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리는 일어나는 걸 배우기 위해 넘어진다, <유 레이즈 미 업>

채지은 승인 2021.10.02 08:00 | 최종 수정 2022.05.28 12:43 의견 0
<유 레이즈 미 업> 공식 포스터. 사진 웨이브

[OTT뉴스=채지은 OTT 평론가] 단어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고, 아련하기만 할 것 같은 첫사랑이 하루아침에 핑크색 강박증에 발기 부전 환자가 돼 나타나면 어떨까?

웃기면서도 애잔한 이 상황은 오늘 소개할 작품 <유 레이즈 미 업>의 주인공 도용식의 이야기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유 레이즈 미 업>은 30대이지만 취직을 못해 자존감이 꺾일 대로 꺾인 용식이 발기 부전 치료를 위해 비뇨기과를 가게 되고 그곳에서 주치의로 자신의 첫사랑 이루다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학창 시절 감동적인 영상의 BGM으로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명곡 'You Raise Me Up'에서의 'raise'를 이렇게 엮어서 쓰다니, 감탄스러운 제목을 선정한 <유 레이즈 미 업>은 총 8부작밖에 되지 않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보는 이의 공감을 끌어내기에 충분하다.

모두의 인생이 평탄하게만 흘러가면 좋겠지만, 우리가 가는 길에는 내리막길도 있고 장애물도 있고 낭떠러지도 있을 수 있다.

30대에 여전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고깃집에서 알바를 하며 생활하던 용식은 깊은 구덩이에 빠져있는 것처럼 앞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유 레이즈 미 업> 중 자신의 방에 앉아 있는 용식. 사진 스포츠 경향

하지만 첫사랑 루다와 재회하며 용식은 서서히 자신이 빠졌던 구덩이를 기어 올라 세상을 밟고 당당하게 일어서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느리지만 조금씩, 답답하지만 멈추지 않고 지금의 자신의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용식의 모습은 보는 이에게 잔잔한 위로를 전달한다.

보이지 않는 등급이 존재하는 사회 속에서 자신은 폐기 처분되어야 할 루저라고 여겼던 용식이지만, 그렇게 다른 사람을 보는 시간에 나에게 집중하고 나만의 해피 엔딩을 쫓으며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주는 드라마다.

용식에게 일어나는 법을 가르쳐준 루다는 '유 레이즈 미 업'의 '유'다.

첫사랑이라는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할 정도로 멋있었던 용식에게 '할 수 있다. 난 널 믿는다'고 말해준 루다의 격려와 위로.

어쩌면 지금 넘어져 있는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말일 수 있다.

<유 레이즈 미 업>중 루다를 업어 데려다주는 용식의 모습. 사진 스포츠경향

<유 레이즈 미 업>은 웹드라마로, 빠른 전개를 통해 그렇게 탄탄한 스토리를 갖춘 드라마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취직하지 못하고 있는 많은 취업 준비생들, 혹은 인생의 굴곡을 겪고 있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울릴 만한 좋은 작품이다.

지금 넘어져 일어나기 힘들거나 일어나는 법을 잊어버린 것 같은 모든 사람에게 용식의 성장기인 <유 레이즈 미 업>을 추천한다.

그리고 기억하자.

"우리가 넘어지는 건, 일어나는 것을 배우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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