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리뷰어 시점 - '여고추리반' 편

티빙, <여고추리반>

황수현 승인 2021.03.18 14:00 | 최종 수정 2021.04.02 23:42 의견 0
여고추리반 공식 포스터. 사진 티빙


[OTT뉴스=황수현 OTT 1기 리뷰어]

[줄거리]

우수한 학생들만이 입학할 수 있는 '새라여자고등학교'에서 미스테리한 사건들을 파헤치는 여고생들의 이야기다.

어느 날 박지윤, 장도연, 재재, 비비, 최예나 이 5명이 새라여자고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된다.

그런데, 입학하자마자 5명에게 주어지는 미션은 바로 ‘추리반’에 들어가기!

추리반답게 가입부터 까다로웠지만 5명이 머리를 맞대 냉철한(?) 추리로 우여곡절 끝에 추리반에 입성한다.

하지만 추리반에 들어간 기쁨도 잠시, 하교 도중 화장실에서 동급생끼리의 갈등을 목격한다.

아니, 이건 서로 간의 갈등이라기보다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뚜렷한 학교폭력을 연상케 했다.

2주 뒤 S반 선발시험에서 커닝 공조 사건이 일어나고, 추리반은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낸다.

범인은 '나애리'와 '고인혜'. 그날 화장실에서 목격했던 학교폭력 가해자 '나애리'가 피해자 '고인혜'에게 협박해 본인의 커닝을 돕게 만든 것이었다.

그런데 며칠 후, S반에 들어갔던 '고인혜'가 학교 옥상에서 자살한다.

추리반은 자살 사건을 파헤치다 S반 학생들이 먹는 초록색 약, 수상한 교장과 교사들, 그리고 과거 학교 폭발 사건이 모두 연관되어 있음을 알아낸다.

초록색 약은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교장은 경찰과 어떤 관계인지, 과거 학교 폭발 사건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지, 그리고 매점 뒤 숨겨진 공간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밝혀내기 위해 추리반 5인방이 사건 깊숙이 파고든다.

[관전 포인트 TOP3]

1. 지금까지 이런 조합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할 수 있다. 왜 이 5명이지? 알다시피 예능 프로그램도 '라인'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하하ㆍ조세호ㆍ이광수는 '유재석' 라인, 이수근ㆍ이승기ㆍ김종민은 '강호동' 라인처럼 말이다.

그래서 프로그램마다 출연진들의 조합을 예상할 수 있고, 이것이 시청률을 보장하기도 한다.

왼쪽부터 박지윤, 장도연, 재재, 비비, 최예나. 사진 티빙


그런데 여고추리반의 조합은 새롭다. 추리계의 여왕 박지윤은 쉽게 예측할 수 있었지만 재재, 비비, 최예나처럼 새로운 얼굴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어디로 튈지 예상할 수가 없고, 각자의 개성이 돋보인다.

주 시청자층인 젊은 세대를 겨냥하길 바랐던 정종연 PD의 새로운 도전을 엿볼 수 있다.

2. '더 지니어스'와 '대탈출', 추리계의 핵 정종연 PD의 야심작

'더 지니어스'와 '대탈출'은 명실상부 대표적인 추리ㆍ미스테리 예능이다.

'대탈출'은 올해 시즌 4를 기다리고 있으며 시즌 3의 마지막을 갈무리하지 못했기에 시청자들은 기다리느라 목이 빠질 지경이다.

'여고추리반'은 이 두 작품을 연출했던 정종연 PD가 '대탈출'의 한 에피소드였던 '태양여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야심차게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보통은 출연진들을 보고 화제성을 예측하지만 예능계의 대부 '나영석 PD'처럼 PD 이름 석자로도 화제성이 보장된다.

3. 사회적인 이슈

'여고추리반'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우리 사회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이다.

커닝 사건, 학교폭력, 자살 사건, 치열한 입시 전쟁까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접목시켜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고 성찰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추리의 단서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QR코드와 같은 SNS의 활용을 보여주며 시대에 맞게 변화해 가는 범죄수사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요소가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후기]
처음엔 모르는 출연자가 많아 낯설었다.

비비는 옙예능 '워크맨'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재재와 최예나는 조금 생소했던 출연진이었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이들의 개성이 드러났고 5명은 점차 조화를 이루어갔다.

가끔씩 한 건 해주는 빨간 머리의 뇌섹녀 '재재', 싸움꾼 '비비', 마이쮸를 좋아하는 현실 여고생 '최예나', 그리고 학부모를 연상케 하는 '박지윤'과 '장도연'은 교복을 입은 모습부터 재미를 줬다.

새라여자고등학교의 교사들도 개성이 뚜렷하다.

조지 부시맨. 사진 여고추리반 캡처


뭐든 금세 잊어버리는 건망증 문학 교사 '민정음', 경찰과의 유착 관계가 의심스러운 교장 '유학식', 외국인 꼰대 '조지 부시맨' 등 이들의 연기는 여고추리반의 재미를 더해준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추리반 5인방과 함께 매번 추리하면서 보지만 단 한 번도 맞춘 적이 없다. 추리반 가입 미션부터 너무 어려웠다.

이제 추리는 포기하고 출연진들의 연기와 세계관의 전개를 보며 재미를 느낀다.

'대탈출'도 하나의 에피소드마다 세계관이 연결되어 있었지만 매 에피소드가 하나의 세계관은 아니었다. 오히려 옴니버스식이라 할 만했다.

하지만 '여고추리반'은 하나의 세계관으로 모두 연결되어 있어서 첫 회부터 꼼꼼히 봐야 한다.

꼭 앞에서부터 복선이 깔려있을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 때문이다.

자잘한 사건을 제외하고 굵직한 사건은 아직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계속 지켜봐야 하겠지만 유튜브나 QR코드 단서를 수집하는 모습이 새로웠다.

시청자들에게는 박지윤, 장도연, 비비, 문상훈을 제외하고 출연진들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사실 필자가 그랬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애착이 생기며 낯설음이 친숙함으로 서서히 바꼈다.

그런데 주변에 물어보니, 생각보다 여고추리반을 보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은 거 같다.

아직 '티빙'보다는 '넷플릭스'를 더 친숙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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