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역의 미친 X> , 똘끼 충만 로맨스를 보여줄게

카카오TV, <이 구역의 미친 X>

손민지 승인 2021.06.05 04:10 의견 0
카카오TV 오리지널 웹드라마 <이 구역의 미친 X>가 지난 24일 첫 방송을 했다. 사진 카카오TV


[OTT뉴스=손민지 OTT 1기 리뷰어] 이렇게까지 화낼 필요가 있나.

지난 5월 24일 첫 방송을 한 카카오TV 오리지널 웹드라마 <이 구역의 미친 X>는 분노 조절 장애가 있는 노휘오(정우 분)와 분노 유발녀 이민경(오연서 분) 로맨스를 그리는 작품이다.

휘오와 민경은 좀 과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만났다 하면 신경전을 벌인다.

아파트를 떠들썩하게 만든 주차장에서의 난투극으로 경찰서에 가고, 거기서도 서로에 대한 불신을 서슴없이 드러내며 언성을 높인다.

목욕탕에 갔던 휘오가 목욕탕 라커룸 발찌를 발목에 채운 채 그대로 나오자, 민경은 이를 성범죄자 전자발찌로 오해한다.

일반적인 드라마에서는 억울함을 표출하는 것에서 그쳤을 테지만 휘오는 달랐다.

민경에게 자신의 얼굴을 들이대며 사진 속 범죄자와 얼굴을 비교하라고 소리치는 등 한술 더 뜬 격한 대응으로 맞선다.

심지어 그는 아파트 옆집에 사는 민경을 피하기 위해 집에서 나오다 들어가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택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 같은 티키타카가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이태곤 감독은 겉으로 미친 것 같아 보이는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해 드라마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사진 카카오TV 화면 캡처


궁금증이 드는 대목은 왜 두 사람이 이토록 화끈한 성격을 지녔느냐다.

이는 이태곤 감독이 제작발표회에서 밝힌 기획 의도를 참고하면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당시 "공중도덕이 없는 사람을 보고 미친 사람 아니냐고 하지만 결국 우리와 같은 사람일 수 있다. 저 사람은 과연 진짜 미친 사람일까, 우리가 미쳤다고 할 자격이 있나, 무엇이 저 사람을 분노하게 만들었을까란 의문으로 드라마를 시작했다"라고 소개했다.

이 감독의 말처럼 겉으로 봐선 알 수 없는 한 사람의 내면을 다룬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차별점이다.

그러므로 남은 회차의 성공 여부는 '겉으로는 안하무인으로 보이는 인물들이 실은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고 경계할 정도로 상처를 지니고 있었다'는 설정이 얼마나 공감을 얻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2~3회에서 휘오와 민경의 과거사가 살짝 공개되긴 했지만, 설득력을 얻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

<이 구역의 미친 X>의 휘오와 민경은 한 아파트에 살면서 티격태격 싸우는 모습으로 케미를 선사한다. 사진 카카오TV 화면 캡처


캐릭터 성격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 변신도 '마라 맛' 그 자체다.

특히 배우 안우연은 최근 방송에서 여장을 하고 밤 산책에 나섰다가 아파트 주민들에게 오해를 받는 상엽 역으로 첫 등장 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상엽은 훈훈한 외모 뒤 크로스 드레서(이성의 복장을 즐기는 사람)라는 비밀스러운 취미를 가진 인물이다.

안우연은 상엽을 표현하기 위해 긴 웨이브 가발과 곱게 화장한 얼굴, 짧은 치마에 하이힐까지 도전했다.

배우 안우연은 이번 작품에서 여장으로 연기 변신을 했다. 사진 카카오 TV


그는 앞서 드라마 <아이가 다섯>, <힘쎈여자 도봉순>, <청순시대2>, <식샤를 합시다3>, <민트 컨디션> 등의 작품에서 비슷한 헤어스타일과 말투를 고수해왔다.

한마디로 모범생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얌전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였다.

터닝포인트는 군 제대 후 복귀작인 <드라마스테이지 2021-민트컨디션>이라고 할 수 있다.

뜻하지 않은 의료사고로 20대 청년이 돼 버린 60대 아저씨로 분하면서 안우연은 연기 욕심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그에게 있어 이번 작품은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힐 절호의 기회일 테다.

카카오TV가 '모바일 오리엔티드'를 핵심 키워드로 시청자들의 연령, 라이프스타일, 사회적 관심사 등을 다양하게 고려한 디지털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밝힌 만큼, 제목부터 독특한 <이 구역의 미친 X>가 OTT 오리지널 콘텐츠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이 구역의 미친 X>는 매주 월, 화, 수요일 오후 7시 카카오TV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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