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페이센스, 직접 사용해보니…2차, 3차 재대여 가능

대여 후 2차 대여도 가능한 것으로 확인돼
비밀번호 변경도 손쉽게, '보안'에 취약하다는 약점 분명
미성년자는 이용 가능한 계정도 현재 개발 중에 있어

편슬기 승인 2022.06.14 12:22 | 최종 수정 2022.06.14 15:36 의견 0
많은 논란을 낳고 있는 '페이센스'를 사용해봤다(사진=OTT뉴스). ⓒOTT뉴스

5월말 출시된 OTT 1일 이용권 제공 플랫폼 '페이센스'를 두고 업계와 누리꾼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소비자'로서, OTT 전문 매체 'OTT 뉴스 기자'로서 페이센스를 사용해 봤다.

1분 미만으로 끝나는 간편한 결제와 저렴한 가격은 한 달에 2~3개의 OTT 플랫폼을 이용하며 지불하는 월 구독료 부담이 클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메리트로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페이센스를 이용해 본 결과 카카오톡 메신저 아이디를 이용한 가입과 신용카드 결제로 빠르게 아이디를 대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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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저분한 이용 내역, 추천 서비스는 기대 말아야

페이센스에서 대여한 왓챠 계정 콘텐츠 이용 내역(사진=홈페이지캡쳐). ⓒOTT뉴스


각 OTT 플랫폼에서는 사용자의 시청 내역과 호불호 등 패턴을 분석해 취향에 맞을 새로운 콘텐츠를 추천해 준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페이센스 계정 특성상 이러한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는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기존에 보던 콘텐츠가 있어, 보고 싶은 콘텐츠가 명확하다면 이러한 점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용 내역이 뒤죽박죽이라 지저분한 화면을 참지 못하는 유저들은 곤혹스러울 수도 있겠다.

기자의 경우 완결까지 시청한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정리하는데 그런 시청 습관을 가진 이들이라면 타인의 계정을 굳이 정리해줄 필요가 있을까 싶다.

■ 접속 아이피, 지역, 시간, 디바이스 노출

페이센스 넷플릭스 계정 내 디바이스 최근 시청 기록 내역(사진=홈페이지캡쳐). ⓒOTT뉴스

페이센스에서 대여한 넷플릭스 계정에서는 해당 계정에 접속한 지역과 시간, 접속 아이피와 이용한 디바이스 혹은 인터넷 브라우저 내역을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 인천, 대구 등 지역도 다양하고 파이어폭스 브라우저, 크롬 브라우저도 확인된다. TV는 기종까지 상세하게 표시된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휴대폰 번호 등과 같은 중요 정보는 아니지만 어딘지 찝찝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이를 개의치 않는 사람들이라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크게 지장은 없을 듯하다.

결제에 사용되는 카드 정보도 끝자리 네자리만 공개된다.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웨이브나 왓챠 등에서도 모두 중요 정보는 확인할 수 없었다.

■ 아이디 대여의 대여 가능, '불법'일까?

기자의 페이센스 이용 내역(사진=홈페이지캡쳐). ⓒOTT뉴스


페이센스의 아이디는 2차, 3차 대여가 가능하다.

아이디 대여의 대여가 가능하다는 것은 페이센스 측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본지 기자는 페이센스에서 대여한 왓챠 아이디를 타인에게 대여해 3인이 동시 접속해 시청을 시도해봤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모두 각기 다른 콘텐츠 시청이 가능했다.

페이센스가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등에서 만든 계정을 타인에게 대여해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아이디를 대여한 사용자가 친구나 가족, 지인에게 빌려주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소리다.

페이센스 측에서는 서비스 이용 설명서에 "함께하는 사용자를 위해 다수의 디바이스를 이용하여 동시 시청은 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구매자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다시 재대여해도 이를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다. 페이센스 측이 법으로 정해진 법률을 위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고 설명한 이유와 같다.

■ 아무나 비밀번호 바꾸면 어떡하나?

보안에 취약한 페이센스 계정(사진=픽사베이). ⓒOTT뉴스

비밀번호의 변경이 가능해 대여자가 악의적인 마음을 품고 비밀번호를 바꿀 수도 있다는 점도 서비스 이용에 있어 우려스럽다.

사측에서 곧바로 비밀번호를 수정할 수야 있겠으나 아이디를 대여한 소비자들이 비밀번호 변경을 곧바로 인지할 수 있을리 없으니 즉각적인 대응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페이센스 측이 어떻게 보상을 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비밀번호가 바뀐 시간부터 원래 이용 가능했어야 할 시간만큼의 이용권을 추가로 지급할까?

프로필의 변경이나 잠금도 손쉽게 가능한데 이를 온전히 대여자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점 역시 소비자들에게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시스템의 허점을 노려 만들어진 서비스지만 그 서비스 역시 곳곳이 구멍 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성인 콘텐츠 관람으로 인해 페이센스 서비스는 미성년자의 경우 이용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페이센스 측은 "현재 미성년자도 이용 가능한 계정을 개발 중에 있다. 빠르게 출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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