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알고 보면 더 재밌다! 티빙 오리지널 '돼지의 왕'

티빙 오리지널: '돼지의 왕'
우직했던 원작에 기묘하게 회전을 넣어 변화구로 마침표를

서보원 승인 2022.03.26 07:00 의견 0
(왼쪽부터)애니메이션의 돼지의 왕과 티빙 오리지널 돼지의 왕(사진=다음영화). ⓒOTT뉴스

[OTT뉴스= 서보원 OTT 2기 리뷰어] 티빙이 지난 18일 첫 장르물 오리지널인 '돼지의 왕' 을 공개했다.

'돼지의 왕'은 복수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로, 19금 장르물에 학교 폭력이라는 진지한 메시지와 범죄 스릴러를 끼얹었다.

일찍이 많은 관심을 받은 '돼지의 왕', 알고 보면 재밌는 사실을 공유해 보려 한다.

◆ '이야기꾼', 연상호 감독의 원작 리메이크

장르물 마니아라면 연상호 감독을 모를 수가 없다.

좀비물에는 '부산행', '반도'가 있고 오컬트물에는 '방법', 종교적 디스토피아에는 '사이비', '지옥'이 있다.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만큼 연상호 감독은 장르물 대가로 유명하다.

사회 고발적이고 디스토피아적 이야기를 주로 연출·집필하는 연상호 감독이 처음 주목받은 작품은 애니메이션이다.

그 작품이 바로 '돼지의 왕'으로, 2011년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 국제 영화제 감독 주간 부문에 초청받은 바 있다.

그 '돼지의 왕'이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돼지의 왕'으로 재탄생했다.

무려 11년 전의 작품이 드라마로 리메이크된 것이다.

원작이 엄청난 호평을 받은 만큼 '돼지의 왕'은 드라마 제작 소식이 들리자마자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티빙 '돼지의 왕'은 원작의 메시지와 분위기, 고독하고 심오한 흐름을 유지하면서 '폭력의 기억'을 회자하는 식의 스토리라인을 유지했다.

그러나 11년 만에 리메이크된 만큼 달라진 부분도 적지 않았다.

등장인물의 직업도 바뀌었을뿐더러 원작에 없던 형사 강진아(채정안 분)가 등장한다.

또 과거에 머물며 절망하고 후회하는 감정 대신 조금 더 폭력적이고 잔인한 스릴러에 초점을 맞췄다.

원작의 비판의식과 복수극이라는 장르적 묘미를 적절히 조화한 작품이 티빙 오리지널 '돼지의 왕'이다.

(위)황경민(김동욱 분)과 (아래)정종석(김성규 분)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은 '돼지의 왕'에서 맘껏 보여준다(사진=티빙 캡처). ⓒOTT뉴스

◆ '두 얼굴의 사나이', 김동욱과 김성규

김동욱의 '돼지의 왕' 출연은 의외였음에도 온당했다.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이름을 알린 김동욱은 '국가대표', '신과함께' 등 선하고 평범한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가 선하고 평범한 캐릭터만 고집한 건 아니다.

그의 필모 중에는 능글능글한 연기를 보인 작품도 꽤 있다.

하지만 대체로 착한 이미지가 부각되는 캐릭터를 많이 맡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김동욱은 이후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지능적인 악역으로 등장하더니 '손 the guest'에서는 심오하고 사연 많은 등장인물로 변신하는 등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그리고 이제는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된 사연 많은 연쇄 살인자로 등장한다.

김동욱 배우의 선한 이미지를 생각하고 '돼지의 왕'을 본다면, 피도 눈물도 없는 황경민 캐릭터를 맡으며 그가 보여주는 변화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다른 반전은 정종석(김성규 분)으로부터 나온다.

'돼지의 왕'에서 김성규 배우는 엘리트 형사로 등장하지만, 이전 작품에서 김성규는 정의와는 거리가 먼 캐릭터를 많이 맡았다.

'범죄도시'의 양태 역으로 주목받은 김성규는 '악인전', '킹덤', '어느 날' 등에서 비윤리적이고 폭력적인 인물을 찰떡같이 연기해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의에 가까운 형사다.

김성규가 연기하는 정종석은 열정적이고 믿음직한 형사지만, 동시에 경민의 메시지를 마주하며 다변화된 인간의 심리를 묘사할 예정이다.

두 배우와 등장인물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될 것이다.

연상호 감독은 '돼지의 왕' 다음으로 '괴이'를 준비 중이다(사진=다음영화). ⓒOTT뉴스

◆ 믿고 보는 티빙·연상호 조합, 연속 홈런 가능할까?

대중매체에서 호응을 얻기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연상호 감독의 '방법'은 토속 신앙 오컬트 장르물의 데뷔전을 훌륭하게 치렀다.

특히 '방법'은 연상호 감독의 첫 드라마 집필작이었음에도 평균 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영화 '방법: 재차의'가 제작되기도 했다.

이때부터 이어진 티빙과 연상호의 연은 '돼지의 왕'에서 두 번, 다음 달 29일에 개봉 예정인 '괴이'에서 세 번 이어질 예정이다.

'돼지의 왕'은 연상호의 색깔을 각색하고 또 다른 장르를 더한 느낌이라면 '괴이'는 '연상호'라는 장르 그 자체다.

구교환과 신현빈의 출연으로 주목받고 있는 '괴이는' 칸에서도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괴이'와 '술꾼도시 여자들'은 칸 국제 시리즈 비경쟁 부문인 '코리아 포커스'에 초청됐는데, 이는 국내 OTT 콘텐츠 최초의 경우라고 한다.

흥행을 위한 초석은 이미 깔린 '돼지의 왕'과 '괴이'.

티빙과 연상호의 조합이 연속 홈런을 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원작 못지않은 완벽한 실사화 작품 '돼지의 왕'은 티빙에서 볼 수 있다.

◆ OTT 지수

1. 연기 (조연/주연 연기력에 대한 전반적 평가): 10

2. 스토리(작품의 재미, 감동 그리고 몰입도): 9

3. 음악 (작품에 삽입된 OST와 음향효과 등 전반적인 사운드): 9

4. 미술 (미장센, 영상미, 촬영지, 의상, 배경, 인테리어, 작품 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 움직임 등이 얼마나 작품을 잘 담아내는지): 8

→평점: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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