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성장하는 청춘의 '정석' 배우 윤두준의 재발견 '구필수는 없다'

시즌 오리지널ㆍ넷플릭스: '구필수는 없다'

정수임OTT평론가 승인 2022.06.21 10:24 의견 0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 포스터(사진=KT스튜디오지니). ⓒOTT뉴스

[OTT뉴스=정수임 OTT 평론가] 드라마 속에는 청춘을 대변하는, 수많은 캐릭터가 있다.

서투른 열정과 패기 속에서 깨지고 성장해가는 그들을 통해, 우리는 때로 공감하기도 하고 응원을 보내기도 한다.

최근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시즌 오리지널, 넷플릭스 및 ENA, alleh tv 방송)에서는 윤두준이 분한, 청년 세대를 대변하는 캐릭터 정석이 눈에 띄었다.

방송 초반 정석(윤두준 분)은 사업가 아버지의 지원 덕에, 좋은 집과 명품 시계, 스포츠카를 가진 부족함 없어 보이는 인물로 그려졌다.

덕분에 자신이 하고 싶은 스타트업과 앱 개발을 위해 거침없이 뛰어들 수 있는 자신감도 가득했다.

위기를 맞아 가시밭길을 걷던 그의 앱 동네친구24가 꽃길로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정지됐던 앱을 풀어서도 아니다.

이는 개발자인 정석의 마음가짐과 항상 그 방향을 함께 하고 있다.

데이팅앱으로 노선을 변경하자는 친구 민재(정재광 분)의 의견을 뒤로하고, 남자와 여자의 만남이 아닌 사람과 사람 간의 만남을 추구하겠다던 정석.

하지만 이 말은 어폐가 있었다. 사실 그는 순간의 착각, 불완전한 존재라며 사랑을 믿지 않고 아이도 싫어했던 것.

추구하는 앱의 목표와 달리 정작 진심으로 사람 간의 관계와 가치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필수는 없다' 정석(윤두준) 표정모음 (사진=seezn 캡처). ⓒOTT뉴스

그래서인지 드라마는 유독 정석과 주변 사람들의 관계 형성 및 변화를 섬세하게 신경 쓴다.

먼저 구필수(곽도원 분)와 한집에 살게 되고 프로젝트를 함께하면서 겪는 정석의 동요가 크게 와닿는다.

사랑은 그저 순간의 감정이라던 그가 구두 주인의 진솔한 사랑 이야기에 마음을 조금씩 여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가 싫다고 했지만, 봐놓은 찬 거리를 두고 급히 가버린 구필수를 대신해, 세중이 곁에 머무른 건 정석이었다.

집밥을 만들어 아이를 챙기고 집 청소와 빨래를 손수 하는 모습은 이런 크고 작은 변화를 말해준다.

또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에게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비춰보며 감정을 교류하기도 한다.

앱으로 무슨 진정한 친구를 찾냐며 늘 핀잔을 주던 구필수가, 어느 순간 동네친구24의 가치를 인정하고 응원해주자 정석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꼰대 아저씨라 여겼지만, 그의 따뜻한 인간미와 마인드에서 인생의 가치를 배우게 되는 것.

겉으로는 투덜거리면서도 내심 구필수를 향한 정석의 달라지는 인식을 느낄 수 있다.

두 번째는 아버지와의 관계인데, 지난 2회에서 감옥에 있는 아버지와 대면해 지분 양도 절차를 진행하는 정석은 능글맞고도 당돌하다.

이후 8회에서 그는 한층 다정해진 표정으로 아버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14회에선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후 다시 아버지를 찾아 격한 울분을 쏟아낸다.

윤두준은 그때마다 달라지는 눈빛과 온도로 인물의 각기 다른 감정을 드러낸다.

믿었던 친구의 배신과 담보 주인들을 찾아주며 느낀, 삶의 의미와 가치는 그의 내면을 한층 성숙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동료, 동네 사람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앱의 발전 방향을 고민하고 실현하면서 더욱 풍부하게 실현된다.

방송 초반, 정석의 여유만만한 미소와 방송 후반, 경험에서 쌓아 올린 인물의 자신감이 확연히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다.

'구필수는 없다' 달라진 정석의 변화 (사진=seezn 캡처). ⓒOTT뉴스

이처럼 윤두준은 패기 있고 조금은 철없던 정석이, 점점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하나둘씩 달라지는 과정을 세심하게 표현해낸다.

14회 경쟁PT에 나선 그가 "더 많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를 알아가고 있다. 내가 사는 동네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는 생활 플랫폼이 되는 것이 동네친구24의 비전이다"라며 당당하게 어필하는 모습은 어느덧 앱과 함께 발전해나간 정석의 성장도 엿볼 수 있다.

그룹 하이라이트 멤버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윤두준은, 각종 드라마·영화를 통해 차근히 경력을 쌓아온 대표 연기돌 중 한 명이다.

윤두준은 그동안 드라마 '아이리스 2', '식샤를 합시다' 시리즈, '퐁당퐁당 LOVE', '라디오 로맨스' 등 로맨스와 장르물을 오가며 활약을 펼쳤다.

이어 군 제대 후 첫 드라마 복귀작인 '구필수는 없다'를 통해 한층 자연스럽고 깊어진 연기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부딪치고 배우며 나아간 극 중 캐릭터 정석처럼, 앞으로 배우 윤두준으로서의 계속된 성장 역시 기대된다.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8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7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6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5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6

→ 평점: 6.4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