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이민주 OTT 1기 리뷰어] 넷플릭스를 보기 시작하면서 생긴 은밀한 취향이 있다.
오늘은 이 은밀하고도 발칙한 나의 취향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나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귀여운 캐릭터와 감동적인 스토리로 가득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냐고? 당연히 아니다.
하위문화에서 시작해서 다양한 팬들을 기반으로 수많은 팬덤 문화를 탄생시킨 재패니메이션이냐고? 이것도 아니다.
애초에 그런 고상한 취향이었으면 이렇게 지면을 할애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은 가령 이런 식이다.
술주정뱅이인 데다 정신이 나간 천재 과학자 릭이 등장해 얼빠진 사춘기 손자 모티를 데리고 외계를 탐험한다.
술에 잔뜩 취한 채로 우주선을 몰다가 사고 내는 것은 기본이고, 다중 현실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자신들을 가차 없이 처형시키기도 한다.
가족 상담에 가기 싫다는 이유로 자신을 오이 피클로 바꿔버린 후 생쥐랑 싸우지를 않나, 노숙자의 몸 안에 테마파크를 짓기도 한다.
이 모든 정신 나간 에피소드들이 원색에 가까운 화려한 작화와 선정적이기 짝이 없는 연출로 눈앞에 펼쳐진다.
자, 여기까지 글을 읽고 벌써 제목을 검색해봤거나, 아니면 내심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우리 솔직해지기로 하자.
그리고 겸허히 받아들이자. 당신도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70억에 육박한다는 인류 중에 이런 애니메이션이 취향인 사람도 존재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
실제로 <릭 앤 모티>는 미국에서 상당한 인기가 있다.
누군가가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를 보며 깔깔댈 때, 행성을 통째로 임신시켜버린 미친 할아버지 과학자의 이야기를 보며 힐링을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꽤 된다는 말이다.
자신의 취향에 솔직해지기로 결심하고, 열린 마음으로 <릭 앤 모티>를 보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더 이상 스트레스를 잔뜩 받은 날 홀로 술을 들이킬 필요가 없다.
<릭 앤 모티>에 몰입하다 보면 현실이 아득해지고, 정신이 몽롱해지고, 그저 키득키득 웃다 보면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질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처럼 확실한 장점이 있다고 해도 소개팅 자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넷플릭스 시리즈가 <릭 앤 모티>라고 말하지는 마시라.
뭐 그 이유야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당신도 잘 알 테고, 원래 좋은 것은 조금 은밀하고 조용하게 즐겨도 되는 것 아니겠나.
워낙 정신없고 중구난방인 스토리 전개라 여러 번 봐도 매번 새로운 느낌이기에 정주행이 끝난 후에도 좌절할 필요가 없다.
그저 처음부터 다시 보기 시작하면 될 일이다.
나는 모든 에피소드를 세 번 이상은 봤기 때문에 슬슬 릭 금단현상이 오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마침 <릭 앤 모티> 시즌 5가 넷플릭스에 매주 올라오고 있다.
이 글을 통해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한 당신이라면 앞으로 즐길 수 있는 에피소드가 무궁무진하다는 말이다.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끝으로, <릭 앤 모티>가 취향인 당신을 위해 비슷한 느낌의 애니메이션을 몇 편 남겨놓도록 하겠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릭 앤 모티>와 아래의 애니메이션들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하다.
발칙하고 즐거운 시간 되시길.
넷플릭스 <릭 앤 모티> ▶바로가기
넷플릭스 <패러다이스의 경찰들> ▶바로가기
넷플릭스 <빅 마우스> ▶바로가기
넷플릭스 <슛! 반드시 빅리그> ▶바로가기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