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은영표 힐링 비법 '금쪽상담소'

넷플릭스 :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손여운 승인 2022.04.05 11:26 | 최종 수정 2022.04.27 12:58 의견 0
오은영 박사의 '은영 매직'이 여러 스타들을 힐링시키고 있다(사진='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캡처). ⓒOTT뉴스


[OTT뉴스=손여운 OTT 평론가] '은영 매직'이 삶의 피로에 지친 아이돌 가수에게 응원을 전하면서 또 한번 프로그램의 가치를 증명했다.

넷플릭스 예능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이야기다.

지난해 9월 17일 첫 방송을 한 이후 6개월이 흐른 지금,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좋은 기운이 전파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프로그램의 성과와 오은영의 힐링법을 짚어본다.

◆ 송민호 마음도 어루만진 은영매직

최근 위너의 송민호는 넷플릭스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했다(사진='오은영의 금쪽상담소'캡처, 채널A). ⓒOTT뉴스


"2017년 말쯤부터 죽을 것 같고 숨이 안 쉬어지고 공황 증상이 있었다. 그때부터 공황장애, 양극성 장애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다"

아이돌 그룹 위너의 송민호가 넷플릭스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 한 고백이다.

얼마 전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서 캠핑생활을 공개하며 힐링을 선사한 그는 삶을 비극처럼 느끼고 있었다.

솔로 활동과 '신서유기' 등으로 한창 정상의 인기를 누릴 때의 일이었고. 남들이 '배부른 소리'라고 공감을 못할까봐 멤버들에게조차 힘든 내색을 못하고 홀로 견뎌왔다.

송민호는 이날 상담이 진행되는 내내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다.

휴식을 충분히 취하며 내면을 돌보라는 오은영의 충고가 전해지고 난 후에야 그의 얼굴이 환해졌다.

은영매직이 통한 것이다.

송민호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게 한 건 오은영이기에 가능했다.

오은영은 위너에게 “멤버들간 각자 대화가 많거나 각자 붙어있지는 않지만 각자 주어진 역할이 있을 때는 최선을 다하더라”면서 “모두 조금씩 보이지 않게 송민호를 챙기고 있다”는 말로 존중을 전했다.

'프로팩폭러' 이승훈이 곤란하지 않도록 “위너의 입장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때 기죽지 않고 말할 수 있는 든든한 형의 역할”이라고 장점을 부각시켰다.

멤버들도 모르게 친할머니와 이별한 김진우에게는 "자연스러운 슬픔을 통해 인간은 성장한다. 마음껏 소리내어 울고 감정을 표현해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오은영은 위너에게 "위너 이즈 유(당신이 위너)"라는 메시지가 담긴 쿠션을 선물하며 이런 격려를 남기기도 했다.

"내가,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가 곧 위너다. 서로가 있어서 지금의 이 자리에까지 있는 것"

겉보기에는 그저 한없이 화려해보이지만, 그 이면에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곳이 없다는 외로움과 창작의 고통에 방황하는 아티스트들의 이면이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 전문성 짙어지는 힐링 콘텐츠

최근 힐링 콘텐츠는 MBTI 열풍과 정신건강에 대한 대중의 관심에 힘입어 전문가를 내세운 포맷 양상을 띤다(사진='오은영의 금쪽상담소'캡처). ⓒOTT뉴스


2011년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로 촉발된 ‘힐링 콘텐츠’에는 여행, 음악, 음식이 꼭 빠지지 않았다.

'꽃보다 할배'를 필두로 한 ‘꽃보다’ 시리즈는 할배, 누나, 청춘을 조명하며 다큐예능의 획을 그었다.

이탈리아로, 헝가리로 버스킹을 떠난 '비긴어게인' 시리즈는 이국적 풍경에 음악을 더해 ‘시청각 힐링’을 선사했다.

'윤식당' '섬총사' '우도주막' '수미산장' 처럼 음식과 힐링이 결합된 콘텐츠들도 계속해서 등장을 했다.

최근 힐링 콘텐츠는 MBTI 열풍과 정신건강에 대한 대중의 관심에 힘입어 좀 더 전문적인 영역에 접어들었다.

현재 방송가에는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채널S '진격의 할매' MBC 에브리원 '떡볶이집 그 오빠' 등 인생의 선배로부터 조언을 얻는 포맷, 채널S '힐링산장' KBS 2TV '한 번쯤 멈출 수밖에'처럼 여행으로 간접 대리 만족을 선사하는 포맷 등 양갈래의 힐링 콘텐츠가 존재한다.

'금쪽상담소'는 이들과 달리 오은영 박사라는 정신겅강의학과 전문의를 내세워 신뢰성과 진정성을 모두 잡았다.

오은영은 2006년부터 10년 동안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부모마저 포기하려던 아이가 변화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그녀의 훈육법을 '부모들의 육아 지침서'로 삼기 시작했다.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도 전문가로서 육아 지침을 내리면서 간간히 얼굴을 비췄다.

그녀는 '금쪽상담소' 외에도 TV조선 '미친. 사랑·X' SBS '써클 하우스'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 요식업계 절대강자인 백종원을 밀치고 연예인급 사랑을 받고 있다.

아동심리 분야에서 시작한 그녀의 조언은 이제 부부관계‧범죄심리 등 여러 분야에서 공감을 얻는다.

'금쪽상담소'에서 상담자의 이야기를 들을 때 오은영의 자세는 남다르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두 팔을 탁자 위에 올려두고 상대를 향해 몸을 기울인다.

무언가를 물을 땐 "조심스럽게 여쭙는 건데요"라는 말을 붙인다.

게다가 동료를 아우르는 리더십까지 갖췄다.

이윤지, 정형돈 등 MC들이 내놓는 추측에 대해 '엄지 척'을 치켜올린다든가, K-장녀로서 가족을 책임지면서 정작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못한 배우 남보라에게 부모 대신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는 장면은 그녀가 얼마나 상대를 위할 줄 아는 사람인지 느끼게 한다.

상대의 마음을 잘 진단해 그에게 맞는 리액션을 하는 것.

오은영 표 힐링 콘텐츠의 전부다.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