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안재성 OTT리뷰어]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역사적인 영웅이자 100원짜리 동전의 주인공 이순신 장군의 해상전투를 다룬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 얼마 전 개봉해 흥행에 성공했다.
2014년 개봉해 1700만 관객을 동원한 <명량>에 비해 성적은 조금 떨어졌지만, 영화의 매무새는 훨씬 깔끔했다.
평단의 평가 또한 지난 <명량>에 비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과연 어떤 점이 달라졌기에 반응이 뒤바뀌게 된 걸까?
◆줄거리
임진왜란이 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선은 한양까지 왜군의 진격을 허용하고 만다.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왜군은 이미 조선은 손에 넣었다는 듯 명나라를 목표로 병력을 집결시켰고 임금 선조는 의주로 도피해 망명을 준비하는 상황, 조선의 운명이 위태롭던 이 순간 이순신 장군(박해일)은 왜군을 막기 위해 전투를 준비하는데...
◆절제된 감정
<명량> 이후 8년이 지나 개봉한 한산은 전작에 비해 기름기가 쫙 빠진 담백한 영화였다.
인물들의 개인 서사는 대폭 축소됐고 오로지 두 장수의 전략 싸움과 정세의 움직임에 집중해 시종 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듯한 속도감을 만들어냈다.
또 위태로운 상황에 이순신 장군이 느낀 압박감과 민초들의 희생을 표현할 때도 과한 감정표현은 거의 없었고 절제된 연출이 주를 이루는데 이런 담백한 표현과 연출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강했다.
소설에서 인물이 시련을 마주한 상황을 표현할 때 '터져 나오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와 '달이 뜬 하늘을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이 두 문장 중 어느 것이 좋은 문장일까?
인물의 상황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싶다면 당연히 전자겠지만 독자 스스로 상황을 이해하게 만들어 더 깊이 있게 전달하고 싶다면 당연히 후자일 것이다.
이는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명량>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을 비교해보자면 <명량>에서 인물의 희생을 표현할 땐 소리를 지르며 치맛자락을 휘두르고 쓰러진 인물의 얼굴을 클로즈업해 수십 초 동안 감정에 호소한다.
반면 <테넷>에선 자신의 희생을 직감한 인물과 동료가 대화할 때 '그 문을 열 사람은 나뿐이지?' '너만큼 잘 따는 사람은 없지' 단 두 마디를 던진다.
이전에도 놀란 감독은 <다크나이트>에서 웨인(크리스찬 베일)의 희생을 표현할 때 그저 담담한 대사와 도망치는 뒷모습만으로 벅차오르는 멋짐과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의미를 전달했다.
그런 의미에서 <한산>은 전작에 비해 확실히 깊이가 있었고 전체적인 구성 또한 잡다한 부분이 아닌 전쟁 단 하나에 집중했기에 몰입감 또한 뛰어났다.
◆두 주연에 집중
한산은 앞서 말했듯 인물들이 비중을 과감하게 축소했다.
정씨 부인(김향기), 임준영(옥택연), 이억기(공명), 가토 요시아키(김성균) 등의 인물들은 개인 서사는 거의 보여주지 않은 채 전쟁의 정세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만 수행한다.
이렇게 줄어든 주변 인물의 비중은 자연스레 두 장수의 존재감으로 이어졌고 영화의 흐름 또한 명확해졌다.
한데 주변인물의 서사가 아예 없다 싶이 하니 때때로 이들이 등장할 때 극의 진행이 살짝 끊기는 느낌도 들기도 했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기에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게 다가왔다.
◆액션
처음부터 끝까지 해전 하나만 보고 달려가는 영화인 만큼 전투 상황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이었는데 <한산>은 이를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물에서 촬영한 적이 없음에도 바다는 CG티가 나지 않았고 배의 움직임, 충돌, 포격 장면들 모두 그 현장감이 느껴질 만큼 수준이 높았다.
다만 전투씬 전체가 큰 틀에서 보면 비슷한 패턴의 반복이라 아쉬웠지만 액션의 시각적인 쾌감이 워낙 강하니 그다지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었다.
이렇게 전작의 비판을 수용하고 확실히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낸 영화 <한산>은 현재 쿠팡 플레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8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8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6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6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7
→ 평점: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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