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평행세계'에 빠진 당신을 위해, '전체관람가+: 숏버스터'

티빙 오리지널: '전체관람가+: 숏버스터'
8팀 8색, '평행세계'로 이뤄낸 완성도 높은 단편영화 공개
천우희, 고경표, 조현철, 진서연 등 연기파 배우들 대거 출연..몰입감 ↑

정다은OTT기자 승인 2022.06.09 09:25 | 최종 수정 2022.06.09 10:31 의견 0
[티빙 '전체관람가+: 숏버스터' 중 '부스럭' 스틸컷 (사진=티빙). ⓒOTT뉴스]

초등학교 3학년 무렵엔 집에 봉고차 한 대가 있었다. 가족여행은 늘 그 봉고차를 타고 바다로, 계곡으로, 엄마의 고향 집으로 떠나곤 했다. 아이들만 10명이 넘던 친척들 사이에서, 늘 몸을 구부정하게 하고 앉아 창밖을 쳐다보며 공상하는 일은 여행길에 반복되는 나의 루틴이었다.

구름을 보석 상자에 담아, 훗날 꺼내 보는 일. 그게 가능하리라 여겼던 10살 무렵의 아이는 이젠 실재하는 세상을 때마다 의심하는 어른으로 자랐다. 지긋지긋한 현실의 이면엔 분명 또 다른 내가 살아서 물을 마시고,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웃고 깔깔거리고 있을 거라고 작은 의심을 마음 한구석에 틔웠다. 그야말로, 공상은 나를 숨쉬게 했다.

어딘가에 또 다른 내가 있을 거라는 착각. 내가 펼치는 망상에 단 1g이라도 근거를 얹어주는 '무언가'가 있다면, 가늘기만 한 나의 눈은 크고 말똥해진다.

여기, 평행세계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나, 그리고 어딘가에서 공상하고 있을 당신을 위한 OTT 콘텐츠가 있다. 티빙 오리지널 '숏버스터+전체관람가'가 그것이다.

티빙 '전체관람가+: 숏버스터'는 '내 손안의 단편 영화관이 열린다'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시선을 더해 '평행우주' 세계관을 그린 8편의 단편영화가 묶인 '종합선물세트'다. 곽경택, 윤성호, 김초희, 주동민, 홍석재, 김곡&김선 형제 등 이미 정평이 나 있는 감독들과 더불어 배우 겸 감독 조현철, 류덕환의 독특한 시선으로 그린 영화도 눈에 띈다.

MC 윤종신, 문소리, 노홍철의 입담도 관전 포인트다. OTT의 새 지평을 열게 될 '영화X예능' 콜라보 콘텐츠로 평가 받고 있는 '전체관람가+: 숏버스터'는 현재 5편의 단편영화가 공개됐으며 3편의 작품 상영을 앞두고 있다. 매주 목요일 '티빙'에서 공개된다.

지금까지 '전체관람가+: 숏버스터'에 방영된 영화들 중 기자가 뽑은 세 편의 '단편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 '전체관람가+: 숏버스터' 당신을 위한 평행세계 이야기, 단편영화 Best 3

[티빙 '전체관람가+: 숏버스터' 중 '우라까이 하루키' 스틸컷 (사진=티빙). ⓒOTT뉴스]


1) 홍콩의 장만옥과 여명이 목포에 왜?···'우라까이 하루키'

감독 : 김초희
출연 : 임선우, 고경표, 강말금

1986년 홍콩의 ‘만옥’과 ‘여명’이 2022년 목포에도 살아있다. 사뭇 결이 다른 ‘목포’의 만옥 (임선우 분)과 여명(고경표 분). 이들은 평행세계에서 영화 ‘첨밀밀’ 속 명장면 ‘설거지 신’을 재현하기도 하며 ‘우라까이’의 진수를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감독으로서 고민을 늘 마음에 품고 사는 만옥. 영화제 참석차 들른 목포에서 여명을 만나 당장 연애하고 싶은 마음에 흔들리지만 영화 감독으로서의 고민이 마음에 밟힌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로맨스도 없이 “깨끗하게 목포를 통과하자”고 다짐한다. 과연 만옥은 바람대로 ‘깨끗하게’ 목포를 통과할 수 있을까? "깨달음은 언제나 늦다. 깨달음은 언제나 욕을 쳐 얻어먹어야 온다"는 만옥의 명대사에서 그 힌트를 찾아보자.

2) 끝없이 흐르는 균열 속 평행세계···'부스럭'

감독 : 이태안, 조현철
출연 : 조현철, 천우희

현철(조현철 분)의 전 연인 미진은 이사하면서 딸려 온 현철의 짐에서 핸드폰을 발견한다. 핸드폰 뒤에 박힌 낯선 이니셜을 보고 '현 여친'이란 가설을 쿨하게 세우지만 어쩐지 마음이 좀 찜찜하다.

미진이 아니면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늘 좁아지기만 하는 세영(천우희 분)은 그 모습을 보며 미진 대신 이니셜의 주인공이 누군지 알아내기 위해 현철의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곧 후회하게 된다. 그 이니셜의 주인공은 자신이었으므로.

영화는 연인이었던 현철과 미진, 그리고 그사이에 낀 둘의 친구 세영의 삼각관계를 표상하는 듯하지만 갈수록 머리에 물음표를 띄우게 한다. 믿기지 않는 이야기 전개에 당사자인 세영뿐만 아니라 보는 시청자들 또한 동공이 크게 확장되는 충격을 경험하게 만든다.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현실에 눈을 꾹 감았다 뜨는 세영. 과연 이 기가 막힌 ‘현실’은 과연 진짜 현실일까? 감독 이태안, 그리고 감독 겸 배우 조현철과 천우희가 보이는 ‘평행우주’ 속 세계를 함께 펼쳐 보는 재미를 누려보자.

[티빙 '전체관람가+: 숏버스터' 중 '지뢰' 스틸컷 (사진=티빙). ⓒOTT뉴스]

3)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평행세계···공포 영화의 아름다움 '지뢰'

감독 : 김곡, 김선
출연 : 진서연, 이주원

아버지의 유골을 든 소년과 그의 엄마가 국경을 넘다 지뢰를 밟는다. 겁먹은 소년을 두고 엄마는 군인을 데려오겠다며 서둘러 자리를 비운다. 상기된 볼을 한 채 눈물을 꾹 참는 소년.

꿋꿋하게 엄마를 기다리다 잠깐 조는 사이. 눈앞에 드리운 그림자는 엄마가 아닌, 표정을 지운 군인들뿐이다. 어딘지 딱딱해 보이는 군인들을 따라나선 소년은, 이내 그곳에서 충격적인 상황을 목격하고 도망을 친다.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공포의 현장을, 또다시 마주하게 된다.

영화는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평행세계를 구축하며, 과거 전쟁으로 인해 희생된 군인, 소년병, 일반 시민들의 슬픈 역사를 소환한다.

스산한 분위기와 실제 존재했던 슬픈 역사와는 대비되는 아름다운 영상미가 오히려 그 슬픔의 의미를 더욱더 각인시킨다. 제작비 1억으로 구축해 낸 완성도 높은 미장센. 진서연 배우와 이주원 배우의 연기를 그저 보고 느끼는 것만으로 ‘극장’에서 즐기는 것보다 더 큰 스릴을 맛보게 된다.

◆ 평행세계 속 내 모습을 상상하는 기쁨

'전체관람가+: 숏버스터'뿐만 아니라 최근 '평행세계'를 소재로 한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다. 인기 상영작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 그리고 '닥터 스트레인지'를 보기 전 필수로 봐야 한다는 '디즈니+'의 '완다비전' 또한 평행세계를 중심으로 시청자로 하여금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도와준다.

배우 겸 감독인 조현철은 앞서 언급한 영화 ‘부스럭’의 기획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 모두가 믿음이나 확신을 갖고 살잖아요. '난 실제로 존재하는 세계에 있고,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은 진짜고..' 과연 내가 믿는 존재와 세계는 진짜일까? '이게 진짜다'라는 생각에 대한 균열인 거죠".

균열의 틈 사이로 우리는 이미 평행세계를 상상하는 기쁨을 현실처럼 느끼고 있다. '우라까이 하루키', '부스럭', '지뢰'를 비롯 8팀 8색의 '평행세계'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티빙 '숏버스터+전체관람가'에 시간 한켠을 내어주길 추천한다.

[관련 기사]

● [리뷰] 티빙은 빨리 1회를 내놔라! '전체관람가+: 숏버스터'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