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 서보원 OTT 2기 리뷰어] 늘 그렇듯 등가교환은 어려운 일이다.
가치와 가격이 일치해야 하고 수요와 공급이 엄밀하게 일치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처녀성(處女性)'의 가치는 얼마일까? 또 처녀성을 잃은 상태의 성교는 가격이 얼마나 될까?
이런 '말도 안 되는' 거래를 14분 동안 강렬하게 흥정하는 영화, 바로 이충현 감독의 '몸 값'이다.
◆ 충격적인 전개, 넘겨짚어선 안 되는 스토리
"원조교제를 위해 만난 남자와 여고생. 남자는 계속해서 여고생의 몸값을 흥정한다."
상갓집을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여고생 주영(이주영 분)의 처녀성을 위해 온 남자(박형수 분)는 시답잖은 말을 주고받으며 가평에 있는 어느 한 모텔에 도착한다.
담배를 태우던 주영과 이야기를 나누다 처녀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주영은 과거 초등학교 선생님의 성폭행으로 인해 본인의 처녀막이 훼손되었다고 알린다.
이 과정에서 남자는 크게 분노하며 욕을 내뱉었고 주영은 그런 남자를 지켜보며 'AB형' 성격이라 추측하고 웃기만 한다.
결국 '처음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해 남자는 기존의 백만 원에서 17만 원으로, 또 7만 원으로 주영의 몸값을 흥정한다.
선입금으로 5만 원을 준 남자는 씻으러 가고 그 사이에 주영은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전화는 또 다른 '처녀성 구매' 의뢰였고 '504호 8시 반'의 주영은 익숙한 듯 이모에게 장부 작성을 요청한다.
쓰던 가발을 벗고 다시 방으로 돌아간 주영은 현찰을 들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경매'를 시작한다.
조울증처럼 화를 내던 남자의 혈액형은 주영의 예상이 맞았고 'AB형 504호 상품'의 안구부터 경매가 시작된다.
몸값은, 주영의 몸값이 아닌 남자의 몸값이었던 것이다.
◆ 역전된 관계라는 짜릿함, 이를 살리는 긴장되는 연출
14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영화 '몸 값'은 '몸을 사려다가 되려 팔리는' 아이러니함을 담았다.
답이 없는 전화기, 흥정이 되는 몸값 등 이해되지 않은 힌트들은 경매가 시작되는 순간 모든 실마리가 풀린다.
클리셰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느 순간 확 깨지고 말보로 레드와 빨간 커튼, 빨간 교복 등의 미장센은 오프닝 타이틀이 빨갛게 물드는 순간 어떤 느낌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피해자처럼 보였던 주영은 사실 범죄의 가해자였고 '처녀성'만을 노렸던 남자보다 더 잔혹하게 목숨을 거래하려 든다.
이 대담하고 놀라운 반전 하나로 영화의 제목이 어떤 뜻이었는지 여러 번 곱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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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영화과 교수들이 한번씩 보여 준다는 영화 '몸 값'
2015년에 공개된 '몸 값'은 '원조 교제'라는 진부하면서도 자극적인 주제를 피해자와 가해자의 역전된 관계를 통해 독창적으로 해석했다.
지레짐작하는 순간, 크게 데일 수 있음을 암시하며 관중들에게 성매매와 장기 밀매에 대한 색다른 경각심을 선물한다.
또 원 테이크 기법을 통한 긴장되는 연출은 긴장이 풀리기 직전의 관중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다 준다.
◆ 2022 버전 '몸 값', 티빙에서 커밍 순!
왓챠 익스클루시브로 공개된 단편 영화 '몸 값'은 2022년 하반기,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로 공개될 예정이다.
원작 '몸 값'을 제작한 프로덕션 '계절'의 대표인 전우성 감독이 처음으로 장편 드라마를 연출하며 배우 전송서, 진선규가 캐스팅됐다.
드라마 '몸 값'은 6부작으로 장편화되며 각자의 이유로 '몸값' 흥정이 벌어지던 건물에 대지진이 일어나며 사건이 전개된다.
원작의 연출 기법을 그대로 살려 회차마다 원 테이크로 촬영할 계획이 알려지며 큰 기대를 샀다.
대지진이라는 재난 요소에 등장인물 간의 오묘한 관계가 더해지면서 '재난 스릴러' 장르가 '몸 값'에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원작 '몸 값'은 왓챠에서 볼 수 있고, 드라마 '몸 값'은 차후 하반기 티빙에서 공개된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8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10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8
→평점 8.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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