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이' 인터뷰 현장에서 연상호, 류용재 작가(사진=티빙). ⓒOTT뉴스
지난 4일 오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를 공동집필한 연상호, 류용재 작가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인터뷰는 코로나19 감염증 예방을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두 작가는 '괴이' 집필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와 작품이 가진 의미, 그리고 OTT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인 만큼 OTT 산업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우선 '괴이'가 공개 첫주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와 시청 UV가 역대 1위를 기록한 소식을 전하며 류용재 작가는 "배우들의 캐스팅이 시청자를 견인한 듯하다"며 "티빙 홍보 덕도 컸다고 본다"고 배우와 티빙에게 공을 돌렸다.
[관련 기사]
● [리뷰] 치밀한 오컬트? 휴먼 좀비물에 그친 '괴이'
● 티빙 '괴이' 신현빈 "OTT 오리지널 '전편 공개' 신선했다"
● 티빙 '괴이' 구교환, "OTT나 극장이나 배우에겐 모두 같은 창구"
연상호 작가는 "호불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 작품마다 체크하고 다음 작품에 반영하며 시청자들의 반응을 지표로 삼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괴이'는 30분씩 6부작으로 눈에 띄게 짧은 분량을 가지고 있는데, 연상호 작가는 이를 두고 "한나절 정도에 일어나는 타이트한 이야기인데 시리즈로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 결과 30분 6부작을 티빙에 제안했는데 티빙이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방송 포맷으로는 기획이 어려운 포맷이다.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가 아니라면 수출을 고민해야 하는데, 수출적으로도 실험적인 포맷이라 고민을 했었다"며 "하지만 아시아권에서도 그런 포맷에 대한 수요가 있어 수출에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포맷의 작품들이 더 개발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상호 감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지옥'과 '정이'의 연출과 극본을 담당하고, 류용재 작가는 오는 6월 공개될 '종이의 집: 공동 경제 구역'의 극본으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OTT 산업에 대한 이야기도 활발히 오고갔다.
특히 영화, tv 드라마, OTT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연상호 작가는 OTT 시리즈가 가지는 차이를 두고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가 자리 잡은 지 몇 년 이 지났지만, 아직은 매체의 다양성에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평가했다.
"방송도 ocn, tvN 등 방송사마다 성격이 다르듯이 OTT도 넷플릭스, 티빙 등 플랫폼 별로 성격이 다르다"며 "이 모든 게 과도기로, 어떤 채널의 어떤 식의 이야기가 잘 맞는가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겪어보다보면 익숙해질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넷플릭스, 티빙 등 다양한 OTT플랫폼과 협업했는데 티빙이 가지는 차별점을 두고 "티빙에서 가장 크게 느낀 건 가능성이다"라며 "넷플릭스는 미국 회사이기 때문에, 이미 본사에서 가져온 시스템 내에서 작업을 하게 된다. 하지만 티빙은 여전히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티빙은 '술도녀' 등이 잘된다고 해서 계속 똑같은 걸 하지 않고, 티빙 유저와 대척점에 있는 '돼지의 왕' 같은 작품에 도전한다"며 "그런 여전히 실험적, 도전적으로 뭔가를 하려고 하는 면이 좋았다. 규격화 되지 않은 새로운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플랫폼이다"라고 평가했다.
작품에 참여한 배우진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주연 구교환과 영화 '반도' 등을 함께한 바 있는 연 작가는 "기훈 역을 구교환 배우로 하고 싶다는 얘기를 제작사에 했다. 신현빈, 곽동연 배우는 캐스팅이 됐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며 "너무 역할이 잘 맞는 배우들이 캐스팅된 게 쉽지 않은데, 캐스팅이 잘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용재 작가 또한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좋아서 소리를 질렀다"며 "배우들의 캐릭터 해석 방식이 좋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괴이'에 용주 역으로 출연한 배우 곽동연은 인터뷰에서 '연니버스'(연상호 감독의 세계관)에 참여하고 싶다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그동안 '부산행', '반도' 등으로 연상호만의 좀비 세계관을 보여주며 큰 기대를 모았던 연상호 작가는 '괴이'가 가지는 기존 좀비물과의 차이점에 대해 "기존 좀비는 감염되는 끝이다. 한번 감염되면 다시는 정상으로 돌아올 수 없고, 좀비면 무조건 죽여야 한다"며 "하지만 '괴이'에서 귀불을 보고 지옥도를 보는 진양군민들은 귀불에서 멀어지면 낫는다. 치료받고 귀불에서 떨어지면 정상이 된다. 그게 가장 큰 차이"라고 짚어냈다.
특히 저주의 매개체가 눈인 것을 두고 류 작가는 "저주를 푸는 방식의 극적인 부분을 생각했을 때 눈을 바라보고 그것을 막는 것이 좀 더 오컬트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괴이'는 지난달 29일 모든 화가 일제 공개됐다. 티빙의 또 다른 오리지널 콘텐츠인 '돼지의 왕', '서울체크인' 등이 매주 한 화 공개를 선택한 것에 독특한 행보다.
이런 공개 방식을 두고 연 감독은 "작품 공개 방식은 작품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며 "'괴이'가 전체공개를 선택한 건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속도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쟁점이 있는 사건을 달려가는 스릴러 식의 이야기는 전체공개, 단 시간 내에 공개가 좋다는 것이다. 연 감독은 이것의 이유로 "이미 시청자들이 몰아보기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드라마 장르는 긴 시간을 할애해서 드라마의 세계를 보여주고 젖어들게 하는 게 더 좋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류 작가는 "개인적으로 빠지면 몰아보는 타입"이라며 "요즘 빈지워칭이 유행인데, 그런 방식이 단기간에 화제성을 만들기에 좋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의 예를 들며 "'종이의 집: 공동 경제 구역'은 몇 달 텀을 두고 파트를 나눠서 공개하는 방식을 선택했는데, 그런 경우는 내부적 데이터를 두고 봤을 떄 그렇게 내놓는 게 한꺼번에보다 화제성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류 작가는 '괴이'가 기훈과 수진이 상실감을 극복하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 극복한 두 사람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고민 중이라며 시즌2의 기대감을 내비췄다.
마지막으로 연상호 감독은 "대중문화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실 때 가장 짜릿하다"며 "넷플릭스 '정이'는 후반 작업 중이라 하반기에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최규석 작가와 카카오페이지에서 '계시록'이라는 웹툰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범죄스릴러다.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며 감사를 전했다.
류용재 작가는 '괴이'는 한번에 훅 몰아서 볼 수 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6월 2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종이의 집'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국형 초자연 스릴러 '괴이'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로, 배우 구교환·신현빈이 주연을 맡았으며 티빙에서 전체 감상이 가능하다.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