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이민주 OTT 1기 리뷰어] 이 영화를 보기로 결심한 데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그저 적당한 퀄리티의 액션 영화를 보며 주말의 여유를 즐기고 싶었을 뿐.
복수를 다룬 영화들은 세상에 수없이 많고,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나는 그들 중 상당수를 보았으며, 예측 가능한 서사 속에서 편안함과 더불어 약간의 스릴을 즐기고 싶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며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퍼즐 조각을 던져 놓듯 서로 연관 없는 듯 보이는 사건들이 주어지고, 극적인 전개로 상황이 순식간에 반전되었다.
여기서 이런 사건이? 이런 전개로?
수많은 의문과 물음표가 머리에 차곡차곡 쌓여만 갔고, 나는 자문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이 영화, 장르가 뭐지?
◆ 이거 코미디 영화인가? - 아기 돼지 세 마리의 존재감
우선, 아기 돼지 세 마리 이야기를 해보자.
영화가 흘러가는 내내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진 모습을 보이는 이 허당끼 넘치는 아저씨들은 놀랍게도 각자의 분야에서는 전문가이다.
저런 인간들이 도대체 이 험난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왔을까 싶다가도, 뜬금없이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는 식이다.
이들은 코미디와 액션을 오가며 활약하는 주역들이다.
영화가 무거워지려고 할 때 기분 좋은 가벼움으로 심적 부담을 낮춰주고, 그러면서도 영화의 내용이 진행되는 데 있어서 뚜렷하게 한 사람분의 역할을 한다.
레나르트(라스 브리히만 분)가 상담사 역할을 자처하며 근본 없는 심리 치료를 펼치는 장면이나, 셋 중 가장 뚱뚱한 에멘탈러(니콜라스 브로 분)가 순식간에 총기를 조립한 뒤 난사를 하는 장면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이거 액션이 아니라 코미디 영화 아니야?
◆ 아저씨, 눈빛에 손 베이겠어요 - 매즈 미켈슨의 연기
아기 돼지 세 마리가 뿜어내는 허당끼 때문에 영화가 코미디의 영역으로 기울어갈 때, 묵직하게 중심추 역할을 수행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주인공인 마르쿠스(매즈 미켈슨 분)이다.
그는 말수가 적은 편이다. 사실, 말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
대배우 매즈 미켈슨은 서슬 퍼런 눈빛만으로도 감정을 전달하고 분위기를 압도한다.
극 중에서 마르쿠스는 바위 같은 인물이다.
아기 돼지 세 마리가 수선을 떠는 중에도 시종일관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며 서사의 중심에 있는 비극적인 사건을 상기시킨다.
그러니 곤란해지는 쪽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다.
분명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서 복수극을 준비하는 내용인데, 아기 돼지 세 마리를 보니 웃음은 나고, 그 와중에 마르쿠스의 눈치가 보여서 마음 놓고 웃지도 못하니 말이다.
마르쿠스는 이 영화의 장르가 액션 또는 드라마임을 상기시킨다.
◆ 우연,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던 - 철학적인 주제
때로 살아가다 보면 그저 우연히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고통과 슬픔에 빠진 사람들은 비극의 원인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거기에 탓할 대상은 없다.
이 세상이 작동하는 수많은 방식 중 몇 가지가 교묘하게 맞물리며 그것이 결과로 도출되었을 뿐이다.
놀랍도록 냉정하고 무시무시한 이 사실이 영화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의 근본적인 주제이다.
이 지점에서 다른 복수극들과 이 영화 사이에 존재하는 가장 큰 차이점을 발견했다.
사실 복수극이란 지극히 오만하고도 무력한 장르이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나의 힘으로 최선을 다해 되돌려 보고자 몸부림치는 것이 복수가 아니던가.
운명의 결과에 대한 반항이라니 얼마나 오만한가.
복수에 성공한다고 비극이 되돌려지는 것도, 죽은 자가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얼마나 무력한가.
이 영화는 복수극이 가진 이 오만하고 무력한 특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일반적인 복수극이 제공하던 헛된 카타르시스 대신 냉정한 현실을 제시한다.
상당한 철학적인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자, 그래서 이 영화의 장르는 무엇일까? 코미디일까, 액션일까, 드라마일까?
아니면 그냥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라는 새로운 장르의 탄생일까?
모든 장르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각각의 매력을 잃지 않은 영화, 왓챠 익스클루시브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는 왓챠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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