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박경수 OTT 평론가] 요즘 예능의 트렌드가 뭐냐고 물으면 단연 연애 예능이다.
현재 OTT와 지상파 및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는 것만 따져봐도 종류가 엄청나게 많다.
커뮤니티에서 자주 화제가 되는 현실적인 일반인 연애 예능 '나는 SOLO', 이별했거나 이별을 생각하는 연인들이 나오는 '환승연애', '체인지데이즈',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골때리는 그녀들'의 출연진이 주인공인 '연애는 직진'까지.
연애 예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예능을 볼지 행복한 고민을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나치게 연애 예능 장르가 양산되다 보니, 어느 예능을 보더라도 비슷하거나 뻔하다는 느낌도 있다.
컨셉은 조금씩 다르지만, 출연진들이 같이 합숙하고, 저녁이 되면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고, 미션으로 데이트권을 따내는 규칙은 거의 비슷하게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뻔한 한국식 예능에 질린 당신에게, 조금은 특이한 일본 연애 예능을 소개한다.
시작과 끝이 정해진 드라마 같은 연애 예능, '미래일기'를 함께 보자.
◆ 두 사람의 운명이 적혀 있는 '미래일기'
'미래일기'는 우선 출연진 구성부터가 특이하다.
적어도 6명, 많게는 12명까지 나오는 한국 연애 예능과는 다르게 ‘미래일기’의 출연진은 단 두 사람이다.
도쿄에서 요리사로 일하는 '타쿠토', 오키나와에 사는 여대생 '마아이'.
서로 이름도, 나이도 모른 채 만남을 시작하는 두 사람이 지켜야 할 규칙은 간단하다.
우선 모든 만남과 데이트는 ‘미래일기’에 적혀진 대로 따라야 한다.
'미래일기'에는 데이트마다 발생하는 상황이 적혀 있고, 두 사람이 어떻게 처음 만나는지, 어떻게 마지막 이별을 하게 되는지 나와 있다.
'미래일기'를 촬영하지 않을 때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 연락할 수 없고, '미래일기'를 촬영할 때는 전용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한다.
모든 만남과 데이트가 정해진 대로 흘러간다니, 너무 인위적인 상황이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처음에는 어색하게 '미래일기'의 내용대로 행동했던 두 사람이, 점차 자연스럽게 진짜 연인처럼 행동하고 서로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는 연애 감정이 없었던 사람에게도 자연스럽게 연애 감정을 유발하는 '미래일기'의 정교한 설정 덕분이다.
◆ 사랑에는 고난이 필요한 법
초반부는 두 사람이 마냥 순탄하게 데이트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연인 간의 사랑이 단단해지려면, 때로는 고난을 극복하는 모습도 필요한 법이다.
'미래일기'는 타쿠토와 마아이를 의도적으로 고생시키는 미션을 준다.
데이트 도중 연료가 떨어진 차를 맨몸으로 끌고 수 킬로미터를 가기도 하고, 눈을 본 적이 없는 연인을 위해 한여름에 설산에 올라가 눈을 가져오기도 한다.
한편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선 안 된다는 규칙 때문에 호감을 표현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두 사람에게 주어지는 '미래일기'의 상황들은 때로는 황당하기도 하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비현실적인 '미래일기'의 특별한 상황들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에게 더욱 애틋한 사이가 되고, 현실적인 연애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회차마다 '미래일기'에 어떤 내용이 쓰여 있을지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마치 로맨스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외부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랑이라는 결말로 달려가는 느낌이다.
안타까운 건, '미래일기'의 결말은 두 사람의 이별로 정해져 있다는 것.
타쿠토와 마아이, 두 사람은 정말로 '미래일기'의 운명대로 이별하게 될까?
아니면 운명을 극복하고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될까? 진짜 '미래일기'의 결말은 넷플릭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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