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서보원 OTT 2기 리뷰어] 전쟁은 참혹하다.
전쟁통에서 유년기를 보냈다면 더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현실적이고 조숙한 아이라면 일찌감치 애국심에 복받쳐 소년병에 지원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그런 아이에게 낭만을 지키려는 엄마와 적인 줄 알았던 이성이 등장한다면 어떨까?
전쟁 속 낭만과 사랑을 그린 영화, <조조 래빗>이다.
'히틀러 유겐트'라고 불리는 히틀러 청소년단 훈련에 참가한 조조 베츨러(로먼 그리핀 데이비스 분)는 토끼를 죽이라는 지시를 받지만 이를 해내지 못하면서 겁쟁이라고 놀림 당하며 '조조 래빗'이라고 불리기 시작한다.
결국 큰 부상을 입고 징집되지 못한 조조는 엄마 로지(스칼렛 요한슨 분)의 위로를 받으며 나치군의 잡일을 도맡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조조는 엄마의 방에서 숨겨진 문을 발견하는데, 거기서 유대인 엘사 코르(토마신 맥캔지 분)를 만난다.
로지가 엘사를 데려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조조는 엄마에게 배신감과 의아함을 동시에 느낀다.
엘사가 자신을 고발하면 엄마에게 해가 될 거라며 협박하자 조조는 엘사를 알아가며 유대인을 공부하기로 작전을 바꾼다.
친해지는 과정에서 엘사를 좋아하게 된 조조.
마음을 연 조조는 엘사에게 자유 시간을 주며 관심을 표하기 시작한다.
감정선이 아슬아슬한 순간, 조조는 상상 속 히틀러(타이카 와이티티 분)에게 "충성심이 의심스럽다"는 말을 듣게 되고 사랑과 충성 사이에서 혼란을 겪게 된다.
그러다 엄마 로지가 교수형에 처해 매달려 있음을 알게 된다.
유대인을 구해주려 하고 독일의 전쟁을 반대하던 로지가 고발을 당한 것이었다.
복수심에 차오른 조조는 괜한 마음에 엘사를 칼로 찔러 보지만 깊게 찌르지 못한 채 울어 버린다.
한편 연합군의 공세에 독일은 궁지에 몰리고 조조가 살던 마을 역시 침공을 당한다.
요키도, 간호장교 람(레블 윌슨 분)도, 클렌체도르프도 모두 꼼짝없이 죽음 앞에 놓인다.
결국 연합군이 승리하고, 포로로 잡힌 클렌체도르프 대위는 군복을 입어 잡혀 온 조조를 구해주고 사살당한다.
엘사가 떠나지 않기를 바랐던 조조는 독일이 전쟁에서 이겼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하지만, 결국 엘사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조조는 끝내 상상 속 히틀러를 쳐내는 데 성공한다.
엘사와 함께 떠나기로 결심한 조조는 엘사에게 평화로운 바깥세상을 보여준다.
그리고 둘은 춤을 춘다, 마치 자유로운 나비 한 쌍처럼.
영화 <조조 래빗>은 크리스틴 뢰넨스의 소설, <갇힌 하늘>을 각색한 작품이다.
사랑스러운 영화의 분위기에 비해 소설은 어둡고 절망적이다.
주인공 조조는 열 살이 아니라 17살로 등장하며 전쟁에서 더 심한 부상을 입고 집에 돌아온다.
특히 결말이 큰 차이를 보이는데 엘사의 생살여탈권을 쥐어 잡은 조조는 종전이 됐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고 4년 동안 엘사를 감금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자유로운 춤은 원작에서 볼 수 없었다.
하지만 타이카 와이키키 감독의 조조는 달랐다.
주인공의 나이를 더 어리게 설정해 소년의 시각을 첨가했고, 사랑과 낭만을 알려주는 엄마 로지도 있었다.
로지는 사랑을 알아채는 방법, 낭만의 순간이 어떤 것인지, 올바른 행동이 무엇인지 그리고 춤을 왜 춰야 하는지도 알려줬다.
그렇게 히틀러의 청소년단이었던 조조는 성숙한 청년이 되었다.
"삶은 신의 선물이야, 즐겨야지"
12세 관람가 영화답게 제2차 세계 대전이 배경임에도 와이키키 감독 특유의 코미디로 제법 유쾌하게 영화가 전개된다.
게다가 조조와 로지의 우아한 착장과 마을 분위기, 적재적소에 깔리는 음악은 감탄을 자아낸다.
"하일 히틀러"라는 나치식 경례에 맞춰 비틀스의 <I Want To Hold Your Hand>가 등장하는 장면은 풍자와 해학이 넘친다.
아, 참고로 와이키키 감독이 직접 히틀러 역할을 도맡았는데 이것이 영화를 더욱 즐겁게 만든다.
시큰해지는 콧잔등과 함께 흐뭇하게 웃고 싶다면 <조조 래빗>을 추천해 본다.
<조조 래빗>은 디즈니플러스에서 볼 수 있다.
디즈니플러스 <조조 래빗>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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