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클리셰 범벅 로맨스 드라마가 사랑받는 법, '사내맞선'

넷플릭스·웨이브·시즌: '사내맞선'

강은정 승인 2022.04.12 11:30 의견 0
'사내맞선' 공식 포스터(사진=SBS). ⓒOTT뉴스

[OTT뉴스=강은정 OTT 평론가] 가난하지만 긍정적인 캔디형 여자 주인공과 안하무인이지만 능력과 재력을 겸비한 남자 주인공의 로맨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런 양산형 로맨스는 이미 시청자들에게 질릴 만큼 익숙해져 버려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 웹소설 원작의 양산형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가 있다. 바로 드라마 '사내맞선'이다.

뻔하고 예측 가능한 스토리지만 오히려 대중들은 '사내맞선'에 호평을 쏟아냈다.

'사내맞선'의 성공 요인을 기존의 로맨스 드라마의 특징과 함께 살펴본다.

하리와 태무의 맞선 자리(사진=SBS). ⓒOTT뉴스

◆ 정체를 숨기고 나간 맞선 자리, 상대는 회사 대표?

대기업 식품 연구원으로 일하는 신하리(김세정 분)는 재벌 2세인 친구 진영서(설인아 분)의 대타로 맞선을 나가게 된다.

그들의 목표는 진상을 부려 결혼 이야기를 쏙 들어가게 하는 것!

그렇게 나가게 된 맞선에 상대로 하리가 다니는 회사 대표 강태무(안효섭 분)가 나오게 되고, 설상가상 그는 초고속으로 결혼을 추진하려 한다.

자신을 속인 사람이라면 회사 임원이라도 단칼에 잘라버리기로 유명한 태무로 인해 애가 타는 하리.

하리는 자신의 정체가 들키면 해고를 당할 위기에 처해 필사적으로 정체를 숨기려 한다.

하지만 태무는 결혼하지 않겠다면 자신을 도와 계약 연애라도 해달라며 하리를 압박해오는데...

하리의 정체를 알게 되고 유치한 복수를 하는 태무(사진=SBS). ⓒOTT뉴스

◆ 클리셰는 적재적소에, 전개는 스피디하게!

'사내맞선'의 가장 큰 특징은 로맨스 장르물의 클리셰가 다수 등장하는 뻔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전개가 답답하지 않다는 점이다.

가난한 신데렐라 여자 주인공과 재벌 2세의 완벽한 남자 주인공의 로맨스라는 점, 계약 연애로 두 주인공이 관계를 시작하게 된다는 점, 남자 주인공 집안의 반대를 맞게 된다는 점까지.

'사내맞선'은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로맨스 장르물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답답한 갈등 요소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사건들은 시청자를 강하게 붙잡는다.

보통의 로맨스 작품들에서 심각한 갈등을 빚는 상황이 등장한다면, 이 작품의 경우 소위 '답답한' 감정이 드는 장면을 과감히 삭제하는 식이다.

태무를 속인 하리가 본인의 정체를 들킨 상황에서 이런 시원시원한 전개가 두드러진다.

태무는 하리를 일적으로 괴롭히는 유치한 복수 감정을 가질 뿐 감정적인 피로감을 시청자들에게 부여하지 않는다.

남자 주인공 집안과 빚는 갈등 또한 빠르게 매듭짓는다.

태무의 할아버지 강다구(이덕화 분)는 하리와 태무의 사이를 반대하며 악역을 자처하지만, 단순히 평면적인 인물로 그려지지는 않는다.

하리의 매력에 천천히 스며드는 츤데레의 정석을 보여주더니 급기야 태무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오라는 지명까지 내리는 큐피드가 돼버린다.

"재벌도 사람이다"라는 말을 극 중 내내 반복하더니, 그 예시를 몸소 보여주는 인물이 된 것이다.

'사내맞선'이 '가볍고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말을 듣는 이유다.

회사에서 메가 히트상을 받는 하리(사진=SBS). ⓒOTT뉴스

◆ 의존형 신데렐라는 가라, 커리어 우먼은 기본 옵션!

'사내맞선'은 소위 불편함이 없는 드라마다.

기존의 로맨스 장르물 작품의 경우 재력과 능력을 겸비한 남자 주인공에게 의존하는 모습의 여자 주인공들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 나가며 일과 연애 둘 다 쟁취하는 캐릭터가 각광받고 있다.

시청자가 '꽃보다 남자'의 금잔디보다는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속 주인공을 꿈꾸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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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맞선'의 신하리는 회사 대표인 강태무와 비교되지 않는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커리어만큼은 탄탄한 워커홀릭 캐릭터다.

대기업 식품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최연소 메가 히트상을 받은 직원'이라는 타이틀을 수상하기도 한다.

이처럼 드라마 '사내맞선'은 여자 주인공을 단순히 사랑이라는 이유로 남자 주인공에게 쉽게 의존하는 인물로 만들지 않는다.

하리는 기업 회장이자 남자 주인공의 할아버지에게 정체를 들켜 해고당할 위기에 처하자, 자신의 능력을 당당히 어필하며 자신이 놓쳐서는 안 될 인재라는 점을 강력히 주장하기도 한다.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줄 아는 여자 주인공에게 누가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러한 신하리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배우 김세정의 연기력 또한 인물과 드라마의 매력을 빛내는 데 한몫 한다.

넷플릭스 공개 후 로맨틱 코미디 장르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세계적인 흥행을 달성한 드라마 '사내맞선'.

뻔한 양산형 로맨스 드라마지만 감독, 작가, 제작진의 작품에 대한 애정과 연출 역량이 좋은 시너지를 이룬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바쁘고 치열한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 없이 볼 수 있는 작품을 찾고 있다면, 이 대책없이 사랑스러운 드라마가 제격일 것이다.

퇴사 방지 오피스 로맨스 '사내맞선'은 넷플릭스, 웨이브, 시즌에서 시청 가능하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4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3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4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7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7

→평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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