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안수민 OTT 2기 리뷰어] 지난 3월 30일, 왓챠에 '몸값'이 업로드됐다.
'몸 값'은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되자 마자 화제를 모았고, 워낙 많은 영화인들에게 언급된 영화였기 때문에 기대감과 함께 '어디 한번 보자'라는 시선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나 또한 기대와 함께 범상치 않은 포스터와 제목에 경계 어린 시각으로 영화를 처음 보게 됐다.
그리고 '몸 값'은 기어이 나의 삐딱한 기대를 충족시켰다.
※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히 '몸 값'은 스포일러에 민감한 영화니, 영화를 본 후 리뷰를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몸 값'은 성매매를 하려는 중년 남자(박형수 분) 그것도 '처녀' 여고생 만을 원하는 남자가 여고생(이주영 분)의 몸 값을 가지고 흥정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여고생이 처녀가 아니라는 이유로 남자는 가격을 깎으려 하고 실랑이 끝에 여고생은 어쩔 수 없이 처음보다 낮아진 자신의 몸 값에 만족할 수밖에 없게 된다.
초반 여고생과 성매매를 시도하는 중년 남성이 처녀가 아니라는 이유로 여고생의 '몸 값'을 흥정하는 꼴을 보고 있자면 화가 나서 영화를 끄고 싶은 생각까지 든다.
그러나 남자가 본격적인 성매매를 위해 씻으러 자리를 비우자 영화는 전환점을 맞는다.
여고생은 삐딱하게 담배를 피며 또 다른 성매매남과 통화를 해 자신이 처녀라는 것을 어필하고 자신의 몸 값을 얘기한다.
그리고 여고생은 옥상으로 향한다.
옥상 문이 열리면 보이는 풍경은 교복을 입은 수많은 여자들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교복을 입은 여성들이 하는 일은 사실 성매매남들을 꾀어내 그들의 장기를 파는 것이었다.
그렇게 여고생은 자신의 몸 값을 흥정하던 중년 남자의 몸 값을 흥정하기 시작하며 둘의 처지는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영화는 '착취의 대상이 되던 사람이 주체가 되는, 약자인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강자였다'라는 측면에서만 전환점을 맞는 것이 아니다.
이 특히 영화가 특별한 점은 반전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영화 초반, 카메라는 고정된 채 몸 값을 흥정하는 여고생과 중년 남자를 찍는다.
그리고 전환점을 맞은 이후로 영화는 핸드헬드를 이용해 롱테이크로 여고생을 뒤쫓는다.
음악 선택 또한 아주 적절하다.
특히 밝은 옥상 위 수많은 여고생들이 등장하는 씬에서는 롱테이크 핸드헬드 촬영 방식에 음악까지 딱 알맞게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희열을 전달한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배우 '이주영'이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이미 뛰어난 연기력이 알려진 이주영은 떡잎부터 다르다.
'몸 값' 속 성매매를 하는 여고생인 척 연기하는 이주영 그리고 인신매매를 하는 사람이었던 본체 이주영은 다른 듯 비슷하다.
이런 연기가 가능했던 것은 이주영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개성과 화법을 버리지 않고 그대로 연기에 녹여냈기 때문이다.
단순히 대사를 읊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말'을 할 줄 아는 이주영의 연기는 영화의 몰입도와 관객이 느끼는 희열을 배로 만든다.
감독은 같은 '몸 값'이지만 다른 의미의 '몸 값' 흥정을 통해 사람이 먼저인지 돈이 먼지인지 알 수 없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감독의 의도를 알고 다시 영화를 되새겨 본다면 영화의 결말이 또 다르게 와닿을 것이다.
한편 영화 '몸 값'은 진선규, 전종서 주연, 전우성 감독 연출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로 재탄생을 앞두고 있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8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8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6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8
→ 평점: 7.4
* 평점 코멘트: 롱테이크 촬영을 위해 실제 촬영 전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촬영을 보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통해 배우와 촬영 감독이 합을 맞췄을지 느껴진다. 롱테이크 촬영이 영화의 전체적인 퀄리티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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