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과 교수들이 한번씩 보여 준다는 영화 '몸 값'

왓챠 익스클루시브: '몸 값'

안수민 승인 2022.04.06 14:20 | 최종 수정 2022.04.06 14:25 의견 0
영화 '몸 값' 포스터(사진=다음영화). ⓒOTT뉴스


[OTT뉴스=안수민 OTT 2기 리뷰어] 지난 3월 30일, 왓챠에 '몸값'이 업로드됐다.

'몸 값'은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되자 마자 화제를 모았고, 워낙 많은 영화인들에게 언급된 영화였기 때문에 기대감과 함께 '어디 한번 보자'라는 시선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나 또한 기대와 함께 범상치 않은 포스터와 제목에 경계 어린 시각으로 영화를 처음 보게 됐다.

그리고 '몸 값'은 기어이 나의 삐딱한 기대를 충족시켰다.

※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히 '몸 값'은 스포일러에 민감한 영화니, 영화를 본 후 리뷰를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몸 값'은 성매매를 하려는 중년 남자(박형수 분) 그것도 '처녀' 여고생 만을 원하는 남자가 여고생(이주영 분)의 몸 값을 가지고 흥정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여고생이 처녀가 아니라는 이유로 남자는 가격을 깎으려 하고 실랑이 끝에 여고생은 어쩔 수 없이 처음보다 낮아진 자신의 몸 값에 만족할 수밖에 없게 된다.

초반 여고생과 성매매를 시도하는 중년 남성이 처녀가 아니라는 이유로 여고생의 '몸 값'을 흥정하는 꼴을 보고 있자면 화가 나서 영화를 끄고 싶은 생각까지 든다.

여고생의 몸 값을 흥정 중인 남자(사진=다음 영화). ⓒOTT뉴스


그러나 남자가 본격적인 성매매를 위해 씻으러 자리를 비우자 영화는 전환점을 맞는다.

여고생은 삐딱하게 담배를 피며 또 다른 성매매남과 통화를 해 자신이 처녀라는 것을 어필하고 자신의 몸 값을 얘기한다.

그리고 여고생은 옥상으로 향한다.

옥상 문이 열리면 보이는 풍경은 교복을 입은 수많은 여자들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교복을 입은 여성들이 하는 일은 사실 성매매남들을 꾀어내 그들의 장기를 파는 것이었다.

그렇게 여고생은 자신의 몸 값을 흥정하던 중년 남자의 몸 값을 흥정하기 시작하며 둘의 처지는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영화는 '착취의 대상이 되던 사람이 주체가 되는, 약자인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강자였다'라는 측면에서만 전환점을 맞는 것이 아니다.

이 특히 영화가 특별한 점은 반전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영화 초반, 카메라는 고정된 채 몸 값을 흥정하는 여고생과 중년 남자를 찍는다.

그리고 전환점을 맞은 이후로 영화는 핸드헬드를 이용해 롱테이크로 여고생을 뒤쫓는다.

음악 선택 또한 아주 적절하다.

특히 밝은 옥상 위 수많은 여고생들이 등장하는 씬에서는 롱테이크 핸드헬드 촬영 방식에 음악까지 딱 알맞게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희열을 전달한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배우 '이주영'이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이미 뛰어난 연기력이 알려진 이주영은 떡잎부터 다르다.

'몸 값' 속 성매매를 하는 여고생인 척 연기하는 이주영 그리고 인신매매를 하는 사람이었던 본체 이주영은 다른 듯 비슷하다.

이런 연기가 가능했던 것은 이주영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개성과 화법을 버리지 않고 그대로 연기에 녹여냈기 때문이다.

단순히 대사를 읊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말'을 할 줄 아는 이주영의 연기는 영화의 몰입도와 관객이 느끼는 희열을 배로 만든다.

감독은 같은 '몸 값'이지만 다른 의미의 '몸 값' 흥정을 통해 사람이 먼저인지 돈이 먼지인지 알 수 없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감독의 의도를 알고 다시 영화를 되새겨 본다면 영화의 결말이 또 다르게 와닿을 것이다.

한편 영화 '몸 값'은 진선규, 전종서 주연, 전우성 감독 연출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로 재탄생을 앞두고 있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8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8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6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8

→ 평점: 7.4

* 평점 코멘트: 롱테이크 촬영을 위해 실제 촬영 전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촬영을 보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통해 배우와 촬영 감독이 합을 맞췄을지 느껴진다. 롱테이크 촬영이 영화의 전체적인 퀄리티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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