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OTT 시점] 두 기자의 콘텐츠 파헤치기, '주(咒)'

기승전결의 흐름을 따라가며 살피는 작품 이모저모

편슬기, 이현주 승인 2022.07.15 10:30 의견 0
영화 '주(咒)' 포스터(사진=넷플릭스). ⓒOTT뉴스


■ 전지적 OTT 시점이란?

OTT뉴스의 기자 셋이 OTT 전문지 기자 시점으로 신작을 두고 솔직한 의견을 가감 없이 풀어놓는 코너입니다. 이번 주에는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한 영화 '주(咒)'를 보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 이번주 코너에는 두 명의 기자가 담론을 주고 받았습니다)

■ 기자 소개

이현주 기자: '작품 하나에 취향 한 평' 콘텐츠로 세상을 보고, 선호의 세계를 확장해나가는 중입니다. (이하 '이')

편슬기 기자: 재밌는 것만 보고 맛있는 것만 골라 먹는 문화 편식주의자를 지향합니다. (이하 '편')

■ 관객을 영화 안으로 '초대' 하다

스크린 너머에서 관객에게 말을 거는 주인공(사진=넷플릭스). ⓒOTT뉴스


편: 오늘은 대만에서 엄청난 흥행 성적을 거둔, 공포영화 '주(咒)'를 주제로 얘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대한 기대를 꽤 했어요. 기다리던 영화였거든요.

이: 대만에서 무섭기로 유명하다는 얘길 들었어요. 저는 공포영화를 무서워해서 잘 못 보는 편인데 전지적 OTT 시점 주제로 선정되서 어렵게, 어렵게 봤습니다(웃음)

편: 저는 영화 시작부터 굉장히 효과적인 방법으로 공포를 유발시킨다는 생각을 했어요.

생각, 의지가 가지는 힘에 대해 설명하며 좌우로 돌아가는 관람차, 앞뒤로 움직이는 전철 영상을 보여주잖아요. 그렇게 해서 관객의 머릿 속에 '생각의 씨앗'을 심어놔요.

이: 맞아요 알 수 없는 문양과 뜻 모를 주문을 계속 외워달라고 화면 너머에서 주인공이 관객들에게 말을 걸죠.

편: 문양을 보여주고 주문을 외워달라고 부탁하는 행위에서부터 이미 관객은 영화 속 등장인물이 된 거예요. 직접 출연하지는 않지만 같은 행위를 한 공통점이 생기면서 소위 말해 한 배를 타게 된 거죠. 저는 타겠다고 한 적도 없는데.

이: 영화 자체는 공포영화가 가지는 주된 클리셰가 많이 나타나요. 깜빡이는 전등, 갑자기 물이 내려가는 변기 같은 것들요. 근데 영화가 진행될 수록 어디쯤 무서운 장면이 있겠다 예상은 가는데 영화 도입부의 장치들 때문에 오히려 더 무서워져요.

편: 그러니까요. 그래서 내가 아까 본 문양은 뭐고 주문이 어떤 뜻이길래 영화가 갈수록 불길해지지 싶은 거에요. 그리고 영화의 엔딩에서 불안은 현실이 됩니다.

■ 핸드헬드, 페이크 다큐 기법으로 '더 생생하게'

스마트폰 촬영 모드로 현실감을 더한다(사진=넷플릭스). ⓒOTT뉴스

이: 영화가 1인칭 시점인 핸드 헬드 기법으로 찍어서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는 생각을 했어요.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곤지암이 대표적인 예죠. 주를 보셨다는 분들의 리뷰를 훑어보니 좀 정신 없고 멀미가 난다는 분들도 계시는 모양이더라고요? 소재 자체도 거북할 수 있는데, 화면까지 흔들려서 더 공포스럽더라구요.

편: 페이크 다큐 형식에 핸드 헬드까지 섞여서 확실히 다른 공포영화들에 비해 현실감이 살았어요. 게다가 스마트폰 촬영과 자동차 블랙박스 영상까지 넣어서 핸드 헬드 기법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참신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래도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아이가 비명을 지르면서 엄마를 찾는데 카메라부터 챙기지 않나, 어딜가든 카메라 촬영을 하는 모습에서 "아 맞다 이거 영화지"하고 현실로 빠져나오게 되더라고요.

이: 그것도 어쩌면 감독의 의도일 지도 모른단 생각을 했어요. 뭔가 흐름이 깨진다는 걸 감독 본인도 편집하면서 제일 잘 알지 않았을까요? 그럼에도 그냥 뒀다는 건 다 생각이 있어서겠죠?

편: 이걸 감독이 의도한 걸 수도 있고 아니면 도저히 카메라 없이는 연출할 수 없는 장면이라 어쩔 수 없이 택한 방법일 수도 있고요. 어떤 게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는 그 부분이 좀 아쉬웠어요.

이: 저도 편 기자님 의견에 공감해요. 핸드 헬드 기법을 적용할 수 없는 부분에서는 일반적인 촬영 방식으로 갔어도 되지 않았을까란 생각.

불쾌하고, 불편하고 , 불길한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문양(사진=넷플릭스). ⓒOTT뉴스

편: 현실로 빠져 나오게 되면서도 계속 문양과 주문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다보니 주인공이 어떤 의도로 초반 영상을 찍고 도움을 달라고 했는지 슬슬 감이 오더라고요.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감독이 악의를 갖고 영화를 찍은 건가 싶은 불쾌감이 들었어요.

이: 네. 워낙 강력한 스포일러라 말하기는 조심스러운데, 영화가 픽션이란 걸 알지만 그래도 불쾌하고 찝찝한 느낌이에요. 영화를 보신 분들이 같은 감정을 느꼈다면 감독이 의도한 바가 잘 전달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편: 이런 류의 괴담이 인터넷에서 많이 돌아다니잖아요?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의 글을 영상화 했다는 느낌이여서 저는 재밌고 무섭게 잘 봤어요. 근데 싫어하시는 분들은 또 엄청 싫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평점이 1점 아니면 5점이다란 말이 있는 것 같아요.

뒤틀린 모성애라는 관점도 있던데 차라리 그럴거였으면 주인공을 정말 아이만 생각하는 악역으로 등장시켰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있어요. 관객에게 미안해하지 않고 자신의 아이만을 생각하는 엄마로요. 어중간한 선의가 작품을 미지근하게 만들어서 아쉽달까요.

이: 저는 유독 벌레가 많이 나와서 현실적인 공포를 더 느끼기도 했어요. 점프스케어(갑자기 튀어나오는 연출)는 별로 없었지만 시각적으로 징그러움을 느끼는 요소가 꽤 있었어서 개인적으로는 정말 감상이 쉽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편: 몇몇 분들은 관람 한줄 평으로 "이 편지는 영국에서부터 시작되어..."라고 말씀하시던데 저도 완전 공감입니다(웃음)"

■ 총평

이: 열대야처럼 불쾌하게 엄습해오는 공포

편: 기쁨을 나누면 배가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되는데..

■ OTT지수 (10점 만점)

편 기자

1. 연기 (조연/주연 연기력에 대한 전반적 평가): 5
2. 스토리(작품의 재미, 감동 그리고 몰입도): 6
3. 음악 (작품에 삽입된 OST와 음향효과 등 전반적인 사운드): 8
4. 미술 (미장센, 영상미, 촬영지, 의상, 배경, 인테리어, 작품 색감 등): 5
5. 촬영 (카메라 구도, 움직임 등이 얼마나 작품을 잘 담아내는지): 7

→ 평점: 6.2

이 기자

1. 연기 (조연/주연 연기력에 대한 전반적 평가): 5
2. 스토리(작품의 재미, 감동 그리고 몰입도): 7
3. 음악 (작품에 삽입된 OST와 음향효과 등 전반적인 사운드): 8
4. 미술 (미장센, 영상미, 촬영지, 의상, 배경, 인테리어, 작품 색감 등): 6
5. 촬영 (카메라 구도, 움직임 등이 얼마나 작품을 잘 담아내는지): 4

→ 평점: 6

■ OTT뉴스 기자들의 추천 지수는?

OTT뉴스 기자들의 추천 지수는 모두 '추천'을 기록했다.(사진=OTT뉴스). ⓒOTT뉴스


■ 넷플릭스 <주(咒)>

<주(咒)>는 6년 전 종교적 금기를 깨고서 저주받은 여인이 자신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 행동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그가 깬 금기는 무엇이며 어떤 저주가 그들을 쫓는 것일까?

▷ 감독: 케빈 코

▷ 각본: 장쯔웨이, 케빈 코

▷ 출연: 환옌차이, 잉환카오, 모하메드 엘젠디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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