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센스 홈페이지 화면(사진=홈페이지 캡쳐). ⓒOTT뉴스
최근 OTT 플랫폼을 1일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페이센스'의 출시가 논란이다. OTT라는 새로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계정 공유, 1일권 등 서비스 이용의 불법과 합법 사이에서 업계의 고뇌가 깊어진다.
페이센스는 지난 31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계정 공유 이용권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해당 플랫폼에서는 OTT 계정을 하루 단위로 빌려주는데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원하는 OTT 플랫폼 별 400원에서 최대 600원까지의 금액을 받고 계정을 대여해준다.
제한적 계정 공유를 허용하는 OTT 플랫폼 구조 상 가능한 서비스로, OTT 플랫폼 별로 차이는 있으나 계정 당 최대 4개의 동시 접속과 최대 6개의 프로필을 생성 가능해 소위 '파티원'을 모집하는 데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계정 공유에서 1일 구독권으로 변화한 서비스를 둘러싼 유저와 업계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 OTT 유저, "한 달 단위도 손해보는 느낌“
기존의 OTT 계정 공유 중개 플랫폼은 '구독자'를 중심으로 같은 계정을 공유하는 사용자들이 한 달 단위로 결제되는 구독료를 분담해 가격 부담을 덜어 준다는 점을 공략했다.
개인과 개인 간의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먹튀(먹고 도망가는)’를 방지해 주는 대신 소정의 수수료를 받아 이득을 얻는 형태다.
그러나 페이센스의 1일 구독권은 여기서 더 나아가 회사 명의로 만든 계정을 서비스 구매자에게 하루 동안 이용할 수 있도록 개별 제공한다.
보통 한 달 단위로 구독료를 결제해야 하는 OTT 플랫폼 특성상 유저는 한 달 동안 모든 시간을 콘텐츠 시청에 쏟지 못함에도 온전히 한 달 분의 금액을 지불 해야 한다.
실제로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유저들 사이에서는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때에 보고 그에 따른 가격만을 지불하고 싶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넷플릭스를 3년째 이용 중이라는 A씨는 “하루종일 넷플릭스만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기껏해야 주말에 한 두편 보는 정도인데 한 달 요금을 전부 지불하는 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페이센스의 서비스는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이득인 윈-윈 형태다. 구매자는 한 달 구독료가 아닌 일일 이용료만을 지불하고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으며 판매자는 계정이 순조롭게 판매된다는 전제 하에 한 달 구독료보다 더 많은 금전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넷플릭스를 기준으로, 프리미엄 요금제의 경우 최대 4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며 한 달 구독에 1만 7,000원의 비용이 든다.
페이센스의 넷플릭스 1일권이 600원이므로 넷플릭스 계정 1개당 일 최대 2,400원을 벌 수 있으며 계정당 월 1만 7,000원으로 최대(30일 기준) 7만 2,000원을 벌어들일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웨이브와 티빙은 프리미엄 요금제 1만 3,900원 기준 일 최대 2,000원의 수익을 얻고 월 최대(30일 기준) 60,000원의 이익이 돌아온다.
아울러 매 월, 월말이 30일 혹은 31일로 달라지는 만큼 월 구독료 고정인 OTT 플랫폼보다 더 많은 이득을 가져갈 수 있는 계산이다.
■ OTT 업계, "법적 대응 검토 중"
한쪽이 이득을 보면 다른 한쪽은 반드시 손해를 보기 마련이다.
OTT 1일 구독권의 이득을 페이센스와 유저가 가져간다면, 손해는 고스란히 OTT 플랫폼의 몫이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유저들의 구독 해지율이 올라가고 구독을 유지하는 계정이 전부 페이센스 업체에 한정된다면 OTT 플랫폼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계정 공유를 단속하고 별도의 요금제를 통해 프로필 생성을 추가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 중인 넷플릭스에겐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에 대해 한 계정에서 제공되는 복수의 프로필은 한 가정에서 여러 명의 가족 구성원이 동시에 다른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도록 마련된 서비스이며 약관에서도 이를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웨이브와 티빙, 왓챠 역시도 페이센스의 1일권 판매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법무적 검토를 진행하거나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약관 상의 위반에 대한 법률적 검토일 뿐 법 자체를 위반한 소지는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계정 공유도 문제인데 이를 쪼개 파는 1일권까지 나와 골치가 아프다"며 "회사의 승인 없이 이뤄지는 영리행위는 모두 금지하고 있으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페이센스를 시작으로 비슷한 성격의 서비스가 양산될까 하는 우려가 있다"는 걱정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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