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모든 여성이 자유로워지는 그날까지,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넷플릭스: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안수민 OTT평론가 승인 2022.06.30 10:28 의견 0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포스터(사진=다음영화)

[안수민OTT평론가] “한국은 2021년 1월 1일부로 임신한 여성의 자기 낙태를 처벌하는 형법과 의사가 임신한 여성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경우를 처벌하는 형법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여 실질적으로 낙태죄는 폐지되었다.”

한국은 오랜 기간 여러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2021년 드디어 낙태죄가 폐지되었다.

그러나 2022년 믿을 수 없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지 시간 2022년 6월 24일, 49년만에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한 이른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공식폐기 함으로써 낙태권 존폐 결정이 각 주 정부 및 의회의 권한으로 넘어가게 됐다.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인간의 자유를 침범하는 결정이 2022년에 나온 것이다.

이는 여전히 ‘여성’은 인간 그 자체로 존중 받지 못한 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고통을 받는 피해자들의 그림(사진=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공식예고편)

‘n번방 사건’ 또한 여성을 한 인격체가 아닌 성적으로만 보는 시선에서 비롯된 성범죄로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이 가담한 참담한 범죄이다.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는 성착취물을 제작하여 끔찍한 범죄를 일삼는 온라인 채팅방을 공론화 시키고 주범들을 찾아내기 위해 용기와 끈기를 갖고 끝까지 범죄를 추적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2018년부터 운영되던 성착취물 유포 사이트가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공론화되면서 온라인에서 상상도 할 수 없이 끔찍한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기 시작했다.

처음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기자들 그리고 형사들까지 실제로 n번방을 없애기 위해 행동한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다양한 전문가들이 말하는 디지털 성범죄 그리고 n번방 사건의 가장 중요한 발단이 돼주었던 피해를 드러낸 용기 있는 피해자들의 이야기까지, 종합적인 이야기를 2시간이 되지 않는 다큐멘터리에 모두 담아냈다.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는 냉정한 시선으로 피해 사실을 보여주며 피해자가 받았을 고통을 아주 조금이나마 겪어보는 감정이 들도록 한다.

그러나 절대 자극적이거나 폭력적인 시선으로 피해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 얼마나 끔찍한 범죄가 일어났었던 것이고 얼마나 어렵게 n번방 사건이 공론화 될 수 있었는지 보여준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18년 2,289건이었던 디지털 성범죄는 해마다 늘면서 작년 2021년 한 해에는 10,353건에 이르렀다.

일 년 내내, 매일같이 디지털 성범죄가 일어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고 그만큼 수많은 여성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뜻이다.

n번방 사건이 한국을 휩쓸고 지나갔고 주범들은 잡혔지만 디지털 성범죄는 더욱 성행하고 있고 범죄에 가담한 수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우리들의 삶 속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디지털 영상을 넘어 메타버스를 통해 아바타를 이용한 성범죄와 미성년을 대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하기까지 하는 것이 실상이다.

N번방을 공론화 시키고 관심을 가진 인물들(사진=‘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공식 예고편)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영화의 엔딩에 나오는 처음 피해 사실을 드러낸 용기있는 여성의 이야기이다.

그 여성은 더 이상 자신과 같은 고통을 받는 여성들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많은 위협을 무릅쓰고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고 한다.

수 많은 고민과 걱정 끝에 경찰들을 찾아왔을 그녀의 심정에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들은 수많은 범죄의 대상이자 당연해 보이는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다양한 분야, 다양한 곳에서 수많은 차별을 받고 있다.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속의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낸 사람들처럼 더욱 많은 사람이 그리고 필자 또한 용기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는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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