙, 웨이브 캡처). ⓒOTT뉴스

탈락자 선정도 게임의 묘미 중 하나다. 확실한 건 1차 탈락자의 경우, 선정 기준이 모 아니면 도라는 점이다.

너무 뛰어나서도 안 되며, 너무 존재감이 적어도 곧장 탈락 후보가 된다. 참가자들의 입장에선 나에게 위협이 될 것 같은 존재, 혹은 반대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존재를 먼저 방출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나무가 아닌 숲을 보며 판을 짜는 플레이어는, 대개 최종 2인으로 남아 대결할 상대를 염두에 둔다.

마치 지니어스 게임의 장동민·오현민처럼, 동지였던 두 사람이 최후의 대결에서 만나는 그림을 연상케 한다. '제로섬게임'과 '펜트하우스' 모두 이런 참가자가 있기에 그들의 활약을 집중해서 보면 좋을 것이다.

-제로섬게임: 과로사 or 김병선

과로사는 '제로섬게임'을 가장 게임처럼 즐기고 있는 플레이어 중 한 명이다.

박서휘 연합의 움직임을 가장 먼저 파악하고 배재했으며, 줄곧 우호적인 관계였으나 위협이 될 수 있는 브레인 김병선을 적절한 시기에 탈락시켰다.

이규호와 함께 결승에 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그는, 우승에 대한 열망 또한 강한 인물이다.

그러나 8회에서 부활한 김병선은 과로사 연합의 분위기를 흔들고 있다. 두 사람의 갈등 구도가 향후 흐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할 만하다.

가장 먼저 탈락한 이는 첫 대면부터 탈락자 선정까지 줄곧 리더쉽을 발휘한 박서휘였다.

연합을 구축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지만, 역으로 생긴 상대 연합과 3연속 유지어터로 획득한 추가투표권 때문에 오히려 타깃이 된 것. 이를 깨달은 참가자들은 유지어터가 될 때마다, 사실을 숨기고 점점 투표권 대신 300만원을 택하게 된다.

-펜트하우스: 서출구 and 조선기

우승 상금 전부를 코인 시드머니로 사용하겠다는, 솔직한 참가 목적과 포부를 밝힌 서출구는 영리하고 계획적인 전략가 타입이다.

상금이 고정적이지 않다는 점, 개인이 빚을 내면 전체 상금이 차감된다는 점을 가장 먼저 파악했다.

공동 분배를 주장하며, 상금과 음식 배분에서 다소 안정적인 판을 짰고, 생존과 탈락에서도 미리 명분을 찾으며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엘리베이터 비용을 지출한 서출구가 4층에서 곧장 1층으로 내려가 조선기를 기다린 장면, 두 사람이 향후 게임의 흐름을 논의하는 장면은 상당히 흥미롭다.

서로를 훌륭한 아군과 최악의 적으로 여기는 두 사람. 연이틀 1층에서 생활한 패기의 조선기와 그를 빠르게 파악한 전략가 서출구의 연합은 앞으로의 '펜트하우스'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펜트하우스'는 오는 2일(화) 4회 방송에서 첫 번째 탈락자가 공개될 예정이다.

지반과 김보성에 이어 서출구가 세 번째 펜트하우스의 주인이 된 가운데, 그는 참가자들의 방 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첫 번째 탈락자 선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궁금증을 더한다.

현실의 우리는 상금 획득을 위해 전략을 짜고, 누군가를 탈락시키는 게임에 며칠 동안 참가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목표를 향해 달리고, 때로는 그에 따른 보상을, 때로는 실패와 좌절을 얻는다는 점에서, 인생은 늘 끝나지 않는 서바이벌의 연속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인생은, 어쩌면 드라마보다 극적이고 다큐멘터리보다 리얼하며 서바이벌 게임보다 치열하기 때문이다.

티빙 오리지널 '제로섬게임'은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웨이브 오리지널 '입주쟁탈전: 펜트하우스'는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40분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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