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추앙 맛집 손석'구 씨' X 미정의 출구 없는 매력, '나의 해방일지'

티빙·시즌·넷플릭스: '나의 해방일지'

강지우OTT평론가 승인 2022.05.31 07:00 의견 0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포스터(사진=JTBC 홈페이지). ⓒOTT뉴스

[OTT뉴스=강지우 OTT 평론가] 드라마 '멜로가 체질'부터 '연애 빠진 로맨스', '나의 해방일지', '범죄도시 2'까지 등장하는 작품마다 연타석 홈런을 친 그 남자.

대세 중의 대세, 배우 손석구의 매력은 대체 어디까지일까.

필자가 요즘 만나는 지인마다 그의 얘기가 빠지지 않는데,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와 최근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2'를 보지 않은 사람은 대화에 끼기 어려울 정도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라는 대사에 이어, 이번 '나의 해방일지'에서는 "추앙한다"라는 대사를 통해 대세남으로 등극한 손석'구 씨'의 매력에 빠져보자.

뿐만 아니라 오늘 리뷰를 통해 필자가 이 드라마에 과몰입할 수 있었던 3가지 포인트를 짚어보도록 하겠다.

◆ 첫 번째 포인트, 사랑이 아닌 '추앙'이어야 하는 이유

구씨와 미정이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사진=JTBC 홈페이지). ⓒOTT뉴스

솔직하게 말하자면, 처음 친구의 추천으로 '나의 해방일지'를 정주행하기 시작했을 때 필자의 느낌은 "너무 이상해" 였다.

주인공 염미정(김지원 분)이 구 씨(손석구 분)에게 자신을 '추앙'하라고 하는 바로 그 말이.

이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인터넷에서 배우 김지원이 "나를 추앙해요"라는 대사를 날리는 밈(패러디 이미지)을 봤을 것이다.

평소에 잘 쓰지도 않는 '추앙'이라는 단어가 실제 드라마 대사에 쓰이니 왜 이렇게 낯설고 손발이 오그라드는지.

그런데, 염미정의 감정에 이입하며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왜 그녀가 그런 낯선 단어를 써가면서까지 간절하게 말했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그는 일에 치이고, 회사 동료들의 가식에 치이고, 끔찍하고 무능력한 상사에게 치이고, 기나긴 출퇴근 시간에 고통받는 평범한 가정의 소심한 막내딸이다.

그런 미정에게는 얼마든지 그럴듯한 척 할 수 있는 '사랑'보다, 자신에게 기꺼이 모든 것을 내어주고 자신을 떠받들어주는 일방적인 '추앙'이라는 행동이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또 밑바닥 인생을 살며 별별 꼴을 다 보며 살아왔던 구 씨에게는 유치한 사랑놀이보다 맹목적인 추앙을 바라는 그 확신 어린 태도가 더 와닿았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더불어 '추앙'이라는 단어, 계속 듣다 보니까 익숙해져서 이제는 대사에 등장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다.

◆ 두 번째 포인트, '해방' 시간이 됐습니다. 경기도민들은 고개를 들어주세요

지하철 속 세 남매와 지나가는 구 씨(사진=JTBC 홈페이지). ⓒOTT뉴스

이 드라마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있다.

바로, '경기도'에 거주하며 겪어왔던 수많은 설움을 대변이라도 하는 듯한 등장인물들의 찰진 대사 때문이다.

약속 장소는 당연하다는 듯 '서울' 어딘가.

전철과 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왕복 2시간' 내외. 하지만 가끔 2시간 반이 넘을 때도 있다.

어디에 사냐고 물어봐서 경기도 OO시 산다고 대답하면 "거기가 어디지...? OO 근처인가?" 등과 같이 돌아오는 물음들.

아마 대부분의 경기도민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상황들일 것이다.

드라마 속 염가네 세 남매 '염기정'(이엘 분), '염창희'(이민기 분), '염미정'의 상황도 같다.

이들도 극중 '경기도 산포시'에 거주하며, 출퇴근 시간은 왕복 서너 시간이다.

창희가 서울을 계란 노른자에, 경기도를 계란 노른자를 둘러싼 흰자에 비유했을 때 필자도 경기도민으로서 그 어떤 드라마 대사보다 무한한 공감이 솟아났다.

'나의 해방일지'는 하루의 1/6 시간을 대중교통에서 보내는 경기도민들을 취향 저격한, 더 나아가 그들을 대변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다.

◆ 세 번째 포인트, 염미정 야 너두...? 야 나두...!

돈 빌리고 잠적한 전 남자친구과 통화하는 미정(사진=JTBC 홈페이지). ⓒOTT뉴스

INFP끼리는 서로를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숫기 없고 조용한 염미정의 모습을 보며, 필자는 확신했다. 바로 그녀의 MBTI는 INFP라는 것을.

가장 돈 못 버는 유형이자, 일명 '찐따미' 넘치는 유형이라고 알려진 바로 그 INFP.

하지만 겉보기에는 조용하고 말이 없어도, 내면은 누구보다 사려 깊고 열정적이며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살아간다.

염미정은 그런 INFP만이 가지고 있는 단단한 내면을 잘 보여주는 캐릭터다.

평소에 조용한 사람이 한번 화가 나면 무섭다는 말이 있는데, 염미정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화내야 할 때를 적절히 알고, 상대할 가치조차 없는 상대방을 가차 없이 경멸하는 그녀의 단단함이 드라마의 매력을 한층 더 배가시켜준다.

[관련 기사]

● [리뷰] 행복은 가까이에, 해방은 어딘가에 '나의 해방일지'

● [리뷰] 닮은 듯 다른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나의 해방일지'

오랜만에 필자를 울고 웃게 했던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도 드디어 끝났다.

구 씨도, 미정도, 남은 염가네 식구들과 등장인물 모두 각자의 답답함에서 해방됐기를 바라며 리뷰를 마친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티빙, 시즌,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7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8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6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5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5

→ 평점: 6.2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