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박시원 OTT 평론가] 그날 밤 그녀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나. <레이디스 나잇>
사건이 발생한 건 한순간이었다.
대학 새내기부터 우정을 다져온 그녀들은 10년 만에 완전체로 뭉쳐 결혼을 앞둔 제스(스칼렛 요한슨 분)의 처녀 파티를 즐긴다.
더 화끈하게 즐기기 위해 스트리퍼를 불렀지만 앨리스(질리언 벨 분)의 실수로 스트리퍼의 머리가 찍혀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한순간에 살인 용의자가 된 친구들은 머리를 맞대고 사건을 무마하려 그날 밤을 꼴딱 세우며 영화는 전개된다.
장르가 코미디인 것도 있지만, 이 영화가 그 이상의 큰 재미를 주는 이유가 있다.
▶ 완벽하게 들어맞는 모든 서사
보통 코미디 영화거나 B급 장르의 매력을 가장 우위로 두는 영화는 줄거리 혹은 그 안에 디테일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영화는 하룻밤 새에 일어난 일을 다루는 것이 곧 모든 이야기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도록 하고, 모든 웃긴 장면의 요소가 다 일어날 법한 일이라 현실성 또한 갖는다.
범죄 현장이 되어버린 숙소와 '딩동' 하는 초인종 소리와 함께 하나씩 찾아오는 난관은 우리에게 다음은 또 어떤 웃긴 상황이 펼쳐질지 자연스레 기대하도록 만든다.
▶ 탁구 랠리를 보는 듯한 티키타카 대사
분명 진지하게 서로 주고받는 대사이지만 어두운 표정과 달리 내뱉은 말은 배를 부여잡고 깔깔거리게 하는 웃긴 내용이 주를 이룬다.
말 그대로 완벽한 '티키타카'를 보여주는 대사들은 마치 끝없는 랠리가 펼쳐지는 탁구 경기를 보는 듯하다.
특히 청소년 관람 불가라는 설정에 맞게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는 19금 농담은 적나라하지만 그만큼 웃음을 선사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이다.
▶ 다른 사람은 없는 그저 다섯 여성의 하룻밤 이야기
원제는 비록 '러프 나잇'(Rough Night)이지만 번역된 제목인 '레이디스 나잇'(Ladies' Night)은 그 의미를 충분히 보여준다.
별장이 라는 국한된 공간에서 다섯 여자가 주체적으로 끌고 가는 이야기는 마치 연극 무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제스의 남자친구 피터(폴 W.다운스 분)가 선거를 앞둔 제스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그 어떤 막무가내의 행동도 하지 않는 것, 강도를 처치하는 것이 또 다른 스트리퍼로 왔던 남자가 아닌 앨리스였다는 것 등 여성이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장면이 많다.
이는 예시로 언급한 것뿐, 한 장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주체성이 곧 영화 전반적인 내용과 자연스레 어우러져 서사가 진행된다는 점이 아주 큰 매력이다.
아마 이 영화를 시작할 땐 배우 스칼렛 요한슨에 이목이 쏠려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된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서 다섯 명의 각자 다른 매력에 빠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제스가 호주에서 친해진 친구로 나오는 피파(극 중 별명 '키위', 케이트 맥키넌 분)의 귀여운 호주 악센트는 배우의 태생이 미국인 것도 잊게 할 정도이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남은 더위 조각도 배꼽과 함께 시원하게 날려버릴 영화 <레이디스 나잇>은 지금 왓챠, 티빙, 시즌에서 볼 수 있다.
크레딧이 조금 올라간 뒤 나오는 쿠키 영상도 잊지 않길 바란다.
<레이디스 나잇> ▶ 바로가기(티빙)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