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작으로 계획돼 있는 드라마 '미즈마블'은 공개된 직후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마블의 차세대 히어로의 성공적인 등장을 알렸다.
현재 3회까지 공개된 상태기 때문에 온전한 평가를 내리기엔 조심스럽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첫 등장과 함께 받았던 스포트라이트가 다소 무색해 보인다.
6부작이라는 한정된 에피소드 내에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작중 주인공인 카말라 칸은 파키스탄계 무슬림 미국인 설정이며 배우 이만 벨라니는 파키스탄계 캐나다인이다.
그러다보니 드라마 속에서 파키스탄과 무슬림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가 없다.
이를 자연스레 풀어내고자 드라마의 전반부는 오빠(사가 샤이크 분)의 결혼식 준비와 이슬람 축제를 그리기에 분주하다.
여기에 10대 소녀로서 느끼는 불합리함도 한껏 풀어내야 한다.
이민 1세대인 부모님과 달리 미국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란 카말라 칸은 무슬림 소녀에게 요구되는 억압적인 굴레를 부담스러워한다.
동시에 그녀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캡틴 마블의 당차고 멋진 모습과 꾀죄죄한 도시의 유색인종 소녀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며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여기에 또 하이틴 장르로서 빠질 수 없는 러브라인과 좌충우돌도 넣어야한다.
오매불망 카말라만을 바라보는 백인 남자아이 브루노(매튜 린츠 분)와 갑작스레 등장해서 혼을 쏙 빼놓는 매력적인 전학생 캄란(리슈 샤 분) 사이에서 카말라는 생각할 게 너무나도 많다.
갑자기 얻게 된 초능력 수련도 해야하고, 초능력의 기원인 증조할머니 아이샤도 조사해야 하고, 오빠와 자신을 차별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신의 삶의 의미도 깨우쳐야한다.
물론 이만 벨라니의 톡톡 튀는 매력과 뛰어난 연기력은 부정할 수 없다.
그녀의 활약은 누구라도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마블의 선한 영향력 전파에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기존 마블의 '비장애인 백인 남성'으로 대표되는 일변도적인 히어로상에서 벗어나 여러 문화와 성별의 히어로가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다.
유색인종, 여성, 장애인 히어로들의 등장은 '그들 모두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주니 말이다.
하지만 메시지 전달에 힘을 주다 보니 본 이야기는 약해지는 주객전도가 일어난다.
한 편당 40분 가량의 짧지 않은 구성임에도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너무 많아 전개가 더디게 느껴진다.
에피소드 1 말미에서 악역 분위기를 풀풀 풍기며 등장한 '데미지컨트롤'은 10대 소녀의 논리에 밀리는 페이크 악역으로 전락하고, 카말라의 든든한 우군이 되어줄 것 같던 증조할머니 아이샤의 동료들은 등장한지 한 화만에 느닷없이 피도 눈물도 없는 악당으로 돌변한다.
재기발랄한 하이틴 분위기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히어로의 탄생을 그리려는 분위기 반전으로 볼 수 있지만, 이렇다 할 복선이 없으니 "갑자기 저들이 왜 저러나" 하는 의문만 든다.
좋은 이야기는 메시지를 함유하고 있지만,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해서 좋은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관련 기사]
● [리뷰] 캡틴 마블 덕후, 10대 슈퍼 히어로 되다? '미즈 마블'
아직 '미즈마블'에는 3편의 이야기가 남았다.
드라마 '미즈마블'이 내년에 개봉할 영화 '더 마블스'의 예고편에 지나지 않을지, 아니면 장차 마블을 이끌어나갈 차세대 히어로의 성공적인 데뷔가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