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마라맛? <환승연애>에서 <18 어게인>이 보인다!

넷플릭스ㆍ티빙: <18 어게인>
티빙 오리지널: <환승 연애>

조은비 승인 2021.07.14 16:31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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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환승연애> 포스터. 사진 TVING (우) <18어게인> 포스터. 사진 JTBC


[OTT뉴스=조은비 OTT 1기 리뷰어] 마라맛 연애 파티가 시작됐다.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는 없다.

티빙 오리지날 <환승 연애>는 헤어진 연인들이 만나 지고지순한 사랑을 깨닫고 '재결합'을 하는 것이 아닌, 헤어진 연인 앞에서 다른 연인을 찾는 남녀들을 다룬다.

티빙은 이 프로그램을 '마라맛 연애'로 소개한다.

그런데 보다 보니 '이 연애가 마라맛이라고 할 수 있나?'라는 의문이 든다.

'마라맛 연애'라는 설정에 거부감이 들었다면, 이 리뷰를 보고 한 번 시청해보길 권한다.

▶ 세상 순한 연애 프로그램 <환승 연애>

<환승 연애>는 '헤어진 연인' 4쌍이 한 집에 동거하며 새로운 짝을 찾아 나선다.

거북한 '하트 시그널' 느낌이다.

싱글이지만, 싱글이 아닌 느낌이다.

바람을 피우는 것은 아니지만 바람을 피우는 것 같다.

그래서 처음 프로그램의 소개글을 마주했을 때, 보고 싶은 감정보다 불편한 감정이 앞섰다.

그러나 그 뚜껑을 열어보니 내용은 생각보다 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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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신청을 기다리는 보현. 사진 TVING 캡쳐


출연진들은 각자의 X(전 연인을 호칭하는 말)에게 '미련'과 '애정'을 갖고 있다.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만이 아니라, 정말 잘 맞는 연인을 찾아갔으면 하는 애정도 들어 있는 것이다.

그들은 다른 출연진들에게 자신의 X를 애정이 어린 시선으로 설명한다.

'이런 성격의 친구고, 이런 특징들이 있으니 새로이 만나게 되는 분들은 이 부분들을 신경 써달라'라는 식이다.

'연인 관계'라는 과거가 있었기에 설명 가능한 것들이다.

이런 시선에는 잃고 나니 느껴지는 소중함도 담겨있다.

포맷과 예능 전반에 깔린 스토리텔링 또한 순하다.

출연진들은 서로의 X를 알지 못한다.

앞에 나의 X가 앉아있더라도, 다른 출연진들이 자신의 X임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 위해선 그(혹은 그녀)를 모른 척 해야 한다.

덕분에 누군가의 X를 '뺏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나와 잘 맞는 사람을 '찾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어쩌면 '하트 시그널'과 별반 다르지 않다.

서로를 질투하고, 미워하며, 싫었던 감정선을 내비치며 첨예한 갈등 상황에 놓인 스토리 구조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냥, 정말 친했던 친구와 맞지 않아 서서히 멀어져 갔는데 그 친구가 다른 친구와는 잘 지내는 모습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복잡미묘한 감정이 그 스토리텔링의 특징이다.

헤어진 연인들이면 있을 법한 '실망'이 메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환승 연애>의 관전 포인트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감정들이다.

오히려 그동안 싫어도 좋고, 좋아도 좋다는, 이해하기 힘든 지고지순 사랑 이야기에 지친 이들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이다.

▶ 잃고 난 후에야 보이는 소중함, <18 어게인>

<환승 연애>와 유사한 감정선을 다룬 드라마가 하나 있다.

바로 2020년에 방영한 김하늘, 윤상현 주연의 JTBC 드라마 <18 어게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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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 '우영'과 '다정'. 사진 TVING 캡처


이혼 직전에 18년 전 리즈 시절로 돌아간 남편의 이야기이다.

간단하게 주요 인물 관계를 설명하자면, '정다정'과 '홍대영'은 이혼 직전의 부부 관계이고, '고우영'은 홍대영이 현실 세계에서 18년 전 자신의 고등학생 얼굴을 갖게 되자 급하게 지은 이름이다.

여기서 중점적으로 봐야 할 것은 '이혼'이다.

이들은 헤어진다. 여전히 서로에 대한 미련은 남아있다. 그런데도 그동안 쌓인 서로에 대한 실망과 지침으로 이혼을 택한다.

<환승 연애>에 초대된 헤어진 연인들과 비슷하다.

서로는 막상 헤어지니 보이는 아쉬웠던 점들, 부족했던 점들을 더 크게 느낀다.

'정다정'은 18년 전 외모로 돌아간 ‘홍대영’을 알아보지 못한다.

'고우영'(‘홍대영’과 동일 인물)은 옆에서 다른 남자들과 새로운 관계를 쌓아가는 '정다정'을 지켜본다.

<환승 연애>의 포맷과 다루고자 하는 스토리와 비슷하다.

드라마에서 '정다정'이 다른 남자들과 연애의 신호를 보일 때, 시청자들은 거북해하지 않는다.

이미 헤어진 관계이고, 그 헤어짐에는 충분한 실망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물론 애정도 있었으니 사귀었을 테고, 그 애정이 실망으로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18 어게인>은 그 감정을 시청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환승 연애>는 티빙 오리지널로 티빙에서만 볼 수 있으며 <18 어게인>은 넷플릭스와 티빙에서 시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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