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 박다희 OTT 평론가] '그를 제거하고 기기를 확보하세요.'
'가방에 있는 무기들을 확인하고 장착하세요.'
이 미션들은 게임 속 퀘스트가 아니다.
바이러스로부터 세상을 구하려는 인간 병기 '카터'를 움직이는 지령이다.
◆ MISSION: 하나를 무사히 북으로 데려가라!
지난 5일 공개된 넷플릭스 '카터'는 미국과 한반도에 퍼지고 있는 바이러스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한 소녀를 북으로 데려가야만 하는 요원 '카터'(주원 분)가 펼치는 리얼 타임 액션극이다.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난 카터는 귀에 설치된 기기를 통해 자신에게 지령을 내리는 의문의 목소리를 따라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간다.
그의 미션은 바이러스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하나(김보민 분)를 그녀의 아빠인 정병호(정재영 분) 박사에게 데려가 치료제를 만들게 하는 것.
더군다나 이미 바이러스에 전염된 자신의 딸을 구하기 위해서는 꼭 오늘이 지나기 전에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모든 기억을 잃어 반신반의하던 카터는 결국 자신을 뒤쫓는 세력들을 무찔러가며 '하나'를 찾아 무사히 북에 데려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액션씬들과 더불어 이 작품은 마치 게임 속 캐릭터처럼 느껴지게 하는 촬영 기법과 구도를 구현하고 있으며, 전개 역시 게임 속 주인공이 주어진 미션을 하나씩 클리어해 나가는 듯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카터는 귓속 목소리의 지령을 받아, 자신을 위협하거나 노리는 조폭 무리, CIA 요원, 북한의 쿠데타 세력, 그리고 좀비처럼 변하는 바이러스 전염자 등을 차례로 해치우며 하나를 북으로 데려가는 미션을 감행한다.
마치 게임 속에서 퀘스트를 깨나가는 듯한 전개와 화면 기법이 새로움을 주면서도,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산만하고 정신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다양한 반응을 야기하고 있다.
◆ 이건 주원밖에 못해, 상상을 뛰어넘는 강렬한 액션
서울의 한 모텔에서 깨어난 카터가 하나를 찾아 북에 있는 정병호 박사에게 데려가기까지, 다양한 공간에서의 액션씬이 펼쳐지는데 그동안 보지 못했던 액션들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한국의 모텔, 대중목욕탕, 시장 골목 등 일상적인 공간부터 비행기 상공이나 산 절벽 등과 같이 아찔한 공간으로 점차 스케일이 확장된다.
특히 나란히 질주하고 있는 세 차량을 건너다니며 하나를 구해내는 액션이나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펼치는 고공 액션과 같은 다양한 시도의 액션씬들이 놀라움을 더한다.
극 초반부의 눈 둘 곳을 모르겠는 일 대 다(多) 목욕탕 액션씬 역시 흡입력은 있지만, 불필요한 노출과 다소 괴이하게 느껴지는 분위기 연출이 아쉽기도 하다.
또한 그 어떠한 상황에도 '주인공은 죽지 않고 멀쩡한' 액션물의 공식을 철저히 따르지만, 시종일관 혼신의 힘을 다해 쉽지 않은 액션씬들을 소화해 내는 배우 주원의 열연은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맨몸 육탄전을 시작으로 오토바이, 봉고차, 기차, 비행기, 헬기 등 온갖 운송수단이 총출동된 차량 액션, 그리고 건물, 절벽, 상공 등에서 행해진 와이어 액션에 이르기까지 그가 보여주는 액션의 강도와 스케일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물론 강도 높은 액션씬이 강약 조절 없이 계속되어 피로감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새롭고 다채로운 볼거리에 목말라 있다면 2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거라 여겨진다.
◆ 한국적인 분위기를 더해 신선, 그러나 아쉬움을 주는 K-좀비 설정
화려하고 압도적인 스케일의 역대급 액션을 보여주는 '카터'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과 같이 한반도를 배경으로 남과 북의 공조와 협력을 다룬다.
우리나라의 특수한 지점인 '남북' 설정을 가져온 것과 더불어 격렬하고 잔인한 액션씬에서 구슬프고 서정적인 느낌의 국악이 배경 음악으로 깔리며 한국적이면서도 이색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또한 극 중반부 시위대의 사물놀이 장면 등을 통해 한국스러운 느낌을 놓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가상의 'DMZ 바이러스' 설정과 관련하여 공격성이 증폭된 감염자들이 마치 좀비처럼 달려드는 모습이 기존의 'K-좀비'와 차별성 있게 다뤄지지 않아 다소 식상함을 주며, 하나를 데려와야 한다는 미션으로의 역할만 할 뿐 그다지 스토리와 유기적으로 엮이지 못하는 지점이 다소 아쉽기도 하다.
그럼에도 액션, 톤앤매너, 영상 기법, 촬영 구도 등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 점은 충분히 화제성을 이끌어낼만 하다.
믿고 보는 배우 주원의 공들인 액션만으로도 볼거리가 충분한 '카터'는 넷플릭스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7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3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5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5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5
→ 평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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