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계정 공유 정책' 돌변…이용자 '치사하고 더럽다'

넷플릭스, 중남미 3개국 계정 공유 추가 요금 부과
전세계 이용자들 반응 싸늘해
성기현 교수, "소비자는 결국 콘텐츠 선택"

황지예 승인 2022.03.22 14:18 | 최종 수정 2022.03.22 14:33 의견 0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추가 요금 부과를 둘러싼 이용자들의 반응이 냉랭하다(사진=아이스톡). ⓒOTT뉴스


넷플릭스가 지난 16일 계정 공유에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해당 정책은 칠레, 체코, 코스타리카 중남미 3개 국가에서 테스트를 시작하며, 스탠다드·프리미엄 요금 가입자는 본 계정 외 최대 2개의 하위계정을 추가할 수 있다.

이 하위계정들은 각각 독자적인 비밀번호와 프로필을 가지며, 계정당 추가 요금은 칠레 2,380페소(약 3,600원), 코스타리카 2.99달러(약 3,600원), 페루 2.11페루 솔(약 2,6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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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미 작년 이맘때 실시간으로 이메일이나 텍스트 코드를 인증하도록 해 비밀번호 공유를 제한하는 방법을 시험한 바 있어, 계정 공유를 판별하는 방식도 이와 유사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넷플릭스 요금제는 스탠다드는 2명, 프리미엄은 4명까지 동시접속이 가능해 많은 이용자들이 공공연하게 지인들과 'n인팟'(n명이 모여 계정을 공유하는 모임)을 꾸려왔다.

이에 '벗츠' 등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하는 플랫폼도 등장했으며, 함께 공유할 사람을 찾는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심심치 않게 올라오기도 한다.

따라서 넷플릭스의 이번 발표를 둘러싼 이용자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다.

넷플릭스의 지난 2017년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사진=넷플릭스 트위터).ⓒOTT뉴스


특히 지난 2017년 넷플릭스가 트위터에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것이 사랑이다', '넷플릭스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있지만, 우리는 불평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한 것이 밝혀지며 이용자들은 '코스타리카에서는 유효하지 않은 사랑 방식이냐', '언제 이 트윗을 삭제하는지 두고 보겠다' 등 한 입으로 두말하는 넷플릭스의 태세 전환을 비난하고 있다.

국내 이용자들의 반응도 냉랭한데, '치사하고 더럽다'는 의견이 다수다.

특히 지난해 11월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가격을 인상한 바 있어 넷플릭스 요금을 둘러싼 국내 이용자들의 불만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넷플릭스 관계자는 "해당 기능의 테스트는 칠레, 페루, 코스타리카 등 총 3개 국가에서만 진행할 예정"이라며 "정식 요금제가 아닌 테스트이며, 다른 국가에서의 테스트 진행 여부는 현재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요금 인상 등 특정 국가에서 시행한 정책을 타 국가로 확대해왔기에, 이번 조치도 한국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의 성기현 연세대 겸임 교수는 이와 같은 상황을 두고, "만약 해당 정책이 한국에 도입된다면 현재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하는 이용자가 많아 도입 초기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유료방송의 가격이 꽤 높아서 유료방송 대신 OTT를 선택하는 '코트 커터(code-cutter)족이 많은 미국과 다르게, 한국은 유료방송이 저렴하다"며 "따라서 한국 소비자들은 가격 때문에 OTT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어서 OTT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한국 이용자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넷플릭스가 계속 양질의 흥미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면 소비자는 비싼 값을 지불하더라도 콘텐츠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에 추가 요금을 지불하는 것에 "가족 외 사람들과 계정을 공유하는 것은 훌륭한 TV 프로그램과 영화에 투자하는 넷플릭스의 능력에 영향을 끼친다"며 추가 요금 부과 이유를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주가가 5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코로나 수혜를 입기 전과 비슷하게 떨어질 정도로 넷플릭스의 수익이 악화되고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요금 인상·추가 요금 부과 등을 단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가 소비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계정 공유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다른 국가로 확대할지, 이런 정책이 이용자들의 만족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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