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이민주 OTT 1기 리뷰어] 이제 <오징어게임>을 보지 않고는 친구들과의 대화에 끼기 어려울 정도로 <오징어게임>은 단순한 인기 드라마를 넘어, 강력한 킬러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콘텐츠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킬러 콘텐츠'란 등장하자마자 큰 파급력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며 큰 인기몰이를 하는 핵심 콘텐츠를 일컫는다.
대중성과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큰 편이니 많은 콘텐츠 제작자들은 킬러 콘텐츠를 기획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오징어게임>과 같은 성공적인 콘텐츠 제작을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 글에서는 <오징어게임>에서 발견되는 킬러 콘텐츠적 특징, 그리고 우리가 주목할 만한 최근 콘텐츠의 트렌드를 살펴볼 것이다.
◆ 모호해지는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
얼마 전 나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방문했다가 대학원 일과 관련하여 영화진흥위원회의 관계자 분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는 교수님을 비롯해 많은 대학원생들이 함께 하고 있었는데, 다양한 주제가 오가던 중 최근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기반의 영화산업이 침체됨에 따라 영화를 제작하던 인력들이 OTT 플랫폼에서 서비스되는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드라마가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바로 <오징어게임>이 떠올랐다.
<오징어게임>을 볼 때마다 마치 한 편의 장르영화를 여러 부로 나누어 놓은 듯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오징어게임>이 이와 관련한 좋은 예라는 지적이 이어졌고, 앞으로도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는 모호해지며 영화에서 다루던 소재를 그려낸 다양한 드라마가 제작될 것이라는 예측을 해볼 수 있었다.
기존의 한국 드라마가 남녀 간의 사랑을 다루는 로맨스 장르에 치우쳐 있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러한 현상은 국내 콘텐츠의 소재를 확장시키는 계기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 리얼리즘 요소를 가진 장르물의 유행
영화 사조나 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일반적으로 리얼리즘과 장르물은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겨진다.
리얼리즘은 현실에 대한 기록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장르물은 재미를 위해 여러 장치들을 동원하는데 이는 리얼리즘과 대립하는 형식주의의 특성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오징어게임> 역시 그 외적인 모습만 보았을 때는 리얼리즘 요소가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주제와 내용 면에서 살펴보면 의외로 리얼리즘 요소가 발견된다.
<오징어게임>이 말하고 있는 것은 결국 자본주의 질서 아래 무너져가는 인간성, 사람이 돈에 의해 치환되는 사회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회 비판과 문제 제기의 기능을 수행하는 이러한 독특한 장르물은 유독 국내에서 많이 발견된다.
예를 들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이나 박찬욱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만 봐도 겉으로는 상업영화와 장르물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주제적인 면에서는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주제적 특성을 리얼리즘적 요소로 볼 수 있다면, 국내의 성공한 콘텐츠는 장르물의 외연과 리얼리즘적 내연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을 가진 콘텐츠들이 대부분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킬러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 하나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오징어게임>에서 발견되는 킬러 콘텐츠적 특징, 그리고 최근 콘텐츠의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사실 명확하게 정해진 '킬러 콘텐츠 공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콘텐츠의 성공은 너무도 많은 요소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을 통해 하나의 콘텐츠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을 살펴보고, 성공한 콘텐츠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들을 대조해본다면 앞으로의 킬러 콘텐츠 기획 및 제작에 도움이 될 것이다.
<오징어게임> 이후에는 또 어떤 콘텐츠가 등장할까.
또 그 콘텐츠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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