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김지수 OTT 2기 리뷰어] 본 리뷰에 앞서 미리 말하자면, 필자는 '이래도 사내 연애할 건가?!'라며 사내 연애를 말리는 의도가 다분히 담긴 사내연애 잔혹사 리뷰를 쓴 전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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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내맞선'의 리뷰를 쓰는 지금, 그 의견을 번복해야 할 것 같다.
'사내맞선'은 스릴 가득 '퇴사 방지' 오피스 로맨스라는 야심 찬 기획 의도로 시작한 드라마다.
본 의도에 딱 맞게, 연인과 함께라면 퇴사 방지는 물론 험난한 사내연애도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은 캐릭터들이 '사내맞선'에 넘쳐난다.
이 매력적인 캐릭터들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필자가 입장을 번복하는 이유가 자연스럽게 납득될 것이다.
장황한 번복 사유가 곁들여진 '사내맞선' 리뷰 지금 시작한다!
◆ 막돼먹은(X) 막힘없는(O) 부장님
'막돼먹은 영애씨'로 우리 머릿속에 각인된 김현숙 배우가 '사내맞선'의 배경이 되는 대기업 'GO푸드'의 여의주 부장 역으로 출연한다.
여의주 부장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후임들이 믿고 따를 수밖에 없는 상사 그 자체다.
열등감 제로에다가 피해 의식까지 제로인 아주 시원시원한 상사인 여의주 부장은 후임에게 이상한 논리를 펼쳐내는 진상 상사도 대신 처리해준다.
여의주 부장은 후배를 대신해 이렇게 말한다.
"어쩜 이렇게 맞는 말만 하실까? 처맞는 말. 자꾸 여직원, 여직원 하지 말고 그냥 직원! 그리고 뭐 신분 상승? 내 혈압 상승하게 하지 말고 빨리 결재서류나 올려요."
회사에만 미쳐 살던 자신의 과거를 후배들이 되풀이하지 않길 바라는 걸까, 그는 회식이든 쉬는 시간이든 썸남을 만나러 가겠다면 후배의 등을 직접 떠밀어 보내주는 멋진 선배다.
'사내맞선'의 김현숙 배우는 결코 막돼먹지 않고 막힘없는 일명 '사이다 부장님'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캐릭터 수면바지 입고 연속극 보는 재벌 회장님
명절 때 듣기 싫은 잔소리 TOP 3에 매년 당당히 자리 하는 잔소리가 있다.
"그래서 시집·장가는 언제 갈 거니~?"
하지만 여기 같은 잔소리를 해도 이상하게 밉지 않은 할아버지가 있다.
바로 대기업 'GO푸드'의 회장 강다구(이덕화 분)다.
그는 임원들이 우르르 달려와서 인사하는 것이 싫다며 몰래 치고 빠지듯 회사를 왔다가는 귀여운 회장님이다.
과자를 입에 머금고 막장 연속극에 과몰입하는 그는 여태껏 본 적 없는 재벌 회장님의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단정한 상의에 조화롭지 못한 수면 바지와 수면 양말까지 장착한 회장님 홈패션도 함께 구경할 수 있다.
그의 회장님답지 않은 수면 바지 스타일링을 보고있자면,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여기까지 보면 혼자서도 재밌게 노는 할아버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는 손주가 결혼해서 자신의 집을 북적북적하게 만들어주길 바라는 외로움 많은 할아버지이기도 하다.
◆날 이렇게 대한 여잔 네가 처음이야!
결혼할 여성을 데려오지 않으면 당장 일 년 치 스파르타 맞선 일정을 잡겠다고 호언장담하는 강다구 할아버지 등쌀에 손자 강태무(안효섭 분)는 맞선 시장에 진입한다.
지성과 외모를 겸비하고 대기업 'GO푸드'의 사장까지 맡은 그는 그야말로 모든 걸 다 갖춘 맞선 상대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강태무는 자신의 장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살짝 '재수 없는' 캐릭터라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자기의 장점을 칭찬하는 맞선 상대에게는 끌리지 않는 모양이다.
그의 명석함을 칭찬하는 맞선 상대 NO!
그의 잘생긴 외모를 칭찬하는 맞선 상대 NO!
그의 끝내주는 뒷배경을 칭찬하는 맞선 상대 NO!
그가 인생에서 가장 아끼는 시간을 써서 만나야 하는 재일교포 맞선 상대 NO!
목표만을 위해 사는 기계 같은 자신과 판박이인 맞선 상대 NO!
모든 상대를 거절한 강태무지만, 다음과 같이 말한 맞선 상대만큼은 '최강효율 추구 인간' 강태무와 찰떡궁합일 것이라 필자는 예상했었다.
"남들은 아깝다곤 하죠. 이 커리어에 결혼이라니. 하지만 전 제 좋은 유전자를 가진 2세를 세상에 내놓고 양육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강태무는 이 맞선 상대마저 거절한다.
자, 모든 맞선 상대를 거절한 이쯤이면 모두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재벌 남자 주인공 클리셰, "날 이렇게 대한 여잔 네가 처음이야!!"가 나올 차례다.
강태무는 자신을 느끼하다고 평가하고 '시조새'를 닮아서 싫다는, 자신의 회사 'GO푸드' 식품개발 연구원 신하리(김세정 분)에게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다.
◆시조새를 닮은 사람이란?
(부제: CG팀, 음악팀, 음향팀의 피땀눈물 합작품)
시조새를 닮았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이후, 강태무의 존재가 조금이라도 드러나는 장면엔 시조새 이미지와 효과음이 함께 등장한다.
이때마다 '사내맞선' 제작진의 미친 개그력이 돋보인다.
강태무와 맞선으로 얽힌 신하리는 그와 계약 연애를 맺고 연락이 항상 닿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이에 강태무는 마치 요구사항이 많은 예민한 클라이언트마냥 끊임없이 전화한다.
전화 장면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깜찍한 시조새는 콜 포비아(전화 공포증)를 단박에 없앨 정도로 시청자의 보는 재미를 자극한다.
CG팀의 '열일'은 극이 진행되는 내내 '사내맞선'에서 눈을 돌릴 수 없게 만든다.
프로그램의 재미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핸드폰으로 직행하던 눈은 '사내맞선'을 보는 순간 만큼은 CG팀의 시조새 개그를 보기 위해 고정된 상태를 유지한다.
원작이 웹툰이라는 장르의 영향을 받은 것일까, 드라마 '사내맞선'은 모든 캐릭터의 톡톡 튀고 아기자기한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심지어 예민한 시조새 강태무까지 말이다.
이 캐릭터들과 함께라면 팍팍한 회사생활은 물론 살 떨리는 사내 비밀연애도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은가?!
리뷰에서 거론되지 않은 진영서(설인아 분)와 신하리의 미니언즈 같은 찐친 케미도 '사내맞선'에 폭 빠지도록 도와줄 것이다.
만화 속에서만 느낄 수 있던 귀여운 판타지가 눈앞에서 재현되는 '사내맞선'은 웨이브와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 OTT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연기력에 대한 전반적 평가): 6
2. 스토리(작품의 재미, 감동 그리고 몰입도): 6
3. 음악 (OST와 음향효과 등 전반적인 사운드): 8
4. 미술 (미장센, 영상미, 의상, 배경, 인테리어, 작품 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 움직임 등): 7
→평점: 7
* 평점 코멘트: CG팀, 음악팀, 음향팀의 합심이 무엇보다 돋보이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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